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계 이사람] 김철민 (주)한국도시녹화 대표

‘담금질 마치고, 생태복원 출사표’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05-05

메마른 콘크리트 도시의 회색 옥상을 자연이 살아 숨쉬는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옥상녹화’. (주)한국도시녹화는 옥상녹화의 1세대로 관련분야를 육성시키는데 불을 밝혀왔다.

 

(주)한국도시녹화는 동대문 DDP를 비롯해, 부산시청, 헌법재판소, 일산 롯데백화점, 그리고 최근에는 LH 진주사옥에 이르기까지 상징적인 옥상녹화 프로젝트를 수행한 장본인이다.


그런 (주)한국도시녹화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척박한 콘크리트에 꽃을 피우게 한 그 기술력을 전국토로 확대·적용시키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연환경보전사업 대행자 자격까지 갖추어 생태보전협력금반환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주)한국도시녹화는 자연지반이 아닌 콘크리트 위에 저관리 경량형 옥상녹화부터 산형습지와 논형습지, 덤불숲이 있는 옥상비오톱까지 다양한 유형의 인공지반녹화를 수행하였고, 이에 적합한 기술력을 담금질하며 진화시켰다. 그러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건전한 생태환경 만들기에 지평을 열겠다는 각오다.

 

김철민 대표((주)한국도시녹화)



 

(주)한국도시녹화의 4원칙

 

‘물순환, 폐기물, 에너지, 생물다양성’

 

김철민 (주)한국도시녹화 대표가 기업철학의 기조로 삼는 네가지 원칙이다.

 

도시 속에 물을 담고 순환시킨다는 것은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과 같다. 이를위해 인위적인 에너지 투입으로 이루어지는 것보다, 재생에너지 처럼 자연의 힘에 의해 순환되는 것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자연공간의 조성을 위해 또다른 폐기물을 만드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이러한 노력도 생물종다양성 증진이란 큰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업 설립 전부터 김철민 대표는 시민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생태환경 운동에 열과 성을 쏟았다. 옥상에 대해 사회적 인식이 미비했던 2000년대 초, ‘푸른 녹지와 사람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옥상녹화 분야에서 길을 찾은 것도 그의 관심사와 같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었고, 무엇보다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기 때문에 옥상녹화는  ‘즐거움’ 그 자체였다.

 

우리회사는 다양한 옥상녹화 프로젝트를 수행하였고, 그 중에는 랜드마크가 되는 큰 사업도 있었다. 녹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보람과 함께 즐거움을 경험했다. 그러나 우리가 만든 옥상에서 놀이와 교육으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어린이를 보았을 때, 학교 비오톱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풍성해진 생태환경에 서서히 마음을 열고 더불어 공간과 닮아가는 교장선생님을 뵈었을때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기쁨을 느꼈다.

 


LH 진주 신사옥

 


동대문 DDP

 

부산시청사, 강남구청사

롯데백화점 일산점(산형습지), 생태학습장(습지)

 


옥상녹화의 사회학

 

옥상을 푸르게 만드는 것을 넘어 그 안에 사회적 가치까지 관철시키는 (주)한국도시녹화의 실천도 김철민 대표의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김 대표는 “도시의 수많은 건물숲은 눈에 보이는 외형, 즉 화장된 모습에 치중해 왔다. 옥상은 도시의 민낯과도 같다. 각각의 건물은 도시의 구성체로서 주체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옥상녹화를 통해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옥상을 녹지로 조성하거나 유지관리하는 일로 탈북민이나, 저소득층 일자리를 풀어내는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기조성된 공간에서 어린이 교육을 위한 옥상정원 해설사도 고려해 봄직하다.

 

김철민 대표 지도로 청년사회적기업으로 스타트업 한 사례도 있다. 현재 관련학과 학생들이 (주)한국도시녹화에서 실습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모 대학에 출강하며 직접 창업에 관한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도한 학생들이 창업경진대회에서 2등이란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철민 대표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아보였다.

 

김 대표는 “옥상녹화와 연계한 청년창업을 지도하다보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학생들이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더라도, 그 이후 청년들을 이끌어 줄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나온 창의적인 아이템이 시장에서 빛을 보기란 쉽지 않다.”고 말하지만, 옥상녹화에 대한 시장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데에서 근본 문제를 찾았다.


옥상이라는 잠재적 공간에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쉽다는 그다.

 

 


“소재개발은 유지관리까지 고려돼야”

 

앞서 네가지 핵심기조 이외에도 그가 강조하는 원칙이 하나 더 있다. ‘겸손한 자세로 시장을 바라보자’이다. 이것은 (주)한국도시녹화만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로 회자된다.

