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가로서의 삶, 그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면

2021 영남지역 연합 졸업작품전 명사특강 ‘조경_지금’ ③백종현 HEA 대표 강연
라펜트l김효주 녹색기자l기사입력2021-10-21

백종현 HEA 대표가 2021 영남지역 연합 졸업작품전에서 ‘조경으로 하는 모든 상상’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조경가, 연구자, 교육자. 여러분이 이 세 가지 방향의 삶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한 가지를 빨리 결정을 하는 것도 방법이나 이 세 가지가 여러분 안에서 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제 경험으로 공유하고 싶다”

2021 영남지역 연합 졸업작품전을 맞아 ‘조경_지금’ 명사특강이 지난 7일(목)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특강은 이호영 HLD 대표와 백종현 HEA 대표가 ‘메타버스 조경 : 조경으로 하는 모든 상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백종현 대표는 조경가(실무자), 연구자, 교육자 세 가지 측면에서 조경가의 삶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조경가(실무자)로서 다룰 수 있는 프로젝트의 카테고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정원’에 대해서는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자유로운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직접 꽃을 심는 행위에서 오는 짜릿함, 치유 등을 경험하는 순간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조경가의 새로운 생각들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반면 메모리얼 파크, 컨벤션 센터, 기차역 등의 설계를 할 때는 정원과 달리 건축, 토목, 전기, 환경 등 다양한 분야가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이기에 이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서로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영역도 있기 때문이다. 조경설계가는 건축의 디자인 방향성과 메시지를 분석하고 외부공간에서 그 방향성에 동참할 것인가, 다른 방향성을 찾아 전체 프로젝트의 균형을 이룰 것인가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리조트나 호텔, 골프장 같은 휴양·레저시설을 설계할 때는 휴식, 힐링, 리프레시 등을 기대하며 이 공간을 이용할 사람들의 요구사항들을,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거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어떻게 하면 입주민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이 삶을 영위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공원’의 경우는 “조경가가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해당 공원이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오래도록 이용되며, 지속 가능한 공원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경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공원을 둘러싼 모든 이해 조건들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이 공원에서 이것 하나만큼은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파악하고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버려진 농경지에 들어선 ‘망포글빛누리 공원’은 버려진 공간이기에 생긴 초지에 가치를 두었고, 공원의 중심부를 과감하게 초지경관으로 조성했다. 공원의 중심부에서는 원생의 자연을 즐길 수 있고, 공원 주변으로 들어설 아파트 숲 사이에서 열린 하늘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정수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던 ‘조치원 문화정원’은 기존 시설 중 무엇을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엄청난 고민이 수반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10~20년 뒤의 청사진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마스터플랜’의 영역과 설계한 안이 현실에서 작동 가능한 것인지, 우리의 생각이 가치가 있는 것이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들을 수 있는 ‘공모전’, 실제 시공을 할 수 있는 ‘시공분야’ 등에 대해 설명했다.

두 번째로, 연구자의 영역에서는 “Dream big dreams, Do small things. 큰 꿈을 꾸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작은 일부터 하는 것”이라고 조언하며 그 예시로 다목적 조경모듈 셀라(CELLA), 셀로(CELLO)를 만든 경험을 소개했다.

이중 셀라는 그린 월, 그린 룸 시스템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로, 식물을 활용해 인공지반에 녹화를 하기 위해 식물 모니터링, 식물 패턴 연구, 모듈화 과정 등을 수없이 거치며 결과물을 도출했던 프로젝트였다. 백 대표는 모니터링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치며 처음의 예상했던 형태와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 것을 보고 ‘연구의 힘’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셀라를 상품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펀딩 캠페인, 레지던트 디자인을 실시했고, 주얼리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실제 주얼리를 만들기도 했다. 추후 아트피스로 조성해보고자 하는 계획도 있다.

백 대표는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인간의 능력이 무한하지 않기에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협업을 하면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여러분들의 삶 그리고 특히 조경이라는 영역은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자연의 가치’를 담론적이고 감정에 호소하는 형태로 이야기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설계했던 공원이나 임대 아파트 공유공간, 유명한 대형공원들에 대해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백 대표의 최근 관심분야는 ‘스마트시티’이다.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외부공간도 점점 스마트화 될 것이기에, 스마트시티에서 조경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연구도 필요한 것이다.

백 대표에 따르면 스마트시티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로 모든 공간을 연결하는 ‘망’이다. 그러나 통신망과 달리 조경에서 필요로 하는 망의 종류는 아직 국제적 표준이 없다. 둘째는 ‘센서링’이다. 중국에서는 CCTV에 찍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분석, 딥 러닝을 통해 범죄자를 잡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조경에서는 센서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면 어떠한 공간에 들어서면 이용자가 즐겨듣던 음악이 흘러나오고, 어둡던 공간에 불이 켜지면서 공간 자체가 이용자를 반기는 경험을 하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백 대표는 “조경가가 이러한 감각과 감성을 가지고 있다면 스마트시티의 외부공간에 있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조경에서 ‘스마트’라고 하면 스마트 벤치처럼 단편적인 아이템을 떠올리지만, 이 ‘스마트한 기술’ 우리 삶에 어떠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내용부터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세 번째로, 교육자의 영역에서는 “제가 추구하는 가치, 생각의 방향성들을 공유하는 것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 여러분의 질문이 저에게 하나의 영감이 될 수 있고, 서로 소통하는 자리가 여러분 또는 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순간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백 대표가 강연, 팟캐스트 등을 통해 소통해오며 깨달았던 것은 “현재의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온전히 ‘나’로부터 온 것이 아닌 주변과의 소통과 자극으로부터의 영향이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아울러 “조경 안에서 우리는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백 대표는 조경설계자로서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조경설계자는 ‘design thinking이 가능한가’, 그리고 ‘그것을 시각화하고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설계가로서의 팁도 전했다. 우선 창조를 위한 스스로의 템포와 습관을 알아차려야 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커피를 한 잔 마셔야 정신이 맑아진다든가 하는 것이다.

또한 좋은 공간, 디자인, 자연 등을 경험하고 섬세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좋다’는 감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좋은지를 알아야 하고, 그것은 디자인 관련 기사를 한두 개 읽는 습관에서 시작할 수 있으며, 많이 읽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이 만들어보는 것이다. 도전해보고 깨져보기도 하는 경험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 툴을 익힐수록 좋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발전시키고, 팀원의 장점을 살리는 일 등 모든 것의 기저에 깔려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조경의 사이클 중 내가 관심 있는 부분이 있는가?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상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매 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충실하게 임하다보면 어느새 진짜 상상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사진 _ 김효주 녹색기자  ·  계명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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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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