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마을공동체 활성화 역량을 키우자

안상욱 논설위원(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라펜트l안상욱 이사장l기사입력2018-11-28
마을공동체 활성화 역량을 키우자


_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정부는 지난 10월 30일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주민주권을 확립하고 지방자치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겠으며, 이를 위해 주민자치회의 실시나 주민조례발안제 도입 등 주민이 지방자치의 주체로 활동할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1961년 5‧16쿠데타로 끊겼던 지방자치제가 1996년에 부활된 뒤 자치와 분권의 여러 가지 실험이 이어져왔는데, 주민이 마을의 의제를 스스로 결정하는 주민자치회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주민자치회는 공동체중심의 실질적인 생활자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주민자치위원회가 맡고 있는 주민복지 기능에 더하여 주민자치 업무와 지자체의 위탁 업무 등을 맡게 될 주민협의체로 현재 전국의 몇몇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에 있는데, 앞으로 주민자치회가 실질적으로 작동되면 마을의제 풀이과정에서 주민의 주도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실질적인 주민자치와 자치분권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서 주민의 자치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가야 할 때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마을만들기 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주민의 주체역량을 키워 왔다. 90년대 중반부터 마을주민 스스로 마을을 가꾸려는 마을공동체 활동과 주민참여를 통한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이 늘어났으며, 지자체는 주민참여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주민의 주체 역량을 강화하고 공동체성을 함양시켰으며 마을 환경을 개선하였다.

한편으로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재정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예산에 대한 시민 통제를 통해 책임성을 높이려는 주민참여예산제도도 2011년부터 의무화되어 나날이 그 비중이 높아지고 운영방법도 체계화되고 있다. 이제는 주민참여예산제도와 마을만들기를 연계시키려는 노력도 많아지고 있다.

마을공동체 활동과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이 물리적 시설사업 중심의 모자이크성 환경개선사업으로 공간적으로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부작용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는데,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하여 서울, 안산, 수원 등 여러 지역에서는 주민참여를 통해 주민조직이 마을계획을 스스로 수립하게 한 뒤 이 계획을 바탕으로 마을을 가꾸어가도록 계획기반형 마을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은 주민들이 마을 공동의 과제를 발굴하고, 복합적인 마을 의제를 풀어갈 수 있는 상향식 마을계획 수립을 펼치고 있다. 주민이 스스로 마을의 자원을 조사하고 진단하고, 의제를 도출하며, 이 과정에 전문가가 함께 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마을 주민의 주체역량 단계에 맞추어 마을만들기->마을계획->마중물사업->도시재생사업으로 확대 발전시키는 공동체사업 틀을 구축하여 마을계획을 주민조직이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마을만들기, 마을계획, 주민참여예산 그리고 주민자치를 관통하는 게 주민이며, 마을의 주민을 미래 사회의 주체로 어떻게 키워 가느냐가 곧 지역과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주민의 주체 역량을 키워 공동체기반의 마을계획을 수립하려는 각 도시의 노력에 조경계가 적극 함께 해야 한다. 건설부문의 엔지니어링 가운데 사람을 잘 이해하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사람과 환경사이의 관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분야가 조경이기에, 조경계가 시대적 소명 의식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시행하고 있는 마을계획 수립 용역 사례를 소개한다. 주민참여형 마을계획 수립 지원(주민참여 마을조사 지원 및 현황분석, 마을비전 설정 및 의제발굴 지원, 세부과제인 마을일감 제시)과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주민조직인 마을계획실천단 활성화 지원, 주민워크숍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을 내용적 범위로 하고 건설부문(도시계획 또는 조경)의 엔지니어링 사업자와 기술사사무소를 입찰참가자격으로 하여 시행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난해에 67개 지역에 이어 올해에 99개 지역을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하였으며, 해당 지자체는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을 대부분 용역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수립 용역에서도 공동체 활성화나 협치 틀 운영은 매우 중요하며, 주민참여형 지역활성화 사업이나 공동체프로그램 운영과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을 유사 용역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주체의 마을계획의 수행 역량은 곧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역량으로 바로 연결되고 있다.

사회가 직면한 현안을 풀어가는 집단이 전문가이다. 조경계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조경가의 공동체 역량, 소통 역량, 협치 역량을 바탕으로 주민자치와 지방자치 그리고 도시재생뉴딜의 기반인 마을공동체 활성화 역량의 강화와 공동체사업 실천에 힘을 모아야 한다. 
_ 안상욱 이사장  ·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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