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충현 논설위원(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라펜트l오충현 교수l기사입력2018-02-13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_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일몰제가 2020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도로, 공원, 철도 등과 같은 도시계획시설들이 도시관리계획에 의해 결정된 후 2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을 경우 실효가 되도록 하는 제도가 미집행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일몰제이다. 이 제도는 도시계획에 의해 토지이용이 무제한 억제되어 개인이 받게 되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시설들이 이대로 해제될 경우 심각한 난개발이 우려된다. 특히 미집행 여부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그 자체로서 도시의 쾌적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임야형 미집행 도시공원들은 특히 난개발 될 위험이 높다. 공원으로 지정이 되지 않은 도시내 임야들이 그동안 다양한 불법 개발 등으로 홍역을 겪어온 것을 고려하면 공원해제 후 이들 미집행 공원에서 발생하게 될 개발 압력은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집행 공원에 대한 서울시 현황을 살펴보면 총 76개소 96.7㎢에 해당한다. 이 면적은 서울시 전체공원의 57.5%에 달한다. 이를 공원유형별로 살펴보면 도시자연공원이 71.7㎢로 가장 넓고 근린공원 24.3㎢, 기타 묘지공원과 생태공원 순이다. 토지소유현황을 살펴보면 이들 면적의 41.4%가 사유지이다. 따라서 토지보상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보상비가 공시지가 기준으로 약 4조 1,728억 원에 달하여 실제 보상비는 이 금액을 훨씬 상회할 것이므로 현실적으로 2020년까지는 이를 보상하는 것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미집행공원들이 대부분 서울의 자연환경을 구성하는 임야로 되어있어 도시공원에서 해제될 경우 이 임야지역은 다양한 개발행위의 압력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도시공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성 및 관리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도시공원 신설에 필요한 보상비 및 용지비 전부 또는 일부를 국고에서 보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중앙정부의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지원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런 사례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92%가 도시에 살고 있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쾌적성 증진과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설인 도시공원이 중앙정부의 역할에서 빠져있는 것이다. 도시공원 외 학교 등 다른 시설에는 국고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 문제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사회복지예산, 도로 및 철도 등과 같은 기반시설 건설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은 2020년이 되면 대규모로 해제될 것이 안타깝지만 명확해 보인다. 

미집행도시공원이 공원에서 해제될 경우 이들에 대한 개발은 도시계획사업의 경우가 아니면 일반 개발행위허가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게 된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지 않은 도시내 임야를 보전하기 위해 개발행위허가기준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현재 개발행위허가 기준이 입목밀도와 경사도와 같은 단순한 정량적인 기준으로 되어있어, 일부 토지주들이 고의로 입목을 훼손하여 입목밀도를 낮춘 후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하는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방지하고자 공원에서 해제되는 지역에 대해 필요한 경우 보전녹지지역, 개발제한구역, 도시자연공원구역 등으로 지정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더 과도한 규제지역 지정할 경우 토지주들의 심한 반발이 예상되므로 실제 이를 적용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5만㎡ 이상의 공원에서는 공원면적의 70% 이상을 기부채납하는 경우 도시공원 부지의 일부 또는 지하에 공원시설이 아닌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민간공원 조성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제도 또한 실제 토지주들간의 협의 부족, 개발가능 시설의 부족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대대적인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도시공원 해제는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므로 대규모 도시공원 해제를 염두에 두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제된 임야들이 난개발 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5만㎡ 이상 되는 개별공원 단위에서 민간공원을 조성하도록 한 제도를 면적 개념에서 벗어나 개별공원이 아닌 지역단위에서 여러 공원을 통합 적용하여 개발이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재개발 조합과 같은 방식의 민간개발을 유도하되 공원 소외지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정교한 정책 및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사유지 이외의 국공유지에 대해서는 공원 해제금지 및 개발행위제한 지역으로 결정하는 시행령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는 사유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이므로 사유지가 아닌 국공유지까지 이 대상으로 확대하여 공원에서 해제하는 것은 당초취지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미집행 공원의 58.6%가 국공유지임을 감안하면 사유지에 대한 일몰제 시행과는 별도로 국공유지를 공원으로 유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사유지의 경우 공원에서 해제될 경우에도 입목밀도 및 경사도와 같은 단순한 기준에 의해 개발행위허가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주변 특성, 비오톱 특성, 경관 특성과 같은 여러 가지 개량화된 기준을 보완하여 난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일정규모 이상의 개발행위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통해 개발행위를 억제하고 도시환경을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도시 안에 있는 임야도 산림관련 법령에 의해 관리되는 산림에 해당하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도시림을 보전 관리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림 관리가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별도의 도시림 관련 법령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법령을 통해 도시에 있는 산림이 함부로 개발되지 않도록 하고, 입목이 훼손되거나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회복하기 위한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고, 도시내 산림소유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 산림관리를 위한 보조금 지원, 시민참여형 도시숲 조성관리 방안 마련, 시민들이 도시숲을 이용하는 비율에 따라 일정한 사용료를 토지주에게 제공하는 등과 같이 도시숲을 보전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시행은 도시공원의 존립 및 도시의 자연환경 보전, 쾌적성 유지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환경부, 산림청과 같은 중앙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국민들의 노력이 합쳐지게 되면 오히려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_ 오충현 교수  ·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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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ogy@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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