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론] 정원은 아름다워야 한다

손관화 논설위원(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계열 교수)
손관화 교수-연암대학교 가드닝전공 교수
홈페이지l
최근집필기사 보기
라펜트l기사입력2017-09-14
정원은 아름다워야 한다



글_손관화 교수(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계열 가드닝전공)



외국을 갈 때면 기회 있을 때마다 다양한 정원을 둘러보곤 했다. 개인주택 정원은 아는 사람의 집이 아니면 들어가기 힘들어 도시의 후정을 볼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길 주위로 보이는 주택정원들의 전정이나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정원들을 볼 수 있었고, 다양한 상업공간이나 업무공간의 정원, 도심 곳곳에 형성된 화단이나 동네정원, 공원, 궁전이나 유적지의 정원,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적으로 조성된 상업적 정원을 볼 수 있었다.

몇 년 전 영국을 포함한 유럽으로 8개월간 가드닝 연수를 갔을 때 '죽기 전의 봐야할 1001가지 정원’이라는 책을 들고 영국을 중심으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모나코, 이태리, 그리스 등의 정원을 보러 다녔다. 그래서 그 해는 지출이 많아 나중에 곤란했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다시 시간이 있어도 그렇게 다닐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정원에서 시간을 즐기기보다 한 곳이라도 더 보려고 강박증에 걸린 사람처럼 다녔다는 것이다.  
 
연수 후 한국에도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원 관련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정원디자인 경연대회, 아름다운 정원 경연대회, 시민 참여에 의한 공동정원, 골목길 가드닝 사업 등이 진행되고, 정원 관련 서적이 출판되고 새로운 전문 정원들이 조성되고 있다. 

점점 많아지는 다양한 용도의 정원들에 기쁜 마음을 가졌지만..... 부유층들의 주택정원 외엔 웬만한 정원을 보아도 감흥이 크진 않았다. 한국에도 멋스럽고 우아한 정원들이 있지만 현대적이거나 유럽 스타일로 조성된 정원에서는 아쉬운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멋들어지게 제대로 만들 듯이 유럽의 정원들을 한국에서 만들면 어울리지 않는 배경과 부족한 재료, 그리고 충분하지 않은 정원에 대한 이해 때문에 뭔가가 빠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정원을 보러 다닐 때도 유럽식 정원을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우리보다 깔끔하고 규모있게 만들지만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선진 외국의 정원을 보면서 처음에는 부럽다 못해 속이 많이 상했었다. 우리는 왜 이런 문화가 없는 거지? 좀 더 잘 살게 되면 우리도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길을 따라 잘 다듬어진 보통사람들의 작은 주택정원들과 동네 정원이었고, 그 다음은 꽃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공원이었다. 그리고 상업적으로 조성된 전문 정원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궁전의 정원 또한 무척 아름다웠다. 

정원은 다양한 실용적인 용도와 역할이 있지만 무엇보다 식물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야 하는 것 같다. 아름다움에 대한 해석과 미감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편안한 정원의 형태와 잘 나누어진 공간, 아름드리나무와 꽃을 잘 살려 주는 무생물적 요소들일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사람들의 미감과 함께 경제적인 여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아 한국에서는 갈 길이 더 멀지 않았나 싶다. 

넓은 잔디밭과 소나무, 철쭉, 약간의 야생화, 그리고 연못으로 구성된 우리의 정원도 운치 있고 무엇보다 관리하기 편하지만 외국에서처럼 형형색색의 향기로운 꽃으로 가득 찬 정원과는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한국에서 웬만한 전문 정원을 가도 아름답다기보다는 숲에 온 것 같고, 등산을 해야 하는 곳이 많고, 가보니 다른 산보다 꽃이 좀 많다. 정원인줄 알고 갔는데 숲이었네... 그래서 다시 오고 싶은 정원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지 않으니 적자가 나고 그러다보니 관리 비용이 나오지 않아 너덜너덜해지는 악순환으로 들어간다. 초기 투자가 어려워 뼈대가 잘 잡힌 정원을 만들지 못했다 하더라도, 또 기후와 관리 인건비가 만만치는 않겠지만 꽃으로 가득 찬 정원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할 것 같은데...

우리 학생 중 한 명이 어떻게 하면 정원을 잘 만들 수 있어요? 라고 질문을 했었다.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답변이 ‘돈으로 바르면 됩니다.’라고 했었던 적이 있다. 충분한 예산이 없어도 시각적 감각이 남다르고 꽃을 잘 다룰 수 있으면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현실에 부딪히면 잘 하지 못하고 말만 앞선 사람이 될까? 나도 마찬가지일까?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일본
글·사진 _ 손관화 교수  ·  연암대학교 가드닝전공
다른기사 보기
khsohn@yonam.ac.kr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인포21C 제휴정보

  • 입찰
  • 낙찰
  • 특별혜택

채용인재

26살 조경분야 취업준비생입니..
조경시공 및 관리
남 (26세) / 경력 0년 /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