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정원도시] Singapore Botanic Gardens

도시재생과 생명정원도시 - 13
라펜트l박미옥 교수l기사입력2018-05-25
도시재생과 생명정원도시
제1주제_싱가포르, City in a Garden 


Singapore Botanic Gardens



글·사진_박미옥 오피니언리더
Urban Gardener, 나사렛대학교 교수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Swan Lake


들어가는 말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싱가포르라는 대도시의 한복판에 물과 녹음으로 가득 찬 생명의 근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름하야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이다. 트립어드바이저 선정 싱가포르 베스트 명소 1위... 정원도시 싱가포르에서 정원 중의 정원이라고 부를만한 곳을 찾는다면 바로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보타닉 가든으로 인해 싱가포르 정원도시가 시작되었고 또 완성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2015년 싱가포르 최초로 그리고 열대 정원으로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브라질 리우의 티주카숲과 더불어 도심 내 열대우림도 조성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싱가포르 정원 도시의 출발이며 종착점으로 평가되는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의 전체적인 현황과 생태문화적 의미와 가치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원고 작성 시점에서 미국과 북한의 613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기로 확정되었다. 세계적인 정치 이슈인 북미정상회담이 세계적인 정원도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평화와 미래에 대한 상징적 의미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창립150주년 기념 조형물

싱가포르 도심 한복판에 있는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Singapore Botanic Gardens)’은 영국인들이 설계하여 조성한 열대의 식민지 식물원이다. 아열대 섬의 화려함이 물씬 풍기도록 꾸며진 공원으로 52헥타르의 방대한 지역에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이다. 자스민, 장미, 고비 및 사막 식물 등 주제별로 꾸며진 다양한 정원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전 세계의 희귀종을 비롯하여 수천 종의 식물들이 식재되어 다양하고도 풍부한 열대-아열대 생태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국령 시대(1859년)에 창립되어 160년 역사를 자랑하며,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등재 기준을 보면, 동남아시아에서 식물 연구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했고 1917년부터 고무 재배 지배지로서 이후 고무 재배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오늘날까지 열대 식물학 및 원예학 분야에서 사상과 지식, 식견을 교류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영국의 큐 왕립 식물원(Kew Royal Botanic Gardens)의 경우 어린 묘목만을 제공하는데 반해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은 동남아시아나 세계 곳곳에서 그것을 식재하고, 재배하고, 확산시키는 여건까지 제공해왔다.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은 영국인들이 만든 열대의 식민지 식물원을 대표하는 탁월한 사례이며, 첫 개원 때의 조경 디자인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보존하고 본연의 용도를 그대로 지키고 있고, 싱가포르 지폐, 우표 등 싱가포르 상징으로서 애용되고 있다.

넓이는 서울올림픽공원 정도의 크기인 23만평(약 328km2)에 이르며, 47주의 역사적 의미를 지닌 노거수를 포함하여 3000여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고 식물표본관에는 1만 5000종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싱가포르 국화인 ‘반다 미스 조아킴’과 6만 여 그루의 난원(orchid garden)이 조성되어 있고, 어린이 전용 정원인 제이콥발라스도 인기 있다. 또한 싱가포르 5달러 지폐 모델인 ‘템부수(Tembusu)’ 나무를 중심으로 보타닉 가든의 이미지가 새겨 있다. 


싱가포르 고유종 템부수 나무 (자료 : Channel NewsAsia)


5달러 지폐의 보타닉 가든과 템부수나무

참고로 싱가포르 지폐는 4차에 걸쳐 디자인이 바뀌었는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4차 시리즈는 인물 초상을 주제로 설정하였다. 앞면에는 액수에 관계없이 초대 대통령 Yusof Ishak가 인쇄되어 있는데 그중 5달러 지폐에 정원도시 싱가포르의 상징 보타닉 가든과 템부수가 새겨져 있다.

또한 1차 시리즈는 난(orchid) 시리즈, 2차는 새(bird) 시리즈, 3차는 배(ship) 시리즈 등으로 바뀌어왔는데,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난시리즈인 1차 화폐의 1달러 지폐에는 반다 자넷 카넬리(Vanda Janet Kanealii) 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은 영국풍경식 정원에 바탕을 둔 ‘열락원(Pleasure Garden)’에서 식민지 시대의 식물 연구시설을 갖춘 ‘경제 식물원(Economic Garden)’으로, 나아가 세계적 수준의 현대적인 연구시설, 보존 및 휴양시설, 교육의 장으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1859년 개원 이래로 식물원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다양한 역사경관을 포함하며 이를 가꾸어 온 노력을 담고 있는 문화경관이다. 영국식 열대 식물원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식물에 대한 과학 지식, 특히 재배 고무의 개발 등을 포함하여 열대 식물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식물상도 다양하여, 보호수부터 식재 디자인, 역사적인 건축물 및 구조물을 포함하며, 특히 식물원이면서 동시에 과학 연구기관으로 계속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인정되고 있다.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평면도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은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며, 보존지역(Conservation Area), 수목보전지역(Tree Conservation Area), 자연지역(Nature Area) 등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중에서 자연지역은 주로 열대우림이 해당된다. 보타닉 가든에는 총 44그루의 국가보호수(heritage tree), 그리고 옛 래플스대학(Raffles College)의 주택 1~5채, 래플스 홀(Raffles Hall), 코너 저택(E.J.H. Corner House), 버킬 홀(Burkill Hall), 홀텀 홀(Holttum Hall), 리들리 홀(Ridley Hall), 주택 6채, 차고, 밴드스탠드(Bandstand) 및 스완 레이크 가제보(Swan Lake Gazebo) 등과 같은 옛 건축물 및 구조물이 보존되어 있다.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과 관련된 개발행위들은 싱가포르 계획법(Planning Act of Singapore)에 의해 수립된 ‘기본계획(Master Plan, 2014)’ 및 싱가포르 컨셉계획(Singapore Concept Plan)에 의해 정해지며, 토지이용계획은 국토의 이용 계획과 보존 관리청인 URA가 수립한다. 싱가포르의 토지 이용, 구획 획정, 개발 정책 등은 싱가포르계획법에 의거 입안된 법률에 의해 정한다. 기본계획은 정기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으며 신규 개발 사업에 적용되는 고도나 입지에 관한 지침, 보호대상 건축물이나 주위 환경에 적용되는 보존 원칙 등 구체적인 개발 통제 계획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완충지역 내의 토지는 ‘토지를 포함하는 주택 지역(Landed Housing Areas)’으로 지정되어 주택  고도와 건축물의 형태에 관한 지침에 따라 전체적으로 저층 저밀도로 유지되고 있다.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은 세계유산이면서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보타닉 가든에는 열대우림(rain forest), 진화정원(evolution garden), 향기원(fragrant garden), 치유원(healing garden), 진저정원(ginger garden), 3개의 호수(swan lake, symphony lake, eco lake),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야곱 발라스 어린이공원이 있다. 야곱 발라스는 큰 손 기부자인 야곱 발라스의 이름을 딴 어린이정원으로서 어린이를 동행해야 갈 수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키즈카페와 여러 가지 흥미 있는 전시물들이 어린이를 반긴다.


