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스마트 기술 기반의 탄소중립형 조경 관리의 필요성

김호걸 논설위원(청주대 조경도시계획전공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2-12-20

스마트 기술 기반의 탄소중립형 조경 관리의 필요성




_김호걸 청주대 조경도시계획전공 교수



필자는 몇 차례 기고를 통해서, 탄소중립 시대에 조경이 관심 가져야 할 분야와 역할에 대해 논의해 왔다. 조경 분야에서도 탄소중립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이며, 이는 계획, 설계, 시공뿐만 아니라 관리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본 기고문에서는 스마트 기술의 개념과 적용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 탄소중립을 고려한 조경 관리를 위한 스마트 기술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스마트 기술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스마트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어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국내외 관계 기관과 업체들은 스마트 기술에 대한 정의를, ‘자체적인 모니터링, 분석 및 보고를 돕는 기술’, ‘인공지능, 기계학습,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무생물로 간주하였던 물체에 인지적 인식을 제공하는 기술’, ‘전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기능을 자동화하는 것 이상을 도출하는 기술’, ‘이전에는 관련 기능이 없었던 기술에 컴퓨팅 및 네트워크 기술을 통합하여 자동화, 적응, 원격 접근 및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등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조경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은 마지막 정의에 가까울 것이다. 이전에는 평범했던 조경 기술이 스마트하게 바뀌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아직 조경 분야에 다양한 스마트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조경과 가까운 건설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적용에 따른 효과가 어떤지를 살펴보는 것이 스마트 기술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건설 분야의 스마트 기술은 건축물과 건축물을 구성하는 장치들이 환경의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외 온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그에 따라서 냉난방 시스템이 자동으로 조정되는데, 이는 날씨 조건뿐만 아니라 건축물 내의 인원수까지 고려한다. 이와 같은 스마트 기술의 도입으로 스마트 빌딩은 비어있는 건물의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관리자의 지속적인 개입 없이도 항시 건물 에너지 운용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Resonai, 2022.02.11.).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건축물은 모니터링에도 도움을 준다. 건물 내 보안이 민감한 지역에 사람이 출입했을 때 관리자의 스마트폰으로 경고를 보낼 수 있다. 화재 위험이 감지되었을 때에는 관리자, 소유주의 스마트폰을 통해 알릴 수 있고, 인근 소방서에 경보를 보낼 수도 있다. 이러한 모니터링은 스마트 기술이 클라우드 또는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장치에 항상 연결되어 있어서 가능하다(McNeil Engineering, 2019.06.19.).


스마트 빌딩의 기능 (출처 : 링크)

그렇다면, 이러한 스마트 기술이 조경 관리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스마트 기술은 조경공간에서 필요로 하는 유지관리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각종 센서를 통해서 공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지능형 관개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Li et al., 2021). 각종 센서가 날씨(풍속, 풍향, 기온, 광량 등), 습도(토양 습도, 강우량 등), 관수(유량계, 수위, 압력 등) 등의 주요 정보를 수집하여 통신 및 데이터 서버로 보낸다. 관리자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데이터에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관리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이러한 조경 관리를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다. 


지능형 관개 시스템의 사례 (출처 : Li et al., 2021) 