 

창립초기 카탈로그에 (주)한국도시녹화는 제품과 기술 설명에 대한 비중만큼, 옥상녹화의 이해를 돕는 자료를 삽입해 놓았다. 고객과 접촉점을 찾는데 성실했다. 그리고 이제는 다양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적정한 기술과 가격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을 생각한다는 것은 관리까지 고려한 제품을 제작하고, 시공을 하고 있다는 뜻과도 닿아있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지불가능한 “비용”에 맞추어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옥상녹화 전문기업의 중첩된 경험없이는 온전히 실행하기 힘든 일이다. 

 


‘K-SOIL’ 인공토양의 새 이름

 

(주)한국도시녹화는 ‘저관리 유니트형 시스템 옥상녹화’로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지만, 논습지 등 다수의 비오톱 공간을 조성하며, 생태계 서식처로서 옥상의 잠재력을 향해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옥상녹화’로 널리 각인된 회사이지만, 이에 앞서 ‘생태’를 이해하고 서식공간을 조성해온 착한 기업이라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져있지 않았다.

 

(주)한국도시녹화의 가장 주목할 행보 중 하나가 ‘인공토양’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펄라이트’로 대표되는 인공경량토 시장에 'K-SOIL(케이소일)' 브랜드로 출사표를 던진 것.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는 것은 지역의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러지가 주원료가 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OEM방식이 아닌 발전소 현지에 인공토양 생산공장을 확보하고, 생산시설을 신설하여 직영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자원의 선순환이라고 설명하며, “버려지는 폐기물을 우리의 땅에서 되살리는 작업”이라고 했다. 하나의 재료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케이소일에 대한 김철민 대표의 애정도 각별해 보였다. 무엇보다 (주)한국도시녹화의 기업이념과도 꼭 들어맞는다.

 


K-SOIL(동대문DDP와 LH신사옥 옥상녹화에도 적용되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에너지를 투입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외에도 일반 인공토양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원자재 수입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 경량토양과 비교해 공급시 보습성이 확보되어 물공급이 어려운 현장여건에서도 포설과 동시에 식재가 가능하다. 체적 감소가 적기 때문에 종래 작업자의 보건안전과 크레임 원인이었던 비산의 위험까지 잡았다. 특히 인공지반 및 지상조경에 경량성 및 통기성 확보를 목적으로 마사토등과 혼합사용시에 최적화 되어 있다”며, 차별화된 기능을 강조했다. 케이소일은 공주대 건축공학과 팀과의 공동연구로 환경부 핵심기술과제를 수행하며 내놓은 성과로, 중금속 등 유해 성분 테스트까지 통과한 제품이다.

 

F-SOIL 역시 (주)한국도시녹화에서 출시한 토양으로, 옥상텃밭(채소)에 적합한 자연물 경량토로서, 마사토와 코코피트, 피트모스등을 최적의 배율로 섞어 식물생육에 적합한 양토이다. 5월 23일부터 KBS에서 방영되는 ‘인간의조건3 - 도시농부’에서 사용될 토양이 바로 (주)한국도시녹화의 에프소일이다.

 


더불어 함께

 

김철민 대표는 “첫 마음을 잊지않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옥상녹화와 생태적 환경조성만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왔다.”고 말한다. 생태환경복원 분야에서 ‘(주)한국도시녹화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적지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주)한국도시녹화는 2005년 환경부와 서울대로부터 “도시내 효율적인 생물서식공간 조성기술”에 관한 기술이전을 받은 것이다. 최근 5개년간(2012-2016) 환경부 EI사업 주관기관으로 서울대, 고려대등 산학연계로 “도시내 훼손된 인공지반 및 수변, 습지생태계에 유용한 자생깃대종 식물을 식재, 정착시키는 기술로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국책과제를 통해 직접 멸종위기 식물을 복원하고, 훼손지등에 적용하는 생태복원에 이미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자연환경보전사업 대행자 자격까지 갖추어 환경부 2015 생태계보전협력금반환사업인 '청주 두꺼비 대체 서식처 복원사업'과 부평, 포항의 생태놀이터 조성사업을 올해 추진중이다.

 

 

한국도시녹화와 서울대가 증식에 성공한 조름나물(멸종위기종)

 

마지막으로 김철민 대표는 “우리는 식물과 토양에 기반해 대부분의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사업 대상지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성을 증진하는 차원에서 다른 회사로 부터 배울 부분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태복원에 있어서도 ‘나’보다는 분야 전체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보고, ‘더불어 함께’라는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겠다.”며, (주)한국도시녹화의 행보를 응원해 달라고 전했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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