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생태문화] 세상의 배꼽 쿠스코(Cusco)

남미생태문화 탐방,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22
라펜트l박미옥 교수l기사입력2017-04-28
Human Nature & Culture 남미생태문화 탐방기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22

세상의 배꼽 쿠스코(Cusco)




글·사진_박미옥 오피니언리더

나사렛대학교 교수




해발 4천m, 고산증과 힘겨운 싸움 끝에 하늘아래 첫 동네 푸노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 티티카카호의 짙푸른 하늘과 물, 잉카의 후예들이 그들만의 전통과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우로스와 타킬레 등을 둘러본 일행은 잉카의 수도이며 세상의 배꼽이라 불리는 쿠스코를 향했다. 다행히도 쿠스코는 해발 3천m내외의 저지대였다.
   
세상의 배꼽 쿠스코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서 잉카의 후예들...

쿠스코는 케추아어로 ‘배꼽’을 의미하며 세계에서 가장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문화 중 하나인 중앙 안데스 일대를 지배한 잉카의 중심부이다. 1200년대부터 1532년까지 타완팅수우유(Tawantinsuyu, 잉카의 정식 명칭) 제국의 수도로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잉카의 전설에 의하면 쿠스코는 사파 잉카의  차크티크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하며, 고고학적 증거에 의하면 파차크티크 지배 이전부터 마을이 형성되어 점차 유기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1533년 11월 15일 스페인인이 처음 도달, 전쟁 끝에 정복되었다. 1534년 피사로가 도시를 공식적으로 발견했을 때, 번영의 절정기를 맞이하였던 당시의 쿠스코는 정연한 시가지, 아름다운 건물, 거대한 신전 등 정복자를 압도하는 화려한 문화를 지녀 오히려 정복자를 놀라게 했다. 그들은 ‘매우 고상하고 위대한 도시 쿠스코’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리마의 동남쪽 580㎞, 해발고도 3,399m의 안데스 산중의 분지에 위치하며, 주민의 대부분은 잉카의 자손인 인디오인데 지금은 안데스 산악지대의 중심지이며 잉카 제국의 유적이 집중되어 있다.

안데스의 상징 퓨마를 닮은 쿠스코. 왼쪽 머리는 샥사이와만 유적지, 심장부가 아르마스광장, 
꼬리가 시작되는 부분이 태양신전 코리칸차.(출처 : Yongyi Chen / City of Cusco)

The first image of Cuzco in   Europe. Pedro Cieza de León. Crónica del Perú, 1553.
(출처 : Susan Heep / Ancient Americas_Moche, Inca, and Columbian Exchange)


쿠스코 중심가 아르마스광장 주변 / 쿠스코 위치

스페인 식민시절 잉카의 사원, 궁전, 그리고 수많은 건축물이 파괴되었고 남은 벽체와 돌들은 교회, 수도원, 성당, 대학, 주교구 등 유럽식 신도시 건설의 기초로 사용되었다. 잉카 전통 건축 방식에 스페인의 영향이 융합되었으며 잉카의 토착사원은 가톨릭교회, 궁전, 주택으로 개조하였다. 잉카 이전의 킬케문명에 타완팅스유(Tawantinsuyu), 즉 잉카양식을 가미하여 건물을 세웠고, 스페인인들은 잉카에 의해 세워진 거대한 바위 위에 또다시 건축물을 세웠다. 킬케문명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쿠스코에는 잉카시대의 삭사이와만 유적과 켄코 유적 등 많은 유적이 흩어져 분포하는데 이들은 바위와 바위 사이에 면도날 하나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고 정교하다. 


쿠스코 거리풍경


쿠스코 전경. 해발 3000m 내외의 저지대

세계유산 쿠스코. 쿠스코여 영원하라...


아르마스광장 (Plaza de Armas)
아르마스광장은 스페인 문화권의 중앙광장으로서 원래는 군사용 광장이나 그 기능이 다양하여 정치 군사 문화 경제의 중심지이다. 쿠스코의 아르마스광장은 잉카제국 시대에 태양신을 위한 축제 장소였던 곳으로서, 아우까이빠따로 불리던 잉카의 중심지였다.

광장의 신성한 흙은 잉카가 정복한 도시로서는 드물게 300㎞이상이나 떨어진 해안의 모래를 이곳에 옮겨 깔았다고 하며, 대성당, 교회, 동상, 레스토랑, 여행사, 선물상점 등 다양한 삶이 모여 있는 관광 거점이다. 광장 한복판의 황금빛 동상은 잉카의 마지막 황제 투팍 아마루의 동상으로 알려진다.


