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생태문화] 사막에 샘이 넘치는 와카치나 오아시스

남미생태문화 탐방,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16
라펜트l박미옥 교수l기사입력2017-03-12
Human Nature & Culture 남미생태문화 탐방기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16

사막에 샘이 넘치는 와카치나 오아시스



글·사진_박미옥 오피니언리더

나사렛대학교 교수



페루에는 안데스산맥 서쪽 태평양연안의 저지대와 사막, 산맥 고원지대, 아마존 밀림 등 다양한 지형과 경관, 기후, 생물상이 어우러져 가히 자연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아메리카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와카치나 오아시스와 이카 사구

지난 글에서 소개한 작은 갈라파고스 바예스타와 파라카스는 페루해안의 특별함이 있다면, 바로 그 앞, 해안을 벗어나 안데스를 등에 업고 파라카스를 품고 있는 이카 사막과 와카치나 오아시스에서의 체험은 순간순간 변하는 페루의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수도 리마를 떠난 일행들이 남미를 남북으로 종주하는 도로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끊임없이 달리는 동안 차창 밖 풍경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른쪽으로는 남태평양의 넓은 가슴이 훔볼트해류를 타고 거대한 흐름으로 지나고, 왼쪽으로는 멀리 안데스를 배경으로 사막과 사구가 반복된다.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사람들이 사는 흔적들이 중간중간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정도.

사막 속 신도시와 구아노이민자들의 애환이 담긴 친차지구를 지나 반나절 만에 도착한 곳은 페루 남부 이카주의 주도인 이카. 지난 글에서 소개한 바닷가의 파라카스와 물개섬이라 불리는 바예스타가 바다를 품은 생태보전지역이라고 한다면, 이번에 소개할 이카사막과 와카치나오아시스는 자연을 몸소 체험하고 그 속에 감춰진 문화적 지혜를 경험하는 재미있는 곳이다.


이카 (ICA)


태평양연안을 따라 사막이 연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 이카 위치

리마 남쪽으로 약 300㎞ 지점에 위치한다. 안데스 산맥 기슭의 낮은 구릉을 동쪽 경계로 하는 광활한 저지대와 고원지대를 아우른다. 스페인 식민지시대에 페루 부왕의 명령으로 1563년에 설립된 도시였던 콘테데니에바가 1569년 발생한 지진으로 대부분이 파괴된 뒤 지금의 이카로 옮기면서 도시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이카는 오랫동안 목화와 포도를 재배 가공 산업이 발달하였다.

인근에 아르마스광장과 라메르세 대성당, 고고학 박물관이 위치한다. 특히 고고학 박물관에서는 잉카문명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고대 나스카문명(BC 200경~AD 600)의 유물인 암석조각과 항아리, 미라 등이 고대 파라카스, 나스카, 와리문명의 두개골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두개골에는 뇌수술이 시술된 흔적을 남기고 있어 고대의 외과수술 특히 뇌수술 수준을 짐작케 한다. 




이카의 흔적들


해안사구 버키투어 (Buggy tour)와 샌드보딩 (Sand boarding)

와키치나 사막의 버키투와 샌드보딩


햇빛으로 빛나는 이카사막 / 버기투어 시작
 
여행을 즐기다보니 사막과 사구를 가끔은 거치게 된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몽골 내륙의 고비사막은 온대사막의 사례로서 해마다 황사의 원인이 되고 있고, 호주의 해안사구 샌드보딩, 유럽 대서양연안을 따라 발달되고 있는 스페인 도냐나국립공원 내 사구, 프랑스 보르도 연안의 해안사구, 미국 서부의 모하비 사막과 아프리카 북부의 광활한 대규모 사막들도 멋지지만 이곳 페루 이카사구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카사구의 첫 번째 경험은 버기투어. 남미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이어지는 태평양연안의 광활한 모래사막의 중심 이카사구. 그리고 모래를 질주하는 버기투어와 샌드보딩 체험은 독특한 경험을 준다.

버기투어는 뼈대만 남아 마치 벌레처럼 생긴, 버기, 짚차를 타고 사구의 굴곡을 느끼며 롤러코스터처럼 스피드를 즐긴다. 미세한 모래언덕을 오르내리며 모랫바람을 헤치고 다니며 소리지르다보면 어느덧 사막과 하나가 된다. 머리를 온통 감싼 복면으로 감춘 얼굴과 새까만 선글래스가 묘하게 어울린다. 


이카사구와 와카치나오아시스에 숨어있는 이야기


사막의 여왕


사막을 달리는 버기차에서 찍은 사막 전경에서 스피드를 느낀다


와카치나 오아시스 (Huacachina Oasis)
아메리카의 오아시스, 와카치나 오아시스 전경


지폐 속의 와카치나


인어가 된 잉카공주 전설

아메리카 오아시스(Oasis of America)라고 불린다. 그만큼 오아시스의 본질에 가깝고 남북미를 통틀어 오아시시를 대표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리라. 언젠가 미국 서부 모하비사막을 지나는 길에 데스밸리(death valley)가 시작되는 곳에 숨어있는 ash meadow 오아시스에 잠깐 들러본 적이 있다. 끝도 없이 계속되는 사막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언뜻 지나치기 십상인 곳에 자리잡고 있다. 따뜻한 물과 희귀동식물 서식처로서 가치가 높아 미국의 첫 번째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ash meadow가 희귀 야생동물 서식처로서 생태적 가치가 높다면 와카치나 오아시스는 작은 마을이 발달되어 사람들이 거주하는 생명수로서의 가치가 높다. 그래서인지 osasis of America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와카’는 울다는 뜻이고 ‘치나’는 어린 여자라는 의미라고 한다. 즉, 와카치나는 울고 있는 어린여자라는 뜻이다. 이렇게 불리게 된 데는 슬픈 전설이 얽혀 있다. 먼 옛날, 잉카의 어린 공주가 사냥꾼에 쫓기다가 와카치나에 이르러서는 인어가 되었다. 공주가 흘린 눈물은 오아시스가 되었다.


인어의 전설은 계속된다...

와카치나의 삶
글·사진 _ 박미옥 교수  ·  나사렛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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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flower@kor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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