[녹색시선] 2018 세렌디피티 노멀

조세환 논설위원(한양대 도시대학원)
라펜트l조세환l기사입력2018-01-10
2018 세렌디피티 노멀



_조세환(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경관생태조경학과 교수
                                        (사)한국조경학회고문, (사)한국조경사회 고문
(사)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회장)




새해다. 2018년이 시작된다. 2017년의 되풀이가 아니다. 새로운 변화의 출발선 상에 섰다. 그저께서 오늘로, 오늘에서 내일로.., 시간을 직선으로 바라보는 개념, 그래서 또 한 번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장점이다. 산업화시대의 노멀 덕분이다. 불과 300여 년 전, 산업화, 근대화가 시작되면서 시간은 그 이전의 순환적 개념에서 직선적 개념으로 바뀌었다. 돌고 도는 우주론적, 관념적 순환의 시간이 아니라 시위 떠난 화살처럼 시간은 앞으로만 간다고 본다. 직선인 것은 시간뿐만이 아니다. 근대화의 패러다임은 공간 자체도 직선의 개념으로 바라본다. 도시 형태, 도로, 철도 등 오늘날 인간사회에서 볼 수 있는 직선적, 기하학적 형태의 인프라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 이상 다름 아니다. 시·공간을 직선으로 바라보는 개념, 그래서 인간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또 새로운 기대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자리매김 되어 왔다.  
 
그런데 세상이 변했다. 파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Whitehead)는 변화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과정의 철학을 제시한다. 오늘날의 시간은 단순히 직선의 시간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관념적 윤회사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 속의 사건들, 장소와 사건들, 인물들로 이어져온직선의 역사관은 이제 빅 히스토리(Big History)라는 새로운 네트워크 역사관으로 바뀌고 있다. 역사는 한 시점에서 다른 시점으로 이어져 오는 선형이 아니고 온 우주적 사건들의 유기체적 망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은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이 원인이 아니라 감자 기근의 사건을 넘어 아일랜드의 지각운동, 화산폭발, 화산재 등으로 인한 결과라는 관점으로 해석한다. 사람의 역사를 넘어 자연과 우주의 현상이 인류역사에 네트워크로 개입되어 있다는 새로운 개념으로 다가온다. 오늘날 이 아류의 새로운 변화의 관점은 비단 빅 히스토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빅 데이터, 인공지능, 만물인터넷,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바이오기술.., 이 모든 것이 이제 뉴 노멀로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실들이다. 그것도 유기체적, 전략적 네트워크 구조로 상호영향을 끼치면서...! 이들이 개별적으로 나아가는 방향은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의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어떤 서비스의 결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결정된 것이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새로운 것들의 공통분모인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노멀(Nomal)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우리들의 학문분야에서나 업역에서 이들에 결코 접근할 수 없다. 통제는 차치하고 기껏해야 메 달려 따라 갈까 말까 하거나 아니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 이상 다름 아니게 될 것이다. 조경분야의 위기와 기회에 관한 얘기다. 

세렌디피티는 ‘새로운’,‘신기함’, ‘낯섬’, 우연한 만남‘,’알 수 없는 매력‘ 등 여행에서 오는 다양한 감흥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의 언어다. 그러나 어디 멀리 떠나는 여행에서만 국한되는 언어일까? 시간을 내어 극장이나 음악회에 가는 것과 같은, 다른 장소에서 새롭고 낯선 경험하기, 타학문, 타업역 접하기 등 이 모든 것이 세렌디피티다. 낯선 환경에 노출되어야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또 그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위기의 순간에 독창적인 아아이디어를 도출시킨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낯선 것과의 조우를 통해 이성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매일 보는 익숙한 것에서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창조적 영감을 얻기 위해서 우린 세렌디피티의 노멀을 문화화 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낯선 것, 친숙하지 않은 것, 새로운 것을 터부시해서도 안 되고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그 반대다. 세렌디피티를 아군으로 받아들이는 적극적 뉴 노멀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가상현실, 무인자동차, 만물인터넷, 로봇..., 새로운 것, 낯선 것을 먼저 보는 사람이 성공한다. 낯선 환경에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넣고 새로운 세포로 자신을 갈아입는 자만이 파격적 변화와 세월의 권태를 이겨낼 수 있다. 동시대 조경가들의 세렌디피티 북, 『멋진 신세계』(임춘성 지음)를 읽는 것으로 2018년 새해를 출발해 보자. 그리고 사유해 보자. 조경의 세렌디피티를 창발해 보자.
_ 조세환  ·  한양대 도시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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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sh3@hanyna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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