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3D설계 자동화의 필요성
이두열 논설위원(EM디자인 소장, 배재대학교 조경학과 겸임교수)라펜트l이두열 소장l기사입력2020-07-12
3D설계 자동화의 필요성
글_이두열 EM디자인 소장, 배재대 조경학과 겸임교수
1. 환경의 변화
자연은 현재의 환경을 변화시켜 미래로 이끌어 간다. 그 과정에서 변화는 인간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즐거움과 감동을 주며 동시에 실패와 도전을 통해 문제 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지금까지는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를 희망이라 부를 수 있었고 그 기대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일은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도구인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혜택뿐 아니라 예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기존 방식으로는 적응조차 힘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언제나 미덕이라 여겨졌던 함께보다 혼자인 시간이, 직접이 아닌 간접을 통한 만남이, 새로운 생명 탄생이 아닌 편안히 소멸되는 삶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2. 대처방안
혼돈의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변화에 대응하며 미래를 극복 가능한 희망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급속도로 늘어날 예정이고 융합과 정보통신 기술은 더 편리한 고효율 시대로 진입할 것이다. 이에 따라 여가시간과 함께 자기계발 기회도 늘어나며 자신에게 적합한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과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과 신기술의 빠른 도입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기초실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기초가 취약한 상태에서 신기술을 쌓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드론을 도입했다고 하면 ①처음에는 측량용 자동운행법과 촬영사진들을 활용해 3D모델링 제작을 배우게 된다. 위도와 경도를 BESSEL 및 GRS 좌표로 변환하기 위한 ②GPS기준점측량과 드론측량의 부족한 부분인 수준측량을 ③토탈스테이션 측량으로 보충하게 된다. 기사시험을 위해 글로 배웠던 전시와 후시, 후방교회법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3D로 응용해 보는 것이다. 이후 완성된 정사이미지를 입체지형에 ④DRAPE하는 기술을 습득하고서야 ⑤종·횡단 작성을 통한 입체현황모델을 ⑥3차원 설계로 디자인하는 과정이 시작된다. 여기서 드론 구입 과정은 전체를 본다면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된다.
① 드론촬영 및 3D모델제작 | ② GPS기준점측량 |
③ 수림대 토탈스테이션 측량 | ④ 정사사진과 현황중첩(산지전용허가) |
⑤ 단면도 작성 | ⑥ 3D모델링 설계 |
이렇듯 융합기술은 독립적으로 구성되기보다 서로 연결됨으로 인해 폭넓은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런 준비과정은 BIM, APP개발, VR, AR, IoT 등 대부분의 4차 산업기술에서 요구되며, 조금 늦더라도 학교에서부터 공학과 코딩의 기초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기초역량이 응용가능한 수준이 되어야하는 이유는 이후 전공과 융합하는 과정에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외롭고 힘든 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론으로 배웠던 것들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면 체험 없는 교육의 한계를 통감하게 된다.
기초역량을 준비해야하는 범위를 조경계획론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조경은 토지를 미적, 경제적으로 조성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예술이 종합된 실천과학이며 (중략) 그 범위는 공원은 물론 관광·레크레이션 공간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정의되어 있다.
조경은 실용적 융·복합 기술로 외부공간을 중심으로 이용자를 위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휴식과 학습 공간 제공을 넘어 게임 등 미래의 창조적 컨텐츠까지 담아낼 준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현실에 맞게 정의를 수정하던 정의에 맞게 변화하던 결정이 필요한 시기이며 장밋빛 전망을 믿고 인생을 결정한 많은 이들의 허탈감을 그들의 노력부족으로 돌리기에도 한계가 지난 시점인 것 같다.
3. 기초의 기술의 도입
다양한 전공기술을 융합한 방대한 학습을 위해서는 우수한 온라인 컨텐츠를 발굴해 도입하는 방법이 있으며 협업을 통한 학습방법이 효율적인 대안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부분의 대학 강좌들이 동영상으로 대체된 만큼 온라인 교육의 장점인 시간과 공간, 인원제한의 한계를 극복 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해 대학 간 학점교류의 문호를 열어 타 학교, 타과 수업이라도 신기술 도입에 적합한 수업이라면 과감한 교류가 필요하다. 이제는 학교뿐 아니라 커뮤니티를 활용해 학생들도 적극적 입장이 되어 수업을 평가하고 선택한다면 경쟁을 통한 실용적 교육환경으로 변화될 것이다.
4. 자동화의 당위성
설계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우수한 인력의 고용문제일 것이다. 1971년 한해 102만 명의 신생아 탄생을 정점으로 계속된 출산율 하락은 올해 20만 명시대로 접어들 것을 확실시 했다. 50년간 약 70% 이상의 신생아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반대로 글로벌 생명과학업체들은 가까운 미래에 수명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늘려 놓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현상들이 비록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 열악한 근무여건과 장래성을 이유로 구인난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설계자동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일부는 자동화로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의견도 있으나 당장은 조경분야의 업무특성상 야근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컴퓨터를 제어하는 입장으로 남아야한다. 컴퓨터가 수행 가능한 작업으로 인간이 경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창조는 인간의 몫으로 수행은 컴퓨터의 몫으로 남아있기를 바랄뿐이다.
