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새 정부, 그리고 일자리 창출로서의 생태복원

조동길 논설위원(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라펜트l조동길 대표이사l기사입력2017-05-31
새 정부, 그리고 일자리 창출로서의 생태복원



글_조동길 대표(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2017년 5월 10일. 새로운 대한민국이 시작되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안다. 지난 해 탄핵 정국을 거쳐서 이른 바 장미대선의 결과로서 새로운 정부가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부터 파격적이었고, 취임 이후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 정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던 일자리 창출은 대통령의 첫 번째 업무 지시로도 언론에 소개되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설치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태복원이 일자리 창출, 나아가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몇 가지 생각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에서 우리 분야와 관련된 것들은 라펜트 뉴스를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주목하는 3가지 공약은 자연자원 총량관리제 도입, 산림을 활용한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 그리고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이다. 

자연자원 총량관리제도는 녹지총량제의 연장선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관련 연구가 곧 시작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연구 결과를 주목해 볼만 하다. 자연자원의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훼손되는 자연만큼 새롭게 만들어 주고, 훼손된 곳은 복원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생태복원 분야에서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개발 사업자에게는 달갑지만은 않은 제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생태복원 분야에서는 새로운 부흥의 계기가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습지총량제도를 도입하면서 습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많아졌고, 생태복원 분야의 경제적, 기술적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지금도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습지의 상당 부분은 이 제도에 의한 것들이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산림 분야를 언급하였지만, 자연환경 전반에 걸친 생태복원 분야에서도 중요한 사안이다. 필자가 여러 글을 통해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생태복원이 활성화된 계기는 세계적인 대공황과 관련되어 있다. 당시 고용되지 못한 사람들로 하여금 미국의 프레리(대초원)를 복원하게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대형 기계가 없었기 때문에 드넓은 프레리를 복원하면서 수많은 인력들을 고용해야 했었다. 


그림. Aldo Leopold가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동료 교수들과 프레리를 복원하는 모습(1930년대 초)
*사진출처 : Susan M. Galatowitsch, 2012, Ecolgical Restoration.

현대에 와서 생태복원 사업은 대형 기계에 의한 것들도 많지만, 아직까지도 식재를 하거나 세밀한 복원 기법을 적용하는 데에는 사람을 대체할 만한 것이 없다. 또한, 생태복원 사업 전체가 많아진다는 것은 해당 분야 전문가와 전공자에게도 그만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다. 더불어서 새로운 산업으로서 인정받고 업역이 형성된다면 더 큰 일자리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여 생태복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들을 도출해 보고, 고용 창출 및 산업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산림 이외에 하천이나 도시의 자투리땅 등을 포함한 자연환경 전반에 걸친 복원 사업과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도시재생사업도 생태복원을 포함한 범조경 분야에서는 기대해 볼만 하다. 낙후된 구도심 등을 포함하여 도시에 활력을 넣기 위한 방법들이 도시공학적이거나 토목적, 건축적 요소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경이나 정원 등 다양한 자연환경이 풍부해 지는 것이 도시의 활성화 측면에서도 훨씬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 번째 공약은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이다. 공약에서 언급된 것처럼 우선 4대강에 만들어진 대형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는 것을 시작으로, 4대강 수변지역에 만들었던 공간들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서 재자연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복원을 하겠다는 의미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도 언론에서 가끔씩 4대강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면서 수질 문제 이외에도 자연환경의 훼손 부분을 언급해 왔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4대강 사업 지역은 재자연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서울시에서 한강을 재자연화하는 사업을 수년 전부터 해 오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할 수도 있다.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은 한강의 재자연화 사업보다 훨씬 더 넓은 권역들을 다루어야 하는 사업이다. 결과론적으로 생태복원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좋은 계기임에 틀림없다.

기우일지 모르겠지만, 이 생태복원을 또 토목에서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 하천을 담당하는 주된 분야가 토목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 세 가지의 공약들만 보더라도 새 정부에서 생태복원이 담당해야 할 일들은 많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생태복원과 관련된 공약들을 새 정부의 핵심 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더불어서 한발 더 나가자면, 새로운 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생태복원 그리고 범조경적인 분야에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분야에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기울어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되어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딱히 필자에게 까지 관련된 내용들이 들려오는 것은 거의 없다. 과거 어느 대선 후보를 지지했었던 간에 이제는 새 정부의 출범에 맞추어서 관련 공약들을 챙겨보고, 그 이행 방안을 우리 분야의 발전 방향과 맞물려 고려해야 할 때이다. 
범조경 분야의 단체장들이 모인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회가 지난 3월에 출범했다지만 아직까지 홈페이지도 구축되지 않았고, 어떠한 일들을 하고 있는지 관련 뉴스를 접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새 정부와 함께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정책적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절호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몇몇 학회나 단체가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어쨌거나 우리 환경과 조경 분야의 발전을 위해 새롭게 결성된 단체임에는 분명한데,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5월 10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띄우면서 건설 정책 5대 과제를 건의하였다. 대통령 당선자가 발표된 날이다. 우리의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회는 아직 힘이 없는 것일까? 재정이 부족한 것일까? 체계화가 안 된 것일까? 아니면 환경조경단체가 대한건설협회의 한 구성원으로 보고서 대한건설협회의 메시지로 갈음하는 것일까? 모두 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러할 것이다. 필자도 모르게 물밑 작업들이 한창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조경계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인지를 빨리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분야와 관련하여 제시한 공약들을 충실히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혹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확대하여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기이다.

모든 일에 때가 있는 법이라는데, 그 때를 또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될 뿐이다. 아직까지도 조경과 산림, 생태복원 등의 업역을 두고서 논쟁만을 하고 있지는 않은 지도 새삼스레 우려된다. 

어떠한 경우가 되었던 새 정부가 들어서고, 5년간의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위원회까지 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태복원을 포함하여 우리 분야가 새로운 산업 분야로서, 독립적인 분야로서, 일자리 창출의 핵심 분야로서 기능했으면 좋겠다.
_ 조동길 대표이사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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