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론] 한국의 가드닝은?

손관화 논설위원(연암대학교 화훼디자인계열 교수)
손관화 교수-연암대학교 가드닝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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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펜트l기사입력2016-09-22
한국의 가드닝은?



글_손관화 교수(연암대학교 화훼디자인계열 가드닝전공)


학생들이 입학한 첫 학기에 ‘가드닝의 이해’라는 과목을 가르친다. 첫 시간에는 대부분 가드닝(gardening)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데,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우리나라 웹사이트와 외국 사이트에서 가드닝을 검색해 차이점을 체크해보라 한다. 

네이버에서 ‘가드닝’을 검색하면 전체 메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항목들은 분식물 중심의 가드닝 관련 숍이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분식물 관련 자료들로 가득 차 있다. 이미지 메뉴로 들어가면 역시 분식물 사진들로 가득 차 있고 중간 중간 화단에 꽃을 심는 사진들이 있다.

구글에서 ‘gardening’을 검색하면 그야말로 정원만들기와 가꾸기에 관련된 사이트들이 가득 실려 있다. 이미지 메뉴로 들어가면 외국에서는 가드닝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실감할 수 있다. 분식물도 가끔 보이긴 하지만 실외 정원에 배치하기 위한 분식물이 일반적이다.

웹사이트 검색으로 학생들은 한국에서의 가드닝과 외국의 가드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이것은 국립국어원에서 ‘gardening’을 ‘생활원예’라고 번역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매년 새로운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오면, ‘집에서 정원가꾸기를 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정원 가꾸기를 해 본 적이 없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가드닝을 가르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정원디자인, 정원 만들기, 정원식물 등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데 그 중 가장 힘든 것이 정원관리인 것 같다. 제초, 잔디깎기, 관수, 퇴비 만들기 등 여러 가지 작업 중 제초작업을 가장 힘들어 한다. 정원 식물을 가까이에서 접해본 적이 없는데다 잡초를 본 적이 없어 뭘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패랭이잎을 잔디로 착각하고 잔디깎기로 밀어버리는 학생, 디딤돌 사이에 심어 둔 잔디를 잡초라고 뽑는 학생, 잡초를 몰라 열심히 키우는 학생, 봄에 마른 잎과 줄기를 제거하라 하면 다년초를 뿌리까지 다 뽑아버리는 학생, 비온 뒤 관수하는 학생 등 엉뚱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

이러한 상황이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한국의 가드닝은 외국과 같은 정원 만들고 가꾸기의 가드닝으로 가는 방향 하나, 도시농업과 관련해 텃밭 만드는 쪽으로 가는 방향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의 방향은 분식물 이용이다. 어쩌면 현재 우리나라의 가드닝은 분식물 이용이 중심인 것 같다.

최근 실내 디자인(interior design), 패션(fashion), 식음료(food) 등이 융합되면서 리빙 & 라이프 스타일트렌드에 의한 숍이 만들어지고 있고 여기에 가드닝이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2015년 경향하우징페어에 제 1회 리빙 & 라이프 스타일 전시가 조성되었고, 2015, 2016년 인테리어 트렌드 중 하나는 가드닝이라고 한다. 2015년 한국 패션 시장을 움직인 키워드 10개 중 다섯 번째가 ‘라이프 스타일형 소비 추구’이다. 패션이 더 이상 하나의 독립된 제품군이 아니라 푸드, 리빙, 취미 등과 결합하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체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가드닝과 접목된 패션, 카페 등 다양한 분야의 가드닝 콘셉트 매장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들 리빙 &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의 가드닝은 분식물이 중심이 되고 있는데 주로 실내 공간에 분식물을 배치하면서 가드닝이라 한다. 이것은 개인 정원이 없는 한국의 현황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 가지 현상으로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가드닝은 분식물이 대세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때 실내용 분식물 이용과 실내정원 조성을 ‘그린 인테리어’라 하며 붐이었던 적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들해지거나 일반화되었는데, 최근 공간과의 조화를 꾀하는 더욱 세련된 디자인으로 돌아오면서 ‘그린 인테리어’는 ‘가드닝’이라는 용어로 바뀌고 ‘가드닝’은 실외 분식물과 정원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용어로 이용되고 있다.

매 학기마다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가드닝은 언제쯤 활성화될까요?’라는 얘기를 하는데, 우리나라는 실외 정원이 발전하기까지 실내외 분식물 이용이 가드닝의 중심일 것 같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을 보았는데 유럽인 출연자가 자기 나라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파트에 사는데 한국은 부자들도 아파트에 사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반면 중국인 출연자는 중국에서는 부자들은 아파트에 살며 아파트의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과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다.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개인 정원이 있는 주택으로 나가는 상황은 쉽게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나도 어릴 때에는 정원이 있는 주택에서 살았는데 더 시설이 좋은 아파트로 이사 가기를 소망하다 아파트에 입성했고 지금까지 30년 이상을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정원이 있는 주택으로 나가기를 소망했지만 교수 월급으로 그 소망을 이루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서 주택 정원의 대중적인 발전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아마 공동정원, 주말정원, 동네정원, 공원, 전문 정원, 식물원 등에서 정원을 보고 느끼고 아파트에서는 분식물로 정원을 대신하진 않을까?



글·사진 _ 손관화 교수  ·  연암대학교 가드닝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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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ohn@yo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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