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경과 IoT의 콜라보, 윤복모·이형철·이동석

″다양한 기술과의 접목으로 보다 확장될 시장에 대한 준비 필요″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5-10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 및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건설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설계와 시공, 시설물, 자재까지 4차 산업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조경계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있다. 이를 발굴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사)한국조경사회는 한국사물인터넷협회, 리드엑스포와 함께 ‘조경과 IoT의 만남’ 세미나를 개최한다.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 첫날인 5월 18일(목) 오후 1시부터 코엑스 3층 E홀에서 열리는 본 세미나에 많은 조경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펜트는 세미나를 주관하는 윤복모 (사)한국조경사회 부회장과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 이동석 식물생태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한국조경사회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 이동석 식물생태위원장, 윤복모 부회장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가운데 조경의 다양한 영역에서 신기술과의 접목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세미나를 준비하게 된 계기는?

조경은 경관을 조성하는 예술로서 인간이 이용하는 모든 옥외공간과 토지를 이용하여 기능적이고 경제적이며 시각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보존하는 생태적인 예술성을 띤 종합과학예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조경은 1970년대 초반 대규모 국토개발사업 및 고속도로 개발 등에 맞춰 조경업이라는 전문업이 출범했고, 조경학과가 신설되어 전문 인력이 배출되기 시작하며 발전해 왔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한 여파에 조경도 벗어날 수는 없다. 국내외 시장이 줄어든 상태이며, 불황속에 경영되고 있는 조경 업체들 또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새로운 시도야 말로 조경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런 기대에 부합하는 내용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경우 인공지능(AI), 빅 데이터(Big Data), 증강현실,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의 요소로 영향력, 발전 속도, 관련범위 등에서 현재까지의 3차 산업혁명과는 차별성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중 사물인터넷(IoT)의 경우, 현재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접목되어 실현되고 있으며,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헬스케어와 관련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산업현장에서의 시스템 도입 등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조경분야에서는 아직 사물인터넷에 대한 활용 및 기술 접목이 미비하거나 초기단계인 상태이다. 고유의 업종에서 전문적인 영역을 고도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연 확장의 노력이 없다면 시장의 확장성이 줄고 분야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조경업계는 회사 하나 없어지면 두세 개가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작금의 현실을 타개하고 스스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한번쯤은 해볼 필요가 있으며, 우리 분야가 잘 못하지만 외연을 확장시키고 사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가 있다면 외부의 도움도 필요하다 생각된다.

이미 조경 내 빅 데이터와 접목해 기초적인 부분에서 융합을 시작한 몇몇 업체들도 있고, 또한 업계 전반적으로도 미래지향적인 사업에 접근할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협회의 도움을 받아 제4차 산업혁명 기술 중 하나인 ‘조경과 IoT의 만남’을 주제로 준비했다. 다양한 기술을 조경과 접목해 시너지효과 및 매칭효과가 발휘되어 보다 확장될 시장에 대한 준비를 위한 목적이다.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여하는 업체들은 이미 제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을 시도한 업체들로서, 신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많은 업체들과의 네트워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만들어드리려고 한다.

발주처에서도 업계 내부의 시설물, 설계, 관리, 식재, 공사업체들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 기술적으로 접목되기에 조금 불안정하고 힘들더라도 시장을 선도하는 의미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제공해줬으면 한다.

이를 통해 조경계가 한 발자국 더 발전하기 위한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관심 있는 조경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조경과 IoT(사물인터넷)의 만남 세미나’ 주제가 매우 흥미롭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 중 IoT(사물인터넷)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조경과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만남은 분명 흥미로운 주제이다.

4차 산업혁명은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의 일이다. 지난 해, 스위스 최대 은행인 유니언뱅크(UBS)가 내놓은 4차 산업혁명 적응 준비 국가 순위를 살펴보면 스위스, 싱가포르, 네덜란드 순이며, 한국의 경우 24위로 조사된 바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 속도도 늦지만, 조경의 경우 무관심하거나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하지 못한다면 조경의 앞날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융합의 시기인 만큼 조경의 다양한 영역들 또한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 기술 중 사물인터넷(IoT)은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 및 환경을 말한다. 이는 조경과 직접적인 연관이 다소 높은 신기술 분야로, 조경 설계, 시공, 유지관리측면에서 적용이 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에서 말하는 ‘사람과 사물’은 조경의 ‘사람과 경관’의 관계로, 사물인터넷의 ‘사물과 사물’은 조경의 ‘경관요소와 경관요소’로 생각해볼 수 있다.

