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조경 시공의 미래 발전 방향

김호걸 논설위원(청주대 조경도시계획전공 교수)
라펜트l김호걸 교수l기사입력2022-02-28

조경 시공의 미래 발전 방향




_김호걸 청주대 조경도시계획전공 교수



과거와 현재, 학문과 분야를 막론하고, 미래를 위한 발전 방향은 항상 논의가 필요한 주제일 것이다. 필자는 조경 시공 분야를 교육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조경 시공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을 나누고 발전시켜 나갈 토론의 장이 부족하다고 느꼈기에, 라펜트 기고문을 통해 함께 논의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필자의 글은 2년간 12회에 걸쳐 작성될 예정이며, 본 기고를 통해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사회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조경 시공 분야는 다양한 도전 과제들을 마주하고 있다. 필자는 그중에서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화(smart化), 유지 관리 기술의 발전이라는 3가지 주제를 설정하고, 각 주제와 관련되는 소주제들로 기고문을 작성하면서 조경 시공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본 기고에서는 선정된 3가지 주제의 중요성과 조경 시공 분야와의 연관성, 그리고 도전 과제에 대해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개할 것이다. 각 주제와 그에 속하는 소주제에 대한 보다 상세한 논의는 다음 기고문에서 이어가고자 한다. 

첫 번째 주제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이제는 우리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름철의 폭염과 겨울철의 한파는 익숙하지만 늘 새롭고, 강력해지는 태풍과 장마는 우리를 매번 공포에 떨게 한다. 기후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중요 주제이다. 국제사회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제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사회로 전환을 선포하였다. 한국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선언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및 관리, 탄소흡수원의 확충과 보전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실천을 독려하는 UN의 그래픽 / 출처 : UN

국제사회는 탄소 중립 이행을 위한 수단으로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 NBS)의 활용·촉진을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조경 분야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자연환경의 보전과 복원, 신규 공원녹지의 조성, 추가 보호구역 지정 검토, 바다숲 조성과 같은 흡수원의 유지와 확보에 많은 기여가 가능하다. 특히 조경 시공 분야는 자연기반해법을 현실에 구현함으로써 신규 탄소흡수원을 확충하고 보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일선에서 조경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업체들의 노력만으로 기후변화 대응형 조경 시공 기술의 개발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산학연의 협력을 통해 정부부처의 주요 사업 및 연구개발기술과 연계된 기후변화 대응형 조경 시공 기술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자연기반해법의 개념도 / 출처 : IUCN

두 번째 주제는 스마트화이다. 건설산업과 높은 연관성을 갖는 조경 시공 분야에도 스마트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스마트 건설기술의 핵심이 되는 기술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설정하고, “건설산업 BIM 기본지침”을 2020년 발표했으며, 2025년 전면 BIM 설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경 분야에서도 LIM(Landscape Information Model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을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수행한다는 목표에는 쉽게 다가서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LIM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들 / 출처 : LAND

조경 시공 분야의 스마트화를 위해서는 조경 재료의 모듈화(module化)가 필수적이다. 모듈화를 통해 조경 재료의 품질 관리가 쉬워지고, 조경 시공 과정이 단순화되고 공정이 단축되며, 비용이 절감되고, 유지 및 보수가 원활해지는 등 많은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조경 재료의 모듈화를 통해서 BIM 혹은 LIM과의 연동이 가능한 스마트한 조경 설계 및 시공 기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환경부가 주도하는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생태복원 제품의 모듈화를 위한 연구가 수행되는 등 일부 모듈화를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더욱 다양한 제품에 대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세 번째 주제는 유지 관리 기술의 발전이다. 조경 수목과 시설물 등의 하자 비율은 시공 업체의 이윤 창출과 이용자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조경과 건축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복잡하고 입체적인 구조물이 조경 시공을 통해 구현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기존과는 다른 시공 난이도에 의해 하자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급격한 기상변화로 식생이 고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조경 영역의 확장 및 기상의 변화는 기존 조경 시설물 관리와는 다른 유지 관리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라이다를 이용한 측량 기술로 도시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조경과 관련해서는 공개공지와 조경 면적의 유지 관리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점차 보급되는 라이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단순 면적 관리가 아닌 시설물의 안전 관리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조경 시공 분야에도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기반의 하자 및 유지 관리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 최근 국토안전관리원에서는 라이다와 드론을 이용하여 교량의 안전을 진단하는 ICT 기반의 시설 관리기술이 제안되고 있다. 인력으로 관리가 어려운 입체적이고 대규모의 조경 시설물도 라이다, 드론, ICT 기반의 주기적인 시설물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훼손 여부와 안전성 검토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수목 관리에 있어서도 ICT 기술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태풍, 가뭄, 한파 등 급격한 기상변화 발생이 예상될 때에 관리 주체에게 수목의 고사 위험성을 경고하고, 피해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이상 필자가 조경 시공의 미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3가지 주제를 소개하고, 조경 시공 분야의 도전 과제에 관해 일부 사례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더 상세한 논의는 다음 기고문에서 이어나갈 예정이다. 처음 시작하는 논설이기에 독자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조경 분야의 과제이자, 조경 시공 분야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글을 써보려 한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 주신 라펜트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독자들의 소중한 의견과 관심을 기대해 본다. 
_ 김호걸 교수  ·  청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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