5. 자동화 사례
자동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코딩언어의 선택일 것이다. 본인의 경우는 일반인도 사용하기 쉬운 Visual Lisp과 Visual Basic, C# 등을 사용하며 이외에도 파이썬, 자바 등 이용자 중심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속도가 조금 느린 단점 외에 큰 불편함 없이 전공과의 융합이 가능하다.
자동화의 적용가능성 판단을 위해 3D모델 자동화 과정을 보면 비용과 시간측면에서 인간의 노동을 투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도시모델 자동화는 코드로 적용된 난해한 수치지도의 레이어를 쉽게 정리하고 드론 등의 조사 자료와 방대한 면적의 도시공간의 지형과 건축물을 자동으로 입체화하여 이를 통한 토공 종·횡단과 효율적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계획모델 준비단계까지는 이미 도달해 있다.
코딩의 장점은 만들기는 힘들지만 일단 완성된다면 다양한 프로젝트에 적용가능하며 DXF방식을 통해 다른 프로그램과의 호환성과 확장성을 가지며 논리적 사고를 성장시켜 공간과 연계한 앱 개발과 IoT기술로도 발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6. 자동화의 원리
자동화를 위해서는 먼저 작업의 규칙성을 파악해야 한다. 한 예로 많은 경계석의 물량을 직선과 곡선으로 구분해 연장을 산출한 후 수량표기 과정과 집계를 반복해야 한다면, 이런 과정을 도식적으로 표기한 그림을 순서도라 부르며 프로그래밍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캐드는 외면적으로는 그림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모든 직선과 곡선을 문자형태의 데이터베이스로 구성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기능 중 하나는 이런 데이터베이스 저장자료를 조건에 맞도록 입출력 하고 제어하는 것이며 조건문과 반복문, 명령문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사실 프로그래밍도 삶의 규칙성에서 기호화된 것으로 우리는 항상 판단하고 반복하며 실행하게 된다. 즉, 배식도를 그리기 위해서 수종을 선택해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반복적으로 수목을 배치하게 된다. 지금 컴퓨터와 간단한 대화를 시도해본다면 우선 캐드화면에서 폴리라인을 그려보고 그 후 명령어 란에 아래와 같이 입력해 본다.
Commnad: (entget (entlast)) [enter키 실행]
그럼 컴퓨터는 아래와 같이 자신이 그린 폴리라인을 16진수 DXF코드로 저장된 행렬을 나타내준다. 이런 Matrix 저장방식은 Excel, Word, 포토샵, 내역SW등 모든 프로그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저장방식이며 이를 응용해 프로그램간의 자료호환을 가능하게 한다.
((-1 .) 객체의 이름 (0 . "LWPOLYLINE") 객체의 속성(8 . "경계석") 레이어 이름(38 . 0.0) Elevation 값(39 . 0.0) Thickness 값1점 정보 (10 236.06 277.30) (40 . 0.0) (41 . 0.0) (42 . 0.0) 라디안 0 직선2점 정보 (10 722.43 980.95) (40 . 0.0) (41 . 0.0) (42 . -0.641) 라디안 시작3점 정보 (10 945.98 888.52) (40 . 0.0) (41 . 0.0) (42 . -0.590) 라디안 끝
여기서 하단의 42번으로 시작하는 배열구조의 값을 통해 0.0이면 직선, 그 외는 곡선임을 파악할 수 있고 직선의 길이는 점들의 좌표 간의 차이를 피타고라스의 정의로 산출하며 곡선의 길이는 원의 시·종점 좌표와 Radian을 통해 구하게 된다.
나아가 3차원 입체곡선을 미분을 통해 3차원 점의 조합으로 모델을 형성하는 방법까지 깨닫게 된다. 3D설계를 위해 다양한 공식을 사용해 보면 수학에 대한 필요성을 의심했던 마음은 고마움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결국 수량산출 및 각종 Simulation을 위해 사실적 지형을 필요로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경에서 많이 사용하는 곡선을 3차원 저용량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과 각종 공학기술 들을 다시 코딩으로 풀어놓을 수 있는 다양한 기초실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여기서 CAD를 제어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인 LISP에 대하여 알아보자. 그 시작은 1960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인 존 매카시에 의해 탄생되었으며 C언어와 C++과 같이 어려운 언어가 아닌 Basic수준의 배우기 쉬운 보급형 언어에 속하는 실용언어라 할 수 있다. 물론 코딩이외에 CAD는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사용하는 각도가 아닌 Radian을 사용하므로 기하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도 필요하지만 4차 산업의 진입을 위해서라면 기초수학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며 자동화의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주입식 교육방식으로 인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요에 의해 스스로 이해한 것을 실용적으로 응용하는 과정은 전혀 다른 차원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런 과정을 모두가 소홀이 한다면 각자가 처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4차 산업이라는 편리함은 어느 순간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7. 3D모델 설계의 구분
모델의 종류에는 현황3D모델과 계획3D모델로 구분되며 계획모델은 다시 개략3D모델과 상세3D모델로 구분될 수 있다.