조경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 기업이 이미 존재한다. 조경시설물의 경우, 공공운동기구에 사물인터넷을 도입한 기업이 있으며, 유지관리 측면에서 센서를 이용한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앞으로 태양광 발전 및 스마트충전기능이 탑재된 조경시설물, 유지관리측면에서의 조경수 관리, 시설물 관리, 센서를 이용한 친수공간 조성 및 관리 등 활용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조경 설계상의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VR을 융합한 활용, 드론을 활용한 수목관리 등이 현실에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후 AR, VR, 인공지능, 3D프린팅, 나노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 세미나 개최 가능성은?

조경은 기존의 자연과의 교감, 사회·문화와의 교류 외에도 새로운 기술 및 환경과의 융합을 끊임없이 시도하여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시기이다. 조경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운영하길 바라며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 세미나를 개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진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개괄적인 내용으로 진행되지만 추후 기술세미나를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다루고 싶다.



윤복모 부회장


이형철 자재개발위원장, 이동석 식물생태위원장


제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앗아간다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인력의 감소가 불가피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먹거리가 줄어든다는 우려로 미뤄둔다면 5년, 10년 후 빠르게 달라진 시스템에 뒤늦게 편승하는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힘든 상황을 마주할 것이다. 당장의 출혈이 두려워 포기하지 말고 큰 틀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야 분야의 경쟁력이 견고해질 것이다.

특히 분야 내 영세한 업체가 많기에 서로 연대해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술자로서는 조경분야 내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것이며, 조경계 인력 풀도 많다. 융복합 기술개발에 있어서 산학 연구는 좋은 기회인데 몰라서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 인식의 차이도 있지만 재정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를 해야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올 수 있으니 몇 개 업체씩 힘을 모아서 도전해야 한다. 타 분야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조직력은 필요한 부분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기술연구는 기업의 몫이기에 기업이 문을 두드려야 한다. 가장 접근이 용이한 건 산학협력이며, 대학계에서는 업체를 기다리고 있다. 둘째는 국내 연구기관과 컨설팅 업체들과의 협력이다.

시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열린 글로벌 시장이다. 따라서 국내 선진기술을 넘어 전 세계에 있는 자료를 다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들인 학교(산학협력단)나 연구소(연구기관), 윕스, 변리사, 전문기관 등에 연구용역을 줄 수 있다. 각자 시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크로스체크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자료가 수집되어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

개발 이후 인증을 받는 부처도 각각 다를 것이다. 미주강화의 경우, 십 수 년 전부터 대한민국에 없는 인조암의 기준을 만들고 조달에 우수제품 등록시켰으며 거기에 맞춰서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니 컨설팅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시설물·자재업계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전문업체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낸 좋은 제품을 비전문업체에서 저가로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이 경우, 제품 질이 너무 떨어져 조경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으며 나아가 분야 자체가 죽어버릴 수도 있는 심각한 일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전문업체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중소기업육성 보호 차원에서 강력하게 분리발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리발주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노력하며 연구하는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고, 나아가 전체적으로 조경 산업을 키우는 일인 것이다.

요즘 같은 경우는 경쟁업체들이 많아지다 보니 저가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업체 전체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도급사가 하도급 업체에 제대로 정산을 해주지 않는 사례들도 많고, 경쟁을 해서 당선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민원, 투서 등과 같은 갈등상황으로 인해 일 자체가 없어지는 일들도 종종 있다. 불법 하도급 문제로 큰 타격을 입는 자재업체도 많다. 그나마 조달로 계약을 하는 시설물 업체들의 경우, 자금 회수면에서는 편의를 보고 있지만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문제들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나 섣불리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주제이다. 따라서 기회가 되는 대로 발표든 세미나든 장을 마련해서 수면 위로 공론화시키고 함께 논의하고자 한다. 이 또한 어떤 측면에서는 업체들의 신제품 개발의욕을 고취시키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의 일환이다.


미래 시설물·자재업계를 전망한다면?

비단 우리분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건설업이 어렵다. 차세대의 먹거리는 ‘유지관리’에 있다. 미국에서도 새롭게 신설되는 공사에 비해 유지관리 예산을 더 많이 잡고 100년 대계를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시장도 현재 시설되어 있는 것을 어떻게 잘 유지관리 하느냐가 관건이며 유지관리에 대한 연구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시장이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독자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코트라나 대기업 등에서 중소기업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거나 유관업체들이 함께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든다면 중소기업들에게도 자신감과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생기고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조경인들에게 한 마디.

현재 어려운 시기에 대한 좌절보다는 또 다른 기회라는 생각으로 힘을 냈으면 한다. 부정적인 마인드보다는 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꾸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사고를 바꾸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한, ‘조경과 IoT의 만남’ 세미나를 통해 조경인 및 관련 기업들의 사물인터넷 기술 접목 및 여러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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