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성칠 SL공사 문화조경사업처 처장

세계 최대의 공원을, 세계 최고로!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6-10-04

혐오 시설인 수도권 매립지는 주민들의 갈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그러나 매립이 완료된 1매립지는 점차 다양한 체육시설과 축제 공간으로 변화되면서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새롭게 개설된 문화조경사업처는 이러한 시민의 참여를 통해 매립지를 세계 최대 공원으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도권 매립지는 약 1,695ha 정도 규모로 약 330ha인 미국 센트럴파크와 비교해도 최대 규모이다. 문화조경사업처는 앞으로 2020년까지 매립지에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SL공사에서 15년째 근무 중인 강성칠 문화조경사업처 처장은 ‘세계 최대의 공원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 것'을 목표라고 말한다. 일본 에도가와구 봉사활동을 통해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인지한 그를 만나 문화조경사업처에 대해 들어보았다.


강성칠 SL공사 문화조경사업처 처장


SL공사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수도권매립관리공단(이하 SL공사)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다른 곳과는 다르게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매립지는 시민들의 참여를 위해 체육시설을 만들어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교실, 야구교실, 골프교실, 승마교실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승마장은 인천지방경찰청 기마경찰대가 이용하고 있어 저희 쪽에 말 8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는데, 이번에 2마리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승마체혐교실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힐링 승마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SL공사 문화조경사업처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화조경사업처는 매립지를 아름다운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는 것부터 해서 공원 가꾸기까지를 기본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문화라는 게 사실은 벽이 없습니다. 저희가 3년 동안 지금은 폐쇄된 개성공단이지만, 행사가 끝나고 나면 북한 주민들을 위해 개성공단에 꽃을 전시했었습니다. 문화에서 남북의 벽은 없는 것입니다. 꽃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합니다. 꽃밭에 와서 보면 모두가 다 웃고 있습니다. 그래서 꽃을 가지고 남북의 벽을 허물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매립지에서 가을에만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앞으로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로 다양한 계절 행사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이 곳에 와서 쉬고 놀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문화를 앞세워 문화조경사업처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조경은 황량한 폐기물 처리시설을 나무를 심어 치장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합니다. 매립지는 총 8단으로 시루떡처럼 쌓여집니다. 한 단위를 5m씩 해서 40m를 올리게 되는데, 4.5m가 쓰레기이고 50cm가 흙을 덮이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8단을 만들고 나면 먼지도 많이 나고 매우 황량해 집니다. 만약에 매립지에 나무가 없다고 한다면 얼마나 황량할까요. 그 위에 나무를 심어 공원을 만들고 가꾸는 것이 조경인 것입니다. 현재 1매립지는 골프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내년도 봄쯤이나 가을쯤에 시민참여 드림파크 숲길 걷기 대회나 마라톤 대회를 운영할 생각입니다.

 




문화조경사업처의 현행과제는?

 

매립지의 전체 면적은 약 502만 평입니다. 평방미터로 계산하면 약 1,659ha정도 될 겁니다. 나무는 91년부터 심었지만, 제가 여기에 온 2002년부터 15년간 적극적으로 심었습니다. 문화조경사업처는 2020년까지 1,000만 그루 나무 심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한 528만 주 정도가 심겼습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나무를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현재 1매립지는 조성이 끝났고, 앞으로 2매립지, 3매립지가 끝날수록 면적은 점점 더 넓어질 겁니다. 저희는 매립지를 구분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손이 많이 들어가는데는 세부적으로 관리하고, 인간의 발길이 잘 안 닿는 곳은 자연 상태에 맡겨 자연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관리비는 수도권 3개 시도에서 걷어 들이는 반입 수수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쓰레기를 배출할 때, 쓰레기봉투를 사잖아요. 그게 반입 수수료인데, 쓰레기의 무게를 달아서 무게만큼 비용을 받는 겁니다. 문화행사나 체육시설, 콘테스트는 골프장 수입금의 일부로 운영합니다. 골프장이 어떻게 보면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데, 특정인들의 수입금을 받아 다수를 위해 베풀게 되는 셈인 겁니다.

 

아름다운 정원 만들기 콘테스트를 하면서 가장 좋은 게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도 그렇고 체육도 그렇고. 그래서 이 주변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주민들끼리 같이 소통도 하고, 우리가 잘 못된 게 있으면 주민 의견을 받아 개선도 하고, 이렇게 같이 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정원 만들기 콘테스트를 주최하셨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혐오시설이다 보니깐 지역주민들하고 갈등관계가 많았습니다. 가을나들이 행사도 마찬가지고, 특히 정원 만들기 콘테스트 같은 경우에는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화합을 하자는 의미가 가장 큽니다. 외부에서 전문가들이 와서 하는 것보다도 이 지역 아마추어인 시민들이 참여해서 하는 게 훨씬 더 의미가 있고. 이 기회를 통해서 서로가 소통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준비하게 됐습니다.

 

올해로 3회째가 되는데 저희가 수도권 지역에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관이다 보니깐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자는 자원 순환 컨셉으로 가장 큰 주안점을 뒀습니다. 올해 작품들은 폐타이어부터 다양한 재활용품을 사용했고,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해 작품의 질도 좋아진 거 같습니다. 작품이란 게 모양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스토리가 중요하잖아요. 작품을 직접 만드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깐, 이해도 빠르고 정말 좋더라구요. 다섯 분만 상을 줄게 아니라 향후에 더 많은 분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상을 주고 싶습니다이 공간을 넓혀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이웃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소통 공간에서 인천시, 좀 더 넘어간다면 수도권, 대한민국, 세계적인 정원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본 에도가와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굉장히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제가 금년 1월에 갔다 왔는데, 그 곳 기관이 하는 일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입니다시민들이 삽이 필요하다고 하면 삽을 사주고꽃이 필요하다고 하면 꽃을 사줍니다다만모든 것은 시민들이 직접 합니다도로변에 있는 화단도 자기 이름을 써서 직접 나무와 꽃을 심어 가꾸고 그럽니다저는 행사도 마찬가지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처음 기획서부터 시민들이 참여해서 그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받아들였으면 합니다혼자 아무리 똑똑한 사람일도 열 명이 함께 하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시민들이 와서 참여해 직접 만들어가고 의견도 제시하고 그런 콘테스트나 행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민들에게 한 말씀.

 

세계적인 공원하면 미국의 센트럴파크를 말합니다. 센트럴파크의 부지는 약 330ha 정도이고, 저희는 약 1,659ha 정도가 됩니다. 수도권 매립지는 쓰레기를 매립하고 나면 공원하고 체육시설 밖에 조성할 수 없습니다. 땅이 가라앉기 때문에 건물을 세울 수 없거든요. 그러면 향후 매립이 끝난 후에는 수도권 지역에 약 1,659ha에 공원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세계 최고의 공원을 만들어 가는데, 시민들이 동참한다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겁니다. ‘세계 최대의 공원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 것'이 바로 제 목표입니다. 그렇다고 매립지가 제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는 개인 것이 아니라 국가 것입니다. 국가 것은 결국 세금을 내는 시민들의 것입니다. 자기 마을 앞에, 자기 구에, 자기 시에 이 공원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시고, 적극적으로 의견도 내고 이런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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