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신기후체제의 해답, 생태적 사고와 자연환경보전

구본학 논설위원(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구본학 교수l기사입력2016-03-16
신기후체제의 해답, 생태적 사고와 자연환경보전



글_구본학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2015년이 저물어가는 무렵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하고 폐막되었다. 파리협정은 55개국 이상,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55% 이상에 해당하는 국가 등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발효되게 된다. 2020년 교토의정서가 마감되고, 파리협정에 의한 이른바 ‘신기후체제’라는 새로운 질서를 맞이하면서 몇 가지 지나간 교훈을 다시 생각해본다.

성공적인 실패(Successful Failure). 우주 한복판, 불의의 사고로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위기 속 아폴로13호는, 달 착륙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승무원들은 극적으로 귀환하여 성공적인 실패로 불린다. 원인규명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우리는 생태계 생명부양능력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된다. 2인용으로 설계된 달착륙선의 한정된 수용능력, 사고로 인해 더욱 제한된 공간에서 생존해야 하는 3인의 우주인. 물과 음식, 전기가 부족하고 무엇보다도 산소가 부족하였으며, 호흡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충분히 처리되지 못해 고농도화 되는 환경에서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생태계의 수용능력과 이에 적응하는 생태계 구성원으로서의 노력을 시사해준다.

1972년 발표한 [대기권 분석을 통해 본 가이아 연구]를 비롯하여 1978년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 발표된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지구를 그리스로마 신화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의 모습으로 그려 낸 러브록(Lovelock)의 주장은 지구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가설이다. 그의 주장은 강한 반론을 포함하여 과학적 논쟁을 이끌었다. 그는 지구상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되는 특정 개체군은 마치 암세포와도 같은 존재라고 비유한다. 인류문명을 암세포적 질병으로 비유하면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지구환경문제의 원인이 인류에게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Sepkoski and Raup(1982)에 의하면 지구 역사에서 생명의 70%이상이 사라진 5차례 대멸종(mass extinction; Big Five)이 있었다고 한다. 4억4,500만년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Ordovician-Silurian) 멸종, 3억7천-6천만년전 후기데본기(Late Devonian) 멸종, 역사상 가장 큰 피해로 약98%가 멸종되어 ‘모든 멸종의 어머니’ 또는 ‘거대한 죽음’으로 불리는 2억5100만년전 고생대 페름기(Permian) 대멸종, 2억5백만년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쥐라기(Triassic-Jurassic) 멸종, 6천6백만년전 중생대 백악기-제3기(Cretaceous- Tertiary) 멸종(K-Pg / K-T멸종) 등으로서, 산소고갈, 지구온난화, 운석충돌, 화산폭발 등 자연적 원인으로 발생했다.

그런데 다가올 제6차 대멸종 홀로세(Holocene) 멸종은, 페름기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하며 인류의 책임을 강조하여 인류세(Anthropocene) 멸종으로 부르기도 한다. 원인은 무분별한 남획이나 서식지 파괴,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구온난화 등 인류활동이 꼽히고 있다. 대멸종은 온도가 상승하고 산소농도가 급감한다거나 인류와 생태적 지위가 같은 최상위 포식자들이 사라진다는 등의 공통성이 있었고, 가장 큰 피해를 끼친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멸종의 원인이 극단적인 지구온난화라는 점에서 인류에 의해 발생될 것으로 보이는 다가올 제6의 대멸종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인류는 정말로 우주선 지구호로 비유되는 생명체로서의 ‘가이아’의 멸망을 촉진하는 암적인 존재일 수도 있다.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의지의 하나로서 신기후체제에서는 선진국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모든 국가가 공통의 목표를 위해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을 지니며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자연환경보전은 신기후체제의 목표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가이아 즉 지구의 생명을 부양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_ 구본학 교수  ·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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