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론] 서울로와 도시생물다양성 증진

글_오충현 논설위원(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오충현 교수-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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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펜트l기사입력2019-06-12
서울로와 도시생물다양성 증진



_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2017년 5월 20일에 서울역 고가공원이라고 불리는 서울로 7017이 개장된 지 약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서울로는 도시재생 사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지역이다. 프랑스 니스의 프롬나드 빠이용과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일본 요코하마 개항의 길 등이 유사한 사례로 언급된다. 초창기 개념을 정리할 때는 이들 사례 중 특히 뉴욕의 하이라인이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곳과도 다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시재생사업 사례인 인공지반 공원이 되었다.

서울로는 고가공원이지만 인공지반을 활용한 수목원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고가공원이라는 특성에 인공지반을 활용한 수목원이라고 하는 특이함도 서울로가 화제가 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이와 같은 관심 속에 서울로는 개장 1년만인 2018년 5월 방문객 1천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아마 단위면적당으로 환산하면 단기간 내 가장 많은 인원이 방문한 도시공원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서울로의 운영관리를 민간위탁 운영할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런 시도 역시 서울숲을 위탁 운영한 것과 함께 도시공원을 관리하기 위한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도시공원은 이제 환경, 사회, 문화, 경제, 복지문제 대응 등 정말 다양한 기능을 가지는 공간이 되었다. 이와 같은 특성을 효율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단순한 유지관리 차원을 넘어 시민들과 소통하고,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운영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앞으로 서울로의 위탁 운영이 이와 같은 시대적인 흐름을 잘 반영하고, 도시공원의 다양한 기능들을 충분히 발휘해나갈 수 있는 좋은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서울로는 또한 서울 중심에 위치한 선형 도시녹지라고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서울로가 가지는 여러 가지 효용 중 생물다양성 회복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2018년 1년간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이 진행되었다. 서울로 인근에 남산이 있지만 실제 선형녹지로서 서울로가 생물다양성 회복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까 하는 기대를 확인해보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예상보다 다양한 생물들이 서울로에 이입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서울로에는 식재종과 이입종을 포함하여 총 288종의 식물들이 생육하고 있다. 서울로 조성 이후 새롭게 이입된 식물은 총 75종이다. 이는 총 식물의 약 26%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1년간 유입된 식물의 비율로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식재과정에서 토양 속에 포함되어 이입되었거나 인근 녹지로부터 이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식물들이다. 콘크리트 구조물인 서울로에 이렇게 많은 식물이 이입되었다는 것은 서울로가 인공지반이지만 도시녹지로서 생물다양성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곤충은 26종이 출현하였다. 곤충의 종류로는 노린재목이 11종, 딱정벌레목이 3종, 벌목이 10종, 파리목이 10종, 나비목이 8종 출현하였다. 조류는 5종이 출현하였다. 출현한 조류는 집비둘기, 참새, 큰부리까마귀, 까치, 직박구리였다. 도심에서만 서식하는 집비둘기와 참새 외에 인근 남산으로부터 까치, 직박구리, 큰부리까마귀 등이 유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서울로가 선형의 도시녹지로서 생물들의 이동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2018년 1년간 서울로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통해 밝혀진 내용은 그 성과가 크지는 않지만 지극히 인공적인 공간인 서울로가 도시내 선형녹지로서 동식물의 이동통로 및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이다. 연간 탐방객 1천만 명이라고 하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도심에 위치한 도시녹지로서 서울로가 생물다양성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이 증명된 것 또한 큰 성과로 생각된다.
 
생물다양성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88년 하버드대 교수였던 에드워드 윌슨을 중심으로 정립된 개념이다. 지구의 생물다양성 보전이 미래의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배경에서 이론이 정립되었다. 이를 위해 인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생명애(Biophilia) 정신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윌슨 등은 강조한다. 또한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종, 서식처 다양성을 지켜나가 것이 중요하다.

생물다양성은 1988년 개념이 발표된 이후 생물다양성 보전은 전지구적으로 자연환경 보전의 모범답안이 되었다. 이에 따라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리우국제환경회의에서 생물다양성이 주요의제로 채택되었다. 이후 이 회의결과는 생물다양성 협약이 체결되는 바탕이 되었다. 또한 ‘지역의제 21(Local Agenda 21)활동의 가장 중요한 주제로서 생물다양성 보전 의제 발굴과 실천사업이 국가 및 지역 차원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서울시 역시 지역의제 21활동을 통해 뻐꾸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서울, 제비가 날아오는 서울 등과 같은 의제를 발굴하여 실천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도심까지 나비가 날아오는 파리 등과 같은 의제를 설정하고 도시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매우 낭만적인 의제처럼 보이지만 생물다양성 증진이라고 하는 어려운 개념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추진하는 각 도시들의 실천 전략들이다. 하지만 리우환경회의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의제 21의 실천사업들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 이후 몇몇 선진국들의 동참이 더디게 진행되고, 이후 진행된 ‘리우+10’, ‘리우+20’ 회의 등에서 큰 의제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윌슨이 이야기한 바와 같이 생물다양성 보전은 인류의 지속가능함을 담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전체 국민의 90% 이상이 도시지역에서 살아가는 국가에서는 도시차원의 생물다양성 증진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로는 이런 점에서 도시내 생물다양성 증진 및 보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서울로가 고가에 조성된 도시공원이지만 수목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고, 약 300종의 식물이 살아가는 생육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서울로에는 서울시 보호종인 끈끈이주걱 등 보호종 3종, 목련·왕벚나무·미선나무 등 희귀식물 19종, 노각나무·산개나리 등 한국 특산식물 9종이 식재되어 보전되고 있다. 작지만 이런 내용들은 서울시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제는 이와 같은 성과들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시민들도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함께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서울로에 대해 꾸준한 생물다양성 모니터링과 생물다양성 증진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이 즐겨 찾고 이용하는 공간임을 감안하여 이곳을 도시생물다양성 보전활동의 새로운 메카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멀지않은 미래에는 남산 산비둘기가 이곳에 놀러와 물을 마시고, 봄이면 노란 꽃다지꽃, 여름이면 배추흰나비, 가을이면 고추잠자리를 서울로에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사진 _ 오충현 교수  ·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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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ogy@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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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종이 새로 26%유입, 조류와 곤충까지 주변 녹지에서 이입이 되었네요. 서울시 생물다양성에 기여한 서울로의 사업효과가 높은거 같습니다. 도심속 작은 공간에도 녹지를 조성하는것을 미루지 말아야 할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나.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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