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명진 서울대 대학원 생태조경학과

2016 조경비평상 수상자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6-12-22
지난 5일 '2016 조경비평상' 시상식이 있었다. 올해는 가작 ‘보이는 조경, 보이지 않는 조경’으로 신명진 서울대학교 대학원 생태조경학과 학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은 비조경인의 관점으로 서울숲 공원과 그 주변의 작은 소공원, 그리고 그보다 작은 조경 공간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비평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부제 ‘비조경인의 시선으로 서울숲 읽기’는 독자로 하여금 큰 호기심을 자극한다. '비조경인의 시선'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 그녀는 조경을 전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명진 수상자를 만나 비평상과 조경의 길을 걷기까지의 여정을 들어봤다.

신명진 서울대학교 대학원 생태조경학과

2016 조경비평상 수상 신명진 학생(좌), 박명권 환경과조경 발행인(우)

2016 조경비평상에 수상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가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다 읽고 심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을 것 같아요. 심사평 써주신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님께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전화로 이것저것 여쭤보는 데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셨던 성동구청 공원녹지과의 이상철 주무관님께도 감사합니다. 

수상 받은 ‘보이는 조경, 보이지 않는 조경’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서울숲 공원과 그 주변의 작은 소공원, 그리고 그보다 작은 조경 공간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서울숲 공원이 블록버스터라면 주변의 작은 유휴공지와 소로는 좀 더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공간들입니다. 이 공간들이 나름의 역할을 갖고 서로 간의 상호 관계를 맺으면서 도시에 필요한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하루 아침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양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경 공간이 시간을 보내며 주변공간들과 교류를 통해 도시 조직 안에서 공간이 좀 더 능동적인 역할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시 공원의 역사에서 비추어봤을 때 서울숲은 굉장히 어린 공원입니다. 지금까지는 도시에서 부여하는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반영하는 것만으로 벅찬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반면 서울숲이 그간 도시 맥락의 수용자였다면, 앞으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생산자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조경분야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도 여러 영향을 끼칠 것이고, 아마 이것이 우리가 도시 인프라스트럭처(사회 [공공] 시반 시설)로서 공원이라고 하는 것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제를 ‘비조경인의 시선으로 서울숲 읽기’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공부하는 사람과 주민의 시선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숲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으로서는 그 자체만으로 너무 대단하고 재밌고, 쓸 내용도 많습니다. 하지만 근방 주민인 제게 서울숲 공간과 주변의 작은 공간은 거의 같은 무게를 가진 조경 공간들입니다. 서울숲이 동떨어진 오브제가 아닌, 성수동이라는 맥락 안에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주민의 관점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게 가장 익숙한 공간인 서울숲과 그 근방의 작은 공간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작은 공간들

원래 조경을 전공하셨던 분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조경학과에 진학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학부 전공은 서양 미술사였습니다.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미술사로 석사 진학도 했었고, 건축미술사로 졸업을 했습니다. 당시 논문 주제로 보스턴의 에메랄드 네클라스 공원 시스템을 쓰면서 공원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유학을 오래하다 보니 한국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필요성도 많이 느껴서 귀국해서 직장도 다녔었습니다. 그 와중에 공간 이론, 특히 외부 공간과 경관에 대한 이론적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구요. 기회가 닿아서 올해 2016년 3월부터 서울대 대학원 생태조경학과에서 공부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신명진에게 공원이란? 

공원만큼 공간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낳는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에도 썼지만, 사실 공원 안에서 도시 텃밭을 운영하는 것만도 상당한 토론의 주제가 될 수 있는데요. 이게 다 공원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인 공공성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공공성에 대해 그만큼 여러 논의가 계속해서 벌어지는 곳은 잘 찾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원은 민주주의적 발전과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석사 2학기를 막 마쳤는데요, 다음 학기부터 논문 준비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박사과정 진학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급적 계속해서 조경 이론을 연구하고 싶습니다. 박사 과정 이후는 너무 먼 미래라서 아직 생각을 안 해봤는데, 일단은 열심히 학교 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공간을 경험하러 다닐 예정입니다.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ssinkija@naver.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