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메미술관, ‘Calling Nature Lovers’ 전시

“우리는 여전히, 그리고 전에 없던 방식으로 자연과 연결되고자 한다”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3-05-19

베리띵즈, 세상에 없던 식물원, 2023,6채널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매트리스에 스프레이, 식물, 가변설치 / 블루메미술관 제공

파주 헤이리예술마을에 위치한 블루메미술관이 개관 10주년 연구년을 가진 후 새로운 미션을 제시하는 전시로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그룹 베리띵즈와 함께 현대도시인들이 자연과 관계 맺는 다양한 방식들을 조명한다.

영상설치, 회화, 조각, 사진, 사운드, 북큐레이션 작품 9점과 더불어 전시장과 자연공간을 오가는 동선안에서 5월부터 11월까지 사계절 동안 자연애호가들과 함께 자연을 만나는 다양한 방식을 경험해볼 수 있는 전시다.

정원이 자연을 향한 하나의 창이 될 수 있음을 말해온 블루메미술관이 지평을 넓혀 동시대 사람과 자연의 모습을 살피며 읽어낸 것은 우리는 여전히, 그리고 전에 없던 방식으로 자연과 연결되고자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환경운동가나 전문 조경인, 자연을 연구하는 탐험가가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일상의 단위에서 자연을 즐기는 형태가 삶의 방식에 펼쳐지고 있다. 자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자연이 잘 꾸려진 공간을 찾아가 시간을 보내고, 인테리어를 완성할 식물을 선택하고, 과일을 고를 때 예쁜 빛깔에 감탄하며, 어제와 다른 오늘의 하늘 모습을 소장하듯 우리는 이미 자연을 나름의 방식들로 즐기며 그것에 대한 호기심에 흥미를 느낀다. 이런 우리들 만의 ‘가까운 자연’을 즐기는 모습은 독특한 인식과 경험을 대변하며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내고 있다.

‘Calling Nature Lovers’ 전시는 이처럼 오늘날 자연과 작은 접점을 만들며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을 모아보고자 한다.

사각 프레임에 이미지의 형태로 자연을 수집, 소유, 활용, 소통하는 손안의 카메라 속 자연들을 모두 모아보면 ‘세상에 없던 식물원’을 만들 수 있음을 베리띵즈는 영상설치작품을 통해 보여주며, 노키아 에스에스디의 사운드 디자인 오브제는 자연 안에서 풍경을 눈으로 보기보다 귀로 듣는, 진동과 파동으로 자연과의 만남을 즐기는 이들의 삶의 한 장면을 담아낸다.

식물을 보면 그 이름을 먼저 묻는 이들이 디지털 공간에 자연을 관찰, 기록하고 실시간으로 자연에 대한 호기심에 서로 답하는 ‘모야모’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또 다른 동시대 자연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책 속에서 자연을 더 깊고 진하게 만나는 이들도 있다. 과학서적에서, 에세이에서, 감각적인 잡지에서 우리는 언어를 통해 또 다른 자연 속을 산책하고 이해하며 공감한다. ‘자연애호가들의 서재’라고 불리는 이 공간에는 자연을 홀로 바라보기에 좋은, 작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방과 같은 알로소의 소파 사티 ’SATI’가 함께 한다. 미술관의 자연공간에서는 음악이 흐른다. 미니멀에서 엠비언트 음악까지 일상 소리풍경의 하나로 존재하는 배경 같은 음악들이다. 풍경에 음악이 겹쳐지며 자연은 서로 다른 마음의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운드 디자이너가 연출한 이 공간은 BGM을 통해 자연이 수 만가지 모습으로 각자의 일상에 끊임없이 환기되고 있음을 말한다.

블루메미술관의 또 다른 10년의 비전을 담는 이 전시는 늘 보고 듣고 생활하는 하루하루의 장에 크고 작은 점들로 존재하는 자연과의 관계를 말한다. 기후위기로 자연은 다시 거대한 문제의 대상으로 우리를 압도하고 있다. 자연이 거시세계로 넘어가려 할 때 매일의 삶과 이분화될 수 없는 자연과의 존재 방식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전시는 거대한 자연과 연결되기 위한 기초과정과도 같은, 자연을 향한 영감과 감수성의 시작점을 소통하고자 한다.

전시연계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전시 동선 안에 160년 된 굴참나무와 홀로 대면할 수 있는 트리가든 공간에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사운드 스케이프 체험 프로그램 ‘Green Sound Bath’ ▲전시를 해석한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시리즈 첫 번째 ‘Little Nature Lovers-작은 눈동자로 바라본 무한한 자연’이 마련돼 있다.


nokia_ssd, Mobile Tre 모빌레 트레, 2023, wood, poly fabric, flywood, felt, 가변설치 블루메미술관 제공


모야모,Broadcasting Nature, 2023, 사진, 가변설치 블루메미술관 제공


자연애호가들의 서재 블루메미술관 제공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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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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