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그린스트리트, 도시가로의 새로운 패러다임

임주원 Hill Studio Fellow Consultant
라펜트l임주원l기사입력2017-05-19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 Series No.24



그린스트리트, 도시가로의 새로운 패러다임




임주원 Hill Studio Fellow Consultant,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디자인 실장




현대도시에서 도시가로는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주된 기능이었으나, 보행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소통과 휴식의 ‘머무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시대를 맞이하여 미기후 조절 및 우수관리를 위한 ‘친환경’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관점에서 그린스트리트라는 새로운 가로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그린스트리트는 도시가로에서 도시유출수 저감, 미기후 조절, 쾌적성 및 경관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도시가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지구상의 대도시들은 불투수 면적 증가로 인한 도시홍수, 복사열로 인한 도시열섬 현상 등으로 도시환경은 악화일로에 있다. 구미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도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하여 그린스트리트 조성을 통한 가로구조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빗물관리의 중요성

현대의 도시들은 다양한 환경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빗물유출수도 그러한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기후변화와 더불어 과도한 도시 개발로 인해 불투수성 표면이 증가하고 이러한 불투수성 표면은 과도한 빗물유출수를 발생하여 도시홍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도시 기반시설이 손실될 수 있고, 경사지 토양이 침식될 수 있으며, 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이 강을 오염시키고, 기존의 배수체계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에 거대한 우수관을 설치하는 등의 기반시설 공사를 할 수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면서도 도시 환경개선에 도움을 별로 주지 못하는, 또 하나의 환경 파괴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환경부(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린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도록 각 도시에 권고하고 있다. 그린인프라는 토양과 식물을 주로 사용하는 빗물처리 방식으로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으로 빗물을 처리함으로써 도시의 과도한 유출수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도시인의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린스트리트의 배경

그린스트리트는 미국 환경국에서 그린인프라의 11가지 요소(빗물홈통우회, 빗물저장, 레인가든, 바이오스웨일, 투수성포장, 그린스트리트, 그린파킹, 그린루프, 도시가로수 및 도시숲, 토지보전) 중 하나로 지정한 공공도로 및 보행로에 위치하는 빗물처리기능을 가진 녹지대이다. 그린스트리트는 도시내 자투리공간을 활용하여 빗물이 하수 및 빗물처리시설에 들어가기 직전 그린스트리트 시설물로 유도하여 토양과 식물을 통해 필터링을 거친 후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하거나 배수시설로 천천히 배수되도록 하여 도시의 배수와 빗물 오염물 처리시설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린스트리트는 공공도로 및 보행로에 설치되므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어, 잘 만들어진 시스템은 녹시율을 높이고 안전한 보행로를 제공하는 등의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린스트리트 사례

그린스트리트에는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이 적용되어 다양한 혜택을 주변과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그림1, 2). 플랜터에 앉음벽을 도입하거나 가로등이나 횡단보도를 같이 설치하여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할 수 있고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예술작품이나 구조물을 포함할 수 있고 상업시설과 연계하여 야외공간을 더 쾌적하게 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디자인 요소가 포함된 그린스트리트 프로젝트들은 그린스트리트가 단순히 빗물유출수를 처리하는 도구가 아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생활환경을 고려하는 복합적인 친환경 도시개발 및 보존계획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그린스트리트는 단일한 목적(유출수처리)을 추구하는 엔지니어링적 접근이 아닌 유출수를 처리하는 과정을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하여 복합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도시개발계획이다.


버지니아주의 블랙스버그에 위치한 College Avenue Promenade /
워싱턴주의 시애틀에 위치한 Maynard Avenue Green Street. @임주원 2012

이처럼 그린스트리트는 다양한 이점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생소한 도시개발 계획으로서 도시계획가들이나 대중들의 전반적인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린스트리트의 도입을 망설이게 하거나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못하여 그린스트리트의 적극적 도입에 장애가 되고 있다. 그린스트리트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로는 시설에 고여 있는 빗물에 어린아이들이 빠질 수 있다거나 고여 있는 물로 인해 모기가 번식할 수 있다는 생각 등이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그린스트리트의 시스템은 깊지가 않고(30cm 정도의 깊이) 실질적인 사고가 난 적이 없었으며 시스템 속의 물은 고여 있는 것이 아닌 아주 천천히 땅속으로 스며들면서 움직이고 있어 해충이 생기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시스템속의 물은 24시간 내지 48시간 내에 완전히 배수되도록 설계된다. 


그린스트리트의 적용 

그린스트리트는 넓은 공간이 아닌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설치하거나 가로수와 같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으므로 교외주거지역이나 밀도가 높은 도심의 공간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그린스트리트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를 계획가와 디자이너들이 종합적(환경적, 사회적 관점에서)으로 이해해야 하고, 생활환경에서 직접 그린스트리트를 보고 겪어야 할 주민들 또는 보행자들도 이 시스템의 필요성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가로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그린스트리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빗물이 처리해야 할 골칫거리가 아니라 도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유용한 자원임을 인식하여야 하고, 그린스트리트 도입을 도시환경의 획기적 개선의 계기로 활용하여야겠다. 전국의 도시가로가 그린스트리트 개념으로 재탄생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라펜트는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과 함께 조경의 미래방향을 모색하는 '조경인이 그리는 미래'를 매달 1회씩 게재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현재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향방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조경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논의의 장으로서 조경인 모두의 관심과 함께 연재가 이어가기를 기대해봅니다.

 

*6월 필자는 김정윤 오피스박김 소장입니다.


_ 임주원  ·  Hill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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