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_키스 바우어스
미국 환경복원업의 선구자, 미국조경가협회 회장올해 환경부가 발표한 2013년도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3가지 추진 전략을 살펴보면,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환경 조성, 선진국 수준의 환경서비스 제공,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의 정착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국토의 친환경적 관리, 물환경 관리, 기후변화 대응과 자연생태 보전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얻고자 부처 간 협업과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자연환경의 전문적·체계적인 복원을 위한 ‘자연환경복원사업’은 최근 우리 조경계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노영민 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된「자연환경보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살펴보면 자연환경복원사업의 범위를 자연환경보호지역 및 공원 훼손지 복원 등으로 확대하고, ‘자연환경복원설계사업자’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조경계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는 ‘별도의 사업 등록을 위한 비용발생, 인력채용, 중복 업무 부담과 기존에 관련 업무를 해오던 건설공사와 산림 복구·복원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에서 반대의 입장을 밝혀오고 있다.
자연환경복원은 이제 동시대의 주요한 과제이자 우리 조경계가 우리의 업역으로 확보해야할 중요한 미래의 자산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산림청 등에서 다양하게 벌이고 있는 생태하천 조성사업, 백두대간 복원사업, 생태도시 조성사업, 생태축 조성사업, 생태계보전 반환금사업 등 환경 복원 관련 사업들에 우리 조경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복원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에서 30여 년에 걸쳐 보전계획, 생태복원, 재생디자인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조경가 키스 바우어스(Keith Bowers)를 소개하고 협의의 조경을 넘어 최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자연환경복원업의 발전가능성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키스 바우어스 Keith Bowers
Biohabitats 및 Ecological Restoration and Management사 대표,
미국조경가협회 회장, 공인 습지과학자
지속가능성은 물질에 대한 것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다른 생명의 체계와 협동관계를 맺는 것이고, 우리가 생명의 진화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식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재생적 디자인을 하는 이유이고, 생태적 과정과 인간과의 관계를 재생하자는 의미입니다.
-키스 바우어스
미국 환경복원업의 선구자
키스 바우어스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성장했으며, 웨스트버지니아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미국에서 환경복원의 대표적 업체인 바이오해비태츠(Biohabitats)사와 ERM을 설립하고,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무는 대표적 협업 모델을 이끌고 있는 선구자적 조경가이다.
바이오해비태츠는 전통적 개념의 조경회사를 뛰어넘어, 생물학자, 생태학자, 지형학자, 토양학자, 지질학자, 수문학자, 토목엔지니어, 수자원공학자, 생태공학자, 그리고 조경가와 GIS전문가, 공사감리전문가 등 6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명실상부한 학제 간 협업의 산실이며, 키스 바우어스는 최고경영자로서 조경가가 극도로 전문화된 환경복원 분야에서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사례이다. 자매회사인 ERM은 50여 명의 직원으로 이루어진 시공과 사후관리 전문기업이다.
바이오해비태츠는 행정구역에 관계없이 미국을 자연환경과 문화적 아이덴티티, 지역경제의 특성에 맞게 8개의 생태지역으로 구분하고 각기 독립적이고 협력적인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30년간에 걸쳐 보전계획, 생태복원, 재생디자인 분야에서 노하우와 기술혁신을 축적해왔다. 즉 전통적인 조경의 방법론을 뛰어넘는 끊임없는 실험과 실증을 통해 복원과 조경의 양 분야가 서로 필수불가결의 관계임을 역설해왔다.
건강한 항구를 위한 계획 및 부유식물섬 조성, 볼티모어
내항 지역 재개발로 널리 알려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의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 환경적으로 건강한 경관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물놀이와 낚시를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과 실행방안을 담은 프로젝트.
바이오해비태츠가 설계하고 제작한 파일럿 프로젝트인 부유식물섬은 수질 정화와 수상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며, 2012년에는 10배의 면적으로 추가 설치되었다. 한편 버려진 잔교 구조물을 활용하여, 수처리, 서식처, 볼거리 제공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리빙피어 또한 현재 설계 진행 중에 있다.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펌핑된 물은 각종 미생물로 꽉 찬 습지를 통과하며 정화되고 캐스캐이드 형태로 배출된다.
옴니라이프 스타디움 인공습지,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49,850석의 규모를 가진 옴니라이프 스타디움은 멕시코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이며, 전체 하수에 대한 정화와 재사용 장치를 도입한 최초의 대형 스타디움이다.
매 경기마다 약 515㎥의 하수가 배출되며, 정화조에 보관된 후 매일 20,000갤런씩 인공습지로 유입된다. 바이오해비태츠에 의해 고안된 이 시스템은 살수여상법과 인공습지, 모래필터 등을 도입하였으며, 화장실수, 관개수, 청소용수 등으로 사용되기 전 최종 살균 과정을 거친다.
킹만레이크 습지 복원, 워싱턴 D.C
미 육군 공병단의 의뢰로 워싱턴 D.C 애나스코셔강의 조수성 내만인 킹만레이크 수중서식처를 복원한 프로젝트. 바이오해비태츠는 120에이커의 대상지를 종합적으로 조사, 평가하고, 생물학-지형학적인 분석과 모니터링, 그리고 수위별 서식층에 따른 식생 군집, 수질, 퇴적물 이송과 침전 등의 요소를 관찰하여 보고했다.
이러한 현장 리서치의 결과를 토대로 디자인 목표를 수립하였는데, 육상과 수상 서식처 증가, 수질을 개선하며, 준설토를 이용해서 중고층 습지와 육상 식생대를 확보하는 방안이었다.
멕시코 옴니라이프 스타디움에 하수정화를 위한 인공습지 조성
©Keith B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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