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청정한 자연환경을 만드는 생태계의 보고 ″담양 대나무밭″

백승석 논설위원(한국농어촌공사 과장)
라펜트l백승석 박사l기사입력2017-02-15
청정한 자연환경을 만드는 생태계의 보고 “담양 대나무밭”



글_백승석 과장(한국농어촌공사)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4호로 지정된 담양 대나무밭의 면적은 36.2ha로 담양군 담양읍 삼다리 일원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나무 분포면적은 약 7,039ha이고, 그 중 담양군의 대나무밭 면적은 2,420ha(2014년)로 우리나라 전체 대나무밭 면적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담양군은 현재 354개의 자연마을 중 담양읍 3개리를 제외하고 각 마을 마다 분포되어 있으며, 대나무를 성장 동력 자원으로 선정하여 지속적으로 대나무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혹자들은 농업유산에 산림자원인 대나무가 포함될 수 있느냐? 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농업은 토지를 이용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동식물을 길러 생산물을 얻어내는 산업으로 임업도 포함되며, 더 나아가 FAO(세계식량농업기구)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어업까지 포함하여 지정하는 등 농업유산의 범위를 더욱 포괄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담양은 대·왕대·오죽·화살대 등을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임금님에게 진상까지 했을 정도로 품질이 좋은 대나무를 약 500년 전부터 생산하였다. 또한 대나무를 이용한 죽물 제작이 성행하였고, 이러한 죽물을 거래하는 죽물시장은 300여년 역사를 자랑하며, 현재 청죽시장이란 명칭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농업유산으로써 담양 대나무밭은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농업유산적 가치는 농업유산이 갖추어야할 5가지 가치인 생계, 생물다양성, 전통농법, 농업문화, 경관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대나무밭은 담양 주민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이였고, 현재까지 대나무밭을 유지하고 대나무 이외 부산물을 생산하여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다는데 그 가치를 둘 수 있다. 대나무를 이용한 생활용품, 농기구 등이 농경생활에 중요한 수단이었다. 담양 대나무밭은 대나무 이외에도 죽순이 생산되며, 죽순 총생산량은 약 24,000톤으로 약360억 원(2014년)에 이르는 고수익의 작물로써 담양 주민들은 대나무밭을 “생금밭”이라고 부른다. 그늘이 많고 습도가 높은 대나무밭은 버섯이나 죽로차, 구기자 등 약초식물이 서식·재배되고 있어 농가의 생계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둘째, 대나무밭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을 보전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대나무밭은 연령에 따라 다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신생죽 주변에는 개망초, 쇠별꽃, 찔레나무 등이 신생죽과 경쟁하며 살아가고, 5년생 대나무밭 주변에는 용둥글레, 쑥 등 다년생 초본과 댕댕이덩굴, 개옻나무 등 식물군이 형성되며, 13년생 이상 대나무밭 주변에는 제비꽃, 마삭줄, 맥문동 등 대부분 음지식물이 자생하는 식생군으로 변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늘이 많고 유기물이 풍부한 대나무밭은 다양한 생물종이 나타고 있으며, 특히 108종의 다양한 버섯이 자생하고 있으며, 갓 밑에 그물을 드리운 듯한 흰 망태버섯은 대나무밭에 주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대나무는 지구온난화, 사막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수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산림청은 대나무밭 1ha에서 29.34톤의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며, 소나무보다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3.8배나 높고, 산소(O2)의 배출량은 다른 수종에 비해 35%나 많다고 하였다. 


대나무의 생태적 가치 ⓒ 담양 대나무밭 홈페이지

셋째, 대나무 재배 및 관리에 관한 전통농법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는데 그 가치를 둘 수 있다. 대나무는 편근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벌채 후 다시 식재할 필요가 없어, 대나무밭을 조성한 후에는 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아 보속생산이 가능하다. 담양 대나무밭 비배관리의 특징은 죽순을 생산하는 대나무밭과 죽재를 생산하는 대나무 밭의 비배관리를 별도로 시행하다는 점이다. 그러한 이유는 죽재를 생산하는 대나무밭은 대나무의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별도의 비배를 시행하지 않고, 죽순을 생산하는 대나무밭은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하여 왕겨를 사용한다. 왕겨 살포 후 처음 올라오는 하얀 죽순을 약용과 식용으로 활용한다.

넷째, 대나무와 관련된 농업문화가 현재까지 전수되고 있다는데 그 가치를 둘 수 있다.   대나무는 예부터 특유의 탄력성을 가지고 있어 농경생활에 이용되는 소쿠리, 삼태기, 도리께 등 다양한 농기구와 생활도구를 제작하였다. 또한 담양은 고려 초부터 매년 음력 5월 13일을 대심는 날인 죽취일(竹醉日)로 정하여 전 군민이 마을 주변에 대나무를 심고, 죽엽주를 마시며 주민간의 단결을 다져왔다. 이러한 행사는 오늘날 대나무 축제로 발전시켜 계승되어지고 있다. 


삼다리마을 주민 죽제품 제작

죽제품

다섯째, 대나무밭은 마을을 둘러싸면서 형성한 아름다운 경관과 독특한 토지이용에 그 가치를 둘 수 있다. 죽녹원에 매년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것을 보면 담양 대나무밭의 아름다운 경관을 필자가 언급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경관적 아름다움 이외 담양 대나무밭은 평소에는 수분을 간직하고 있다가 갈수기에 수분을 내어 대나무 밭 하부에 둠벙이 조성되어, 갈수기에 중요한 수자원으로 이용하는 독특한 토지이용이 만들어졌다. 


삼다리마을 전경 ⓒ 담양군청


만성리 대나무밭

이처럼 다양한 가치를 지니 있는 대나무밭을 보전관리하기 위하여 담양 지역주민들은 “담양 대나무밭 지킴이”을 결성하여 주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대나무밭의 가치를 홍보하기 위하여 홈페이지 개설(http://www.damyangbamboo.org)하고 도시민을 대상으로 팸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나무밭의 농업유산적 가치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담양지역을 방문하게 되면 대나무밭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경관뿐 아니라 대나무밭에 의해 보전되는 생태적 가치, 문화적 가치, 주민들의 노력을 경험하기 바란다. 


대나무밭 팸투어 ⓒ 대나무밭 홈페이지

_ 백승석 박사  ·  한국농어촌공사 지역개발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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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seok14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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