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가드닝(gardening)

손관화 논설위원(연암대학교 화훼디자인계열 교수)
라펜트l손관화 교수l기사입력2016-03-23
가드닝(gardening)



글_손관화 교수(연암대학교 화훼디자인계열 가드닝전공)

2006년 화훼디자인계열 내에 가드닝 전공을 만들어 교육을 시작한지 10년이 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또 외국을 다니면서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선진 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가드닝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감과, 학과 발전 측면에서 영역을 확장하기에 적합한 전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범위가 넓은 전체 가드닝 산업에서 우리 학과의 특성과 맞으면서 졸업생이 진출 가능한 부분을 중심으로 가드닝을 도입했다. 

가드닝(gardening)은 ‘정원 만들기’와 ‘정원 가꾸기’로 번역되고 국립국어원에서는 가드닝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생활원예’라고 번역했지만, 포함하고 있는 의미가 넓어 사람들마다 ‘가드닝’을 다르게 해석한다. 

처음 우리 대학에서 가드닝 전공을 만들려고 안을 내었을 때 조경과에서도 원예과에서도 다들 ‘가드닝은 우리 것인데 왜 화훼디자인과에서 가드닝을 하느냐?’고 하였다. 가드닝의 ‘정원 만들기’와 ‘정원 가꾸기’ 의미와 관련해서이다. ‘그렇다면 조경과나 원예과 내에 가드닝 전공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조경과에서는 ‘조경을 가르쳐야 학생들 취업을 시킬 수 있지, 가드닝으로는 취업시킬 수 없다’고 했고, 원예과에서도 취업과 관련해 가르치기 좋은 전공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정원 가꾸기는 개인들이 하는 것이지 취업처와 별로 관련되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화훼디자인과에서 가드닝 전공을 만들었고 그동안 유지했던 학과는 플로리스트리 전공으로 바꾸면서 화훼디자인계열이 되었다. 화훼디자인과는 학생들을 화훼디자인 관련업체에 취업해 경력을 쌓은 뒤 화원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왔다. 화원은 규모가 커지면 가든센터로 발전할 수 있다. 화원이나 가든센터는 전 국민의 가드닝을 위한 재료 공급과 정원 관리를 책임질 뿐 아니라 경영 방식에 따라 작은 정원 만들기까지 포함한다. 작은 정원의 경우, 조경회사보다는 화원이나 가든센터에 의뢰하기 때문이다.


 
전 국민의 가드닝을 도와주는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화원이나 가든센터를 중심으로 상업적 정원과 관광농원 경영자, 식물원과 수목원의 가드너, 체험학습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새롭게 개편했다. 그리고 조경과와 원예과와 경합하지 않는 틈새시장에 학생들을 진출시켰다. 

근 10년 동안 가드닝과 관련해 많은 일이 일어났다. 10년 전에는 인터넷으로 가드닝을 검색하면 검색되는 자료가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가드닝 관련업체 뿐만 아니라 정원박람회나 아름다운 정원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2011년 도시농업법이 제정되어 가드닝의 한 분야인 텃밭, 주말농장, 키친가든 등에 대한 국내 관심이 커졌고, 2014년 수목원·정원법이 제정되면서 가드닝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새로운 식물원이나 수목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가드닝 활성화의 기반이 되어야 할 ‘전 국민의 가드닝’ 측면에서는 바라보는 정원산업은 매우 안타깝다. 전 국민의 반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현황과 함께 세계적인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꽃, 식물과 관련된 산업은 정체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큰 가든센터를 만들겠다던 과천시청의 사업계획도 10년 동안 제자리걸음으로 흐지부지 되어 가드닝 전공에 실망을 주고 있다. 굵직한 건설 사업이 끝나 조경 수요가 줄어 든 상황에서 가드닝으로 방향을 바꾸는 조경가들에게도 수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드닝 전공이 계속 발전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또 하나의 커다란 문제가 있다. 인구가 급감하면서 매년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고등학생수가 현 대학 정원보다 현저히 급감하고 있어 2023년 정도에는 대학의 1/3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때문이다. 교육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2013년 56만 명인 대학정원을 2023년까지 40만 명으로 줄인다는 전국대학 정원감축 구조조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가드닝 산업의 발달이 부진하여 가드닝에 대한 학생과 산업체의 수요가 없다면 가드닝 전공도 구조조정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전공 학생들에게 ‘국내 가드닝 산업은 언제쯤 선진 외국처럼 바뀔까요?’ 하고 질문하면, 학생들은 ‘10년이요’, ‘30년이요’라고들 한다. 10년 후면 한국적인 가드닝이 활성화되어 있을까? ‘30년이 걸린다면 나 죽고 난 뒤니 난 볼 수 없겠다’면서 학생들과 국내 상황을 얘기하곤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목원·정원법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_ 손관화 교수  ·  연암대학교 화훼디자인계열 가드
다른기사 보기
khsohn@yonam.ac.kr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