아르마스 광장 전경. 왼쪽이 대성당, 가운데 라콤파니아 데 헤수스 교회. 대성당 왼쪽으로 Sagrada Familia


Sagrada Familia


투팍아마루 동상과 아르마스광장 이모저모


쿠스코 대성당

쿠스코대성당은 잉카시대 비라코차 신전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바로크양식의 건축물이다. 비라코차 신전은 1559년 착공하여 한차례 큰 지진을 거치고 100년 이상의 공사를 통해 1669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성당 지붕에는 1659년에 남미에서 가장 큰 종으로 알려진 종이 설치되어 있다. 성당내부에는 섬세한 은세공과 마르꼬스의 걸작인 최후의 만찬, 갈색피부의 그리스도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성당 좌우로 2개의 교회가 위치한다. 왼쪽에는 1733년 지어진 Sagrada Familia, 오른쪽에는 1536년 쿠스코 최초의 Iglesia de El Triunfo이다.

쿠스코 대성당 건너편에는 잉카의 11대 군주 우아이나 까빡의 궁전이 있던 곳으로서 라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Templo de la Compañía de Jesús)가 세워졌다.

성당 옆으로 로레타 골목은 잉카의 전통 골목으로 고대 잉카의 정교한 석축기술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12각돌은 주변의 돌들의 틈으로 면도날 하나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아르마스 광장의 라콤파니아 데 헤수스 교회


아르마스 주변 골목 탐방길과 12각 돌


산토도밍고 교회 / 코리칸차(Qorikancha)
아르마스 광장 인근의 산토도밍고 수도원은 잉카시대 코리칸차(Qorikancha) 신전 위에 지은 수도원이다. 1650년과 1950년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수도원의 윗부분은 무너졌지만 잉카신전 벽체는 온전히 남아있어 잉카의 놀라운 축조술에 모두들 감탄했다고 한다.

코리칸차는 케추아어로 ‘황금정원’이라는 의미라고 하며, 퓨마모양을 하고 있는 쿠스코의 허리에 해당된다. 그 옛날 잉카인들이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스런 곳이다. 스페인 침략자들이 도달했을 때 신전의 벽은 황금장식으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고 한다. 황금과 유물을 약탈한 정복자들은 잉카의 정신적 상징인 신전마저 파괴하려 하였으나 너무도 견고하여 미처 파괴하지 못하고 석벽 위에 그들의 성당을 지었다. 당시 함께 왔던 스페인 역사학자의 기록에 의하면 코리칸차의 외벽은 황금으로 덮여 있었고 정원에는 황금나무와 식물, 동물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었다고 한다.


아르마스 광장의 여러 얼굴


쿠스코 로레타 골목 풍경


태양신전 꼬리깐차와 그 위에 지어진 산토도밍고 성당, 정원

1532년 스페인의 침략으로 쿠스코는 철저히 파괴되었고, 잉카인들의 소중한 태양신전 코리칸차의 황금별자리 지도와 태양신의 황금빛 원반(Inti Punchaco)은 지금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인티(태양신)는 인간 세상에 문명을 전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 하늘아래 첫 번째 호수 티티카카에서 태어난 아들(만코 카팍)과 딸(마마 오클로)을 세상에 보낸다. 그들은 쿠스코 인근 우아나카우 언덕에 도착하여 태양신의 황금지팡이를 하늘 높이 던졌고, 황금지팡이는 쿠스코 중심 아우카이파타에 떨어졌다. 이곳이 지금의 아르마스 광장이며 케추아어로 세상의 배꼽이라는 의미이다.


Museo de Arte Precolombino에서의 우아한 만찬

선콜롬비아 예술박물관 (Museo de Arte Precolombino) 

선콜롬비아 예술박물관(Museo de Arte Precolombino)은 콜롬비아 이전의 페루지역에서 출토된 고고학적 유물 및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예술박물관으로서, 아르마스광장 인근의 나자레나광장(Plaza Nazarenas)에 자리하고 있다. 수도 리마(Lima)에 있는 라루박물관(Larco Museum)의 자녀박물관으로 약 450점의 대표적인 유물 전시품을 영구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한쪽에는 우아하고 소박하면서도 화려함을 겸비한 레스토랑이 위치한다. 우리 일행은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의 치열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뒤로하고 모처럼 우아한 오찬을 즐기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졌다.


우아함과 소박함, 화려함을 겸비한 선콜롬비아 예술박물관(Museo de Arte Precolombino) 레스토랑


맛과 멋, 그리고 분위기가 있는 음식


그리고 남은 이야기, 아르마스 광장과 로레타 골목, 쿠스코의 원주민 케추아이족

_ 박미옥 교수  ·  나사렛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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