< 현황3D모델 >
자동화는 규칙적인 반복 작업에서 효율이 극대화됨으로 대규모 면적과 복잡한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3D모델의 활용시점은 계획 전 현황파악을 위해 소규모 공원에서 대규모 도시, 산림보호를 위한 산지, 하천, 입체구조물이 밀집된 도심구조 등 다양한 곳에서 드론조사 등을 통해 자동으로 입체화하고 현황을 3D로 쉽게 돌릴 수 있어야 한다. 토공량 산출시 현황모델과 계획모델의 형태의 차이로 물량을 산출하므로 현황모델도 생략할 수 없는 필수과정이 된다.
대규모 도시재생용 현황3D모델 | 중규모 도시재생 현황3D모델 |
InfraWorks를 활용한 Drape모델 | InfraWorks를 활용한 구조물모델 검토 |
< 개략3D 계획모델 >
3D모델링 작성 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는 초기계획 단계이다. 토공량, 비탈면노출 경관, 암반노출, 도로경사, 음영분석 등 다양한 분석 자료를 통해 비용대비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작성시간과 많은 비용이 발생된다면 초기단계에서 모델링을 작성하기는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이에 초기 계획고 Text와 계획안의 선형, 보존지역의 등고선을 활용해 계획 모형을 자동으로 작성하고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다양한 설계VE에 적용결과 개략3D모델은 공사비 절감과 인·허가, 법규적용 등 활용범위가 높으며 낮은 비용과 빠른 시간으로 제작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으로 판단된다.
계획고 Text를 통한 개략모델링 작성 | 개략모델을 통한 고도분석 |
개략모델을 통한 우수흐름분석 | 개략모델을 통한 절·성토 분석 |
< 상세3D 계획모델 >
개략3D모델이 지형형성과 도로경사 등 주로 공간배치와 이용의 편리성과 같은 외형적 특성을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됐다면, 상세계획3D모형은 포장의 색채, 수목배식, 시설물규모와 배치의 적정성 등 상세한 설계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 가능하다. 최종 보고영상과 조감도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3D를 최종 제출하는 형식에 있어 건축 비중이 높은 프로젝트의 경우는 IFC(Industry Foundation Classes) 형식에 맞는 BIM파일로 작성하는 방식이 타당하겠으나 공원, 레저 등의 옥외공간은 REVIT과 ARCHICAD 모두 사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 이유는 BIM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외부 지형형성 기능이 실무에 적용하기 어려운 기초적 수준이기 때문이다. Civil3D 등 별도의 외부 전문 공간형성 프로그램을 통해 작성된 지형을 REVIT 등에 삽입 시 토공량, 관로 등의 기능을 상실하게되므로 BIM의 장점인 수량산출 및 연동기능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스케치업, MAX, Infraworks등 정사사진을 지형에 입히는 DRAPE 기능조차 지원하지 않아 수림대 등을 보전하는 환경설계에도 적합하지 않다.
BIM이 지형과 수림 등의 환경기능을 지원하기 전까지는 과다한 비용과 용량을 가진 프로그램의 형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3D설계의 본연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나름의 기준설정과 기초능력을 준비하기에 좋은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즉, 3D의 목적은 기존 2D방식으로는 보기 어려운 내용과 결과를 조성 전·후의 이용자의 눈높이에서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이지, 형식에 얽매여 무거운 모델이 화면에 나타나길 하염없이 기다리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소공원 상세검토모델 | 학교환경 상세검토모델 |
수경시설 상세검토모델 | 하천조성 상세검토모델 |
8. 결언
은퇴가 가까워지면 수 십 년간 빛으로 추구해왔던 자격, 학위, 명예, 직장 등은 빛을 잃어가고 의학기술의 발달로 은퇴 후의 인생은 보호막도 없이 더욱 길게 남아있을 것이다. 어느 날 그간의 익숙한 작업들을 컴퓨터가 대신하는 날이 오면,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창의력을 실현할 능력이라는 걸 깨닫게 될 테다. 어쩌면 타인에 의해 유도된 삶, 보여주기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자신의 잠재력을 성장시키지 못 했던 시간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어선의 밝은 빛을 쫒아 경쟁하는 오징어 떼 속에서 스스로 빛을 등질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눈부심은 사라지고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찾아 삶을 보다 희망적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글·사진 _ 이두열 소장 · EM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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