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론] 공공정원의 조성과 진화

홍광표 논설위원(동국대 조경학과 교수,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홍광표 교수-동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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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펜트l기사입력2018-11-30
공공정원의 조성과 진화




_홍광표(동국대 조경학과 교수,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정원은 사람이 사는 공간에 조성한 인공자연이다. 멀리 떨어져있는 자연이 가진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가까운 곳에서 즐기기 위해서 만든 것이 정원인 것이다. 따라서 정원에는 나무와 풀 그리고 물과 돌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자연의 순환체계나 자연이 가진 신비스러운 생명력을 드러내기도 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우리들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정원이야말로 인류역사상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상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에 만들어진 정원은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다. 궁궐이나 사대부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지 무지렁이 민초들에게 정원이라는 존재는 상상과 동경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그러던 정원이 현대로 오면서 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소위 공공정원이라는 개념이 생겨나면서 부터이다.

공공정원이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를 위해서 조성한 정원이다. 조성주체는 정부이거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기업이나 개인일 수도 있으며, 그것의 규모나 위치, 형식은 정해진 것이 없다. 공공정원은 공원일 수도 있고, 도시 숲일 수도 있으며, 아파트에 조성한 특화정원일 수도 있다. 그러하기에 공공정원이라는 것은 그저 누구라도 주인이 될 수 있고,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 정원이라는 개념이 과거와는 달리 공공정원으로 바뀌어가면서 도시에 조성한 공원이나, 아파트단지의 조경공간이 새롭게 변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 도시공원이라는 것은 법적으로 조성되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자체에서 조성하고, 시민들은 무심하게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조성방식도 심미성보다는 기능성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도시공원은 자연이 가진 생태계를 옮겨와 도시에 자연을 이식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되고 있다. 또한 아파트단지의 경우에도 과거와 같이 법적 조경면적을 채우는 수준의 조경이 아니라 특화정원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어 이전의 아파트 외부공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특화정원은 주민들이 개인정원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진화된 양상을 보인다. 

공공정원의 개념이 확산하게 된 공은 각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정원박람회로 돌려야 한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서울정원박람회, 순천 대한민국 한평정원페스티벌, 태화강정원박람회, 청주가드닝페스티벌은 정원이라는 개념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달픈 삶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으며, 박람회를 주최한 지자체는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을 시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해준 공공정원 확산의 공로자들이다. 이러한 정원박람회는 급기야 LH공사나 도로공사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참여하게 유도하여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공공정원이 활성화된 또 다른 공로자는 대형건설사들이다. 이들은 그저 그런 아파트의 조경공간을 특화정원이라는 개념으로 차별화하고, 주민들이 언제라도 정원에 담겨있는 자연성과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제 아파트단지에서도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꽃들을 볼 수 있고, 깊은 산속에서나 볼 수 있는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뒷동산을 장식하는 사초들의 군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특화정원에는 옥외거실의 기능을 하는 공간까지 만들어 답답한 집에서 벗어나 시원한 바람을 쐬기도 하고, 꽃들의 향기를 맡기도 하며, 별빛의 영롱함을 접할 수 있게 하였다. 어디 그것뿐인가. 아파트 한 편에 키친가든을 만들어서 수확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고 있으니 아파트에 살아도 시골에 지어 놓은 전원주택에 사는 것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정원이 주는 즐거움은 현재진행형에 있다. 정원은 항상 변화하는 과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원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그것의 변화되는 하나하나의 과정을 볼 수가 있고, 그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원박람회를 하면서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 조성한 작가정원이나, 아파트 단지 내에 조성한 특화정원은 정원이 변화하는 하나하나의 순간들을 볼 수 있도록 하여 정원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제 공공정원은 도시재생의 한 수단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며,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적 관점에서 계속 진화될 것이다. 그러한 공공정원에서 얻어지는 정원이 주는 즐거움은 척박한 인생살이에서 맛볼 수 있는 한 모금 감로수와도 같은 것이다.
_ 홍광표 교수  ·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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