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여러분이 바라는 미래 도시의 모습은?

김남춘 단국대학교 교수,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운영위원
라펜트l김남춘l기사입력2016-11-23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Series No.18



여러분이 바라는 미래 도시의 모습은?

: URBIO INDEX(도시생물다양성 설계 지표)를 활용한 지속성 높은 도시공간의 창조




김남춘 단국대학교 교수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운영위원 



최근 생물다양성 액션플랜의 일환으로 도심지내 공원 및 녹지공간의 지속성 증진에 세계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여 자연성이 풍부하고 건강한 녹지를 조성하여Biophilic city를 건설하는데 조경인의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도시화와 인구증가는 2050년까지 지속될 것이며, 도시개발과 자원 이용으로 생물다양성 감소가 예상되고, 생태계 서비스의 악화를 초래하여 도시에서의 삶의 질은 현저하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 나고야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이하 CBD)총회에서 채택한 “아이치타겟”은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 보전 전략과 액션플랜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14년 강원도 평창에서 있었던 제12차 CBD 당사국총회(COP12)에서는 “아이치타겟”의 중간평가를 실행하였고, 앞으로 남은 5년 동안 실천전략을 마련하도록 촉구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를 포함한 여러 지자체에서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 액션플랜(LBDSAB)을 마련하고 있다.

UN 생물다양성 협약에 의해 마련되는 LBSAB에서는 도시지속성 증진을 위해 생물다양성 보전 및 증진노력을 평가하기 위한적절한 도구의 필요성이 인식되었고, 도시녹지공간에 대한 생태성, 사회성, 경제성 측면을 반영한 지속성 평가지표로 도시생물다양성과 설계지표(이하 URBIO Index)를 제안하게 되었다. 생물다양성 평가지표는 CBI(City Biodiversity Index)를 비롯하여 미국조경가협회가 제안하는 SITES(Sustainable Sites Initiative), 친환경건축물인증 LEED 등 다양하지만 도시녹지공간에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도시에서는 녹지공간이 부족하여 실제 이들이 어떻게 계획·설계되며, 어떤 유지관리 계획이 시행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서울과 같은 Compact city에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속성이 추구되는 녹지공간을 조성하여 건강하고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는 Biophilic city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URBIO지표의 구성, URBIO지표에 의한 서울도시공원 평가사례 Ⓒ김남춘

URBIO(Urban Biodiversity and design) 모임은 2008년 독일 제8차 CBD총회(COP8)의 부속행사인 지방정부 생물다양성 총회(ICLEI)에서의 발표문을 제공할 목적으로 결성되었다. 독일 Erfurt 대학 조경학과의 Nobert Müller 교수는 URBIO가 결성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최근에는 URBIO Index(도시생물다양성과 설계 평가지표)를 제안하였다. 즉, 세계 도시들이 생태적 건전성을 유지하고 생태계서비스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공원과 녹지에 대한 계획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URBIO 모임은 2년마다 개최되는 CBD COP대회를 대응하여 열리며, ICLEI(International Council for Local EnvironmentalInitiatives)의 발표문에 포함된 URBIO관련 선언들은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 액션플랜으로 실행되기를 촉구하고 있다. 도심지조성녹지의 지속성 평가지표인 URBIO 지표는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 보전·증진과 지속가능한 녹지공간계획 및 관리를 위해개발된 것이며, 계획과 설계, 사용재료, 이용편의성, 생물다양성, 생태계기능, 유지관리의 6가지 평가분야에 25개의 세부지표로 구성되어진다.