고니와 흑고니가 노니는 호수 Swan Lake

Swan Lake

보타닉 가든 내 3개의 호수는 시각적 아름다움과 함께 생물다양성을 위한 다양한 서식처를 이루고 있다. 그중 하나 Swan Lake에는 빼어난 경관과 더불어 고니와 흑고니, 그리고 수달이 사람들을 반긴다. 호수 옆 호안을 따라 산책로와 화단, 그리고 유럽식 가제보가 설치되어 있다.

또 다른 호수로는 Eco Lake, Symphony Lake 등이 있어 각각 전혀 다른 맛을 보여준다.

심포니 호수는 원래 묘포장이 있었던 자리에 조성되었다. 푸른 야생생태계를 담고 있는 정원 한복판에서 물위에 떠있는 콘서트장에서 듣는 클래식 오케스트라나 영화음악들은 정원문화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다. 심포니 호수 주변에는 야생 숲과 묘포장이 남아있다. 1960년대 리콴유 총리가 정원도시 싱가포르를 선언하며 식목 운동과 정원도시 프로그램을 시작하던 무렵에 이곳은 묘포장이 위치해 있었다. 

인공적으로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에코 호수는 인공과 자연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보타닉 가든에서 가장 원시 자연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다.


Symphony Lake


Eco Lake


보타닉 가든 안내문


진저정원 내 인공 동굴 및 폭포


열대우림
열대우림은 약 6ha의 면적에 허브, 양치류, 덤불, 관목, 교목 등 314종의 식물이 다층구조의 열대림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중 대부분은 1819년 싱가포르 이전부터 이곳에서 자라고 있던 원시림으로서 높이 50m를 넘는 수림도 분포한다. 이곳의 식물들은 대부분 싱가포르 고유종으로서 절반 이상이 싱가포르 자연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무나무, 무화과, 부다의 보리수, 정력나무 등 특이한 나무들이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끝부분에 국립난초원 orchid garden이 이어진다.


Orchid Garden 명예의 전당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국립난초원(National orchid garden)에는 3헥타르의 면적에 약 1천 여종 이상 (2천여 변종)의 형형색색의 난초가 제각각 뽐내고 있다. 중심에는 보타닉 가든 원장이었던 Humphrey Burkill의 이름을 딴 Tssm Burkill Hall과 VIP 난초원이 위치한다.

특히 200명 이상의 VIP 이름으로 명명한 명예의 전당도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왕세손 부부 윌리엄과 캐서린, 마거릿 대처, 다이아나 왕세자비, 넬슨 만델라, 이관요 총리, 영화배우 성룡, 리키 마튼 등의 이름을 딴 난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의 이름은 반다(Vanda) 윌리엄 캐서린(William Catherine), 파라반다(Paravanda) 넬슨 만델라 등과 같이 난 품종과 유명인사 이름을 마치 학명처럼 조합하여 고유명사처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인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영화배우 권상우, 배용준 등이 있다.

그 외에도 화려한 난초를 전시한 Orchidarium, 교배종을 전시한 Tan Hoon Siang Mist house, 폭포수에서 쏟아지는 차가운 물이 고산생태계의 기후환경을 이루는 Cool house 등이 있다.


Evolution Garden

evolution garden 평면도

지구 진화의 역사를 재현한 evolution garden(진화정원)은 원시 지구의 탄생부터 지질학적 시간을 지나면서 최초의 유기체가 탄생한 이후 진화해오는 지구생태계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면적 약1.5헥타르에 각 지질시대를 대표하는 식물과 경관을 재현하고 있다. 특히 거대한 고비와 소철은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과도 같이 원시지구의 모습을 연출한다.


원시지구와 식물의 진화를 나타낸 evolution garden


지질시대와 진화


evolution garden 이동통로 주변으로 진화의 시대가 바뀐다


지질시대와 식물의 진화 연대기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360만년전 지구생태계


300만년전 지구 생태계


보타닉 가든의 다양한 모습


비지터센터 입구


묘포장과 원시생태계
글·사진 _ 박미옥 교수  ·  나사렛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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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flower@kor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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