실외 조경공간에 적용되는 스마트 기술은 조명과 보안을 관리하는 측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스마트 기술은 빛과 동작에 대한 서로 다른 센서가 서로 통신하고,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동작 감지 센서와 광센서를 사용하면 관리자가 원할 때 혹은 이용자가 접근할 때 실외조명을 켤 수 있고, 출입구로의 접근을 파악하고 보안에 문제가 발생할 시 통지할 수 있다. 조경공간과 인접한 주차공간에 대해서도 차량의 움직임을 고려하여 조명을 켜거나 표지판을 제어할 수도 있다. 한편, 스마트 기술은 실내 조경공간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오래 활동하는 건축물 세부 공간과의 산소 및 이산화탄소 교환, 적정 온도 유지, 관수, 조명 밝기 조정, 보안 관리 등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목적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스마트 기술은 조경 관리를 지원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관련 기술들이 필요할까? 요구되는 기술은 크게 센서, 컨트롤 센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등으로 구성된다. 센서는 동작, 온도, 조명, 습도, 진동, 대기 등의 변화를 감지하고 측정하는 요소이다. 컨트롤 센터는 관수 장치, 경보 장치, 조명, 잠금장치 등을 조종하며, 센서가 보내는 정보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이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센서와 컨트롤러를 연결해주는 유선 및 무선 네트워크로서 관리자 및 사용자와 공간을 이어주는 요소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장치를 통해서 대상 공간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원격으로 시스템을 제어하는 모니터링의 수행이 가능하다.

위 기술과 함께 증강현실과 같은 기술도 조경 관리에 접목되고 있다. 서울대 이유미 교수는 가상경관설계기법 수업에서 서울식물원을 대상으로 증강현실을 접목한 조경 관리 콘텐츠를 개발한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현장의 안전점검을 위한 목적으로 증강현실 안경을 착용하면 거리를 측정하는 방안, 안전관리인증을 위해서 표준도면을 현장에서 선택하고 정보를 받는 등의 사례를 소개하였다(라펜트, 2021.07.29.).

조경 관리에 스마트 기술이 적극적으로 적용되면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은 인원으로 넓은 조경공간을 관리할 수 있고, 현장에 대한 인적 자원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관개에 사용되는 물, 관리에 드는 전기와 같은 자원 또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서 각종 극한 기상 현상, 화재, 지진 등과 같은 재해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경고하거나, 재해 발생 시 조기 경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스마트 기술을 통해 자원이나 에너지 사용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재해 및 환경의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관리 비용의 절감, 피해 저감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탄소중립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조경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되면, 관리용 차량의 이동, 에너지의 생산, 피해의 복구 과정 등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다룬 사례들 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탄소중립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항목들이 존재할 것이다. 게다가 탄소중립에 초점을 맞추어 스마트 기술을 도입 및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조경 관리 측면에서 더욱더 많은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기술의 도입을 통한 효과가 명확하더라도, 실제 조경 관리에 빠르게 도입 및 적용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기존 관리 방식과 비교해 초기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관리자의 교육, 장비 관리에 드는 예산의 확보, 필요성에 대한 설득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도, 탄소중립 달성을 돕기 위해서 조경 관리 분야의 스마트 기술 도입은 꼭 필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조경공간은 지속적인 관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달성을 도울 수 있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조경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시민과 의사결정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측면을 강조함과 동시에, 많은 예산과 노력이 투자되는 광역권 근린공원이나 도시지역권 근린공원과 같은 대규모 근린공원에 대해서 선도적으로 스마트 조경 관리 기술을 도입하고, 탄소중립을 비롯한 다양한 기대효과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스마트 조경 관리 기술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기술의 적용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른 분야와 비교할 때, 단기적인 탄소배출량 저감에 있어서 조경공간의 기여도는 매우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탄소배출량 저감효과는 커질 수 있다. 또한, 조경공간이 도시민에게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도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과 같이 그 가치는 법적으로도 인정받기 시작하였다(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6조). 그러나 조경공간의 이러한 가치는 지속적인 관리하에 빛을 발할 수 있다. 따라서 조경 관리에 수반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스마트 기술의 도입은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Li, Z., He, Y., Lu, X., Zhao, H., Zhou, Z. and Cao, Y., 2021. Construction of smart city street landscape big data-driven intelligent system based on industry 4.0. Computational Intelligence and Neuroscience
McNeil Engineering, 2019.06.19. Smart advances in landscape architecture (링크)
Resonai, 2022.02.11. What is a Smart Building? (링크)
라펜트, 2021.07.29. 조경, 어디까지 ‘스마트’해졌을까? (링크)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6조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_ 김호걸 교수  ·  청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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