URBIO 지표는 중소규모의 공원 조성사업, 공공건축물 주변 녹지공간 설계, 브라운필드 복원사업, 자연환경복원사업장, 생태계보전반환금사업, 생태경관보전지역의 관리계획 수립 등에 활용될 수 있겠다. 하지만 지표의 성격상 대규모의 자연지역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지표에 의한 평가는 여러 분야 복수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각 평가요소별 평가내용을 의견교환하며, 평가자간의 편차를 최소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행되는 친환경건축물인증사업에서는 육생 혹은 수생 비오톱 조성, 연계된 녹지축 조성, 인공지반 녹화 등의 생태환경요소가 설계지표에 의해 평가되고 있으나 적용 사례가 매우 드물다. 최근 생태면적율이 필수평가요소로 전환되면서 생태환경요소들이 무시되어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 자체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URBIO 지표를 적용하여 공원뿐만 아니라 공공건축물 외부공간의 지속성을 평가하는 제도가 만들어지면 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의 실망스러운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지표의 6가지 평가분야에서는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계획과 설계 분야에서는 관련분야 전문가의 참여(설계자에 대한 실명제)가 있었는지?, 계획 목표로서 지속성의 개념이 적용되었는지?, 시민 참여가 있었는지?, 이전 토지이용과의 비교 등의 내용들이 평가된다. 많은 도시녹지공간들은 설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고, 주민 참여나 조성되기 전의 모습이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사용재료에서는 지역자생종의 사용이 중요하게 취급되며, 여기서 지역자생종은 원칙적으로 지역 고유유전자를 지닌 생물군(local genotype)을 의미한다. 이용편의성은 사회적 측면 지속성을 평가할 목적으로 포함되었다. 생물다양성에서는 서식지의 다양성, 핵심종 및 깃대종의 출현, 생태계 교란종 관리, 녹지 네트워크로서의 역할, 천이 등을 위한 남겨진 공간의 유무 등이 평가된다. 목표종의 출현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직결되며, 지속가능한 관리와도 연계된다. 필요하면 합법적으로 증식된 미선나무나 히어리와 같은 멸종위기식물종의 활용을 추천한다. 생태계 기능분야에서는 기후조절기능, 지하수 관리, 수원함양, 토양보전의 내용들이, 유지관리에서는 대상지에 적합한 식물종의 사용, 우수의 활용, 조명, 적응적 관리 및 모니터링의 내용들이 경제성과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평가된다.

향후 본 지표에 대한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예를 들어 신규 녹지공간 조성시 이 지표에 의한 설계가 이루어지면 생물다양성, 지속성 관련 설계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후된 공원이나 녹지공간의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자 할 때 본 지표에 의한 평가는 객관적인 타당성을 제공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공간설계가 요구되는 공공건축물이 나대형 플랜트 사업장에서도 본 지표를 적용하여 지속성이 높은 녹지공간 설계를 유도할 수 있겠다. 자연환경보전사업지에서도 본 지표는 생물다양성이 중시된 생태복원설계를 유도할 수 있고, 지자체의 무리한 요구들을 거절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평가시 객관성 확보, 공원과 공공 건축물에 대한 지표 적용의 일관성, 평가 결과의 활용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국제적인 협력 연구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 회색도시에서 생명도시로의 전환, 녹색인프라로서 공원과 녹지공간의 역할 증대,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모에 URBIO지표가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UN협약과 연계된 활동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조경계의 새로운 임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URBIO지표를 서울시 자연환경보전실천계획(10년간 계획)과 생물다양성 액션플랜(5년간 계획)에 적용하여 지속성 높은 녹지공간을 조성해보고자 노력하였다. 앞으로 다른 지자체에서도 도시녹지공간의 지속성 향상을 생물다양성 실천 전략과 액션플랜의 중요과제로 포함하여야 하겠다. 도시재생사업도 생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개하고, 조경인의 주도적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 최근 환경부는 도시환경복원사업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고, 산림분야도 도시에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이 때 조경인들은 생물다양성 설계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설계와 생태공학 기술들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도시환경복원분야에 크게 기여하고, 이 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할 것이다.


라펜트는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과 함께 조경의 미래방향을 모색하는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를 매달 1회씩 게재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현재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향방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조경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논의의 장으로서 조경인 모두의 관심과 함께 연재가 이어가기를 기대해봅니다.

 

*12월 필자는 박준서 소장(조경설계사무소 (주)엘)입니다.


_ 김남춘  ·  단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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