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_비톨드 립친스키

문화와 기술, 건축과 도시, 조경을 아우르는 비평가
라펜트l기사입력2013-10-01

2012년 조경계의 이슈였던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의 출품작에 대해 비평하는 『용산공원』이, 올해 2조경비평 봄에서 출간되었다.

 

스무 명의 필자들이 다양한 앵글로 용산공원의 설계뿐 아니라, 앞으로 예상되는 쟁점들을 다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의 발간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조경인들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우리와 이웃한 건축계에서는 각종 매체를 통한 다양한 비평문화가 성숙단계에 와 있고, 해외조경의 경우에도 조경 이론가 줄리아 처니악(Julia Czerniak)과 조경가 조지 하그리브스(George Hargreaves)가 엮은 『라지 파크』 등의 출간을 통해, 주요 이슈가 되는 조경 작품들에 대한 활발한 비평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하버드디자인대학원(Harvard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의 존 비어즐리(John Beardsley) 같은 훌륭한 비평가들이 조경의 근현대사 작품들을 연구하면서 창조적 비평을 통해 체계적으로 조경 이론을 정립해 나가는 모습들은 아직 건전한 비평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건축이나 조경설계 작품이 비평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보는 이에 따라 복합적이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이 얼마나 논리적인 틀에 바탕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그 비평의 무게는 천차만별이다. 비평의 순기능이 새로운창작을 위한 변증법적 발전관계에 있다고 볼 때, 비평 자체의 자율성autonomy을 목적으로 하거나, 단순히 작품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위에서 언급한 발전적 비평은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고, 새로운창작행위로 이어질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비평가들은 자신의 역할이 대중을 일깨우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것은 대중에게 어떤 특정한 건축의 경향을 좋아하라고

설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는 비톨드 립친스키의 말이 깊숙이 와 닿는 이유이다.

 

이번 달에서는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서 문화와 기술, 건축과 도시, 조경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며, 현대 조경의 창시자 옴스테드를 재조명한 『A Clearing in the Distance』를 저술하는 등 조경비평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조경가 비톨드 립친스키(Witold Rybczynski)를 소개하고자 한다.

 

비톨드 립친스키 Witold Rybczynski

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디자인학부 어바니즘 교수,

전 와튼스쿨 부동산개발전공 주임교수,

미국건축가협회 및 미국조경가협회 명예회원,

맥길대학교 명예 이학박사,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 명예 법학박사

 


제가 추구하는 비평은 설계자가 어떤 하나의 건물과 장소에서 성취하려고 한 바를 풀어서 해명하는 것입니다. 또한 설계자의 디자인 솔루션에 영향을 미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여건을 밝히려는 것인데, 건축 역시 과거의 문화적 유산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 비톨드 립친스키

 

문화와 기술, 건축과 도시, 조경을 아우르는 비평가

비톨드 립친스키는 영국 에든버러에서 2차 대전 중 망명한 폴란드계 부모로부터 태어나 런던에서 자랐고, 캐나다로 이주해 교육을 받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에서 건축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교수로 20년간 재직했으며, 펜실베이니아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후 마이어슨 어바니즘 교수로서 역시 20여 년간 재직 후 작년에 퇴임하였지만, 여전히 왕성한 집필 활동을 그치지 않고 있다.

 

17권의 저서가 있으며, 올 가을 새로운 책 『How Architecture Works - A Humanist’s Toolkit』을 출간할 예정이다.

 

그러나 비톨드 립친스키의 가장 유명한 저작은 바로 현대 조경의 창시자, 옴스테드를 다룬 『A Clearing in the Distance: Frederick Law Olmsted and America in the Nineteenth Century』이다.

1999년에 출간되었던 이 책은 기존의 옴스테드에 대한 부분적이고 저평가된 관찰을 극복하고, 19세기라는 미국의 극심한 변동기를 배경으로 하여 옴스테드로 상징되는 미국 조경의 역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철저히 사실적이고도 세밀한 문헌 연구와, 장대한 묘사로 그리고 있다. 비톨드 립친스키는 옴스테드가 가진 다양한 분야의 관심과 재능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음을 토로하고 있다. 1822년 코네티컷 하트퍼드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옴스테드는 이미 21세 나이에 상선을 타고 중국을 여행하였고, 언론인으로서 활동하며 『The Nation』 잡지를 창간하였으며, 노예제도의 폐지를 주장한 핵심적 인물이자, 남북전쟁 기간에는 현재 미국적십자의 효시가 된 위생부 장관으로 활동하는 등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변화무쌍한 인생을 소유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옴스테드가 설계한 공원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규모 공원의 도시적 역할이 크게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최이규

 

그러므로 비톨드 립친스키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옴스테드란 인물이 단지 공원 설계에 전문화된 조경가가 아니었으며, 도시의 환경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진 19세기 미국의 지식인이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마치 비톨드 립친스키 자신이 문화와 기술, 건축과 도시, 조경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해 온 삶의 궤적을 연상시킨다.

 

그는 실무 건축가로서 활동하였으며, 자신의 집을 직접 설계하고 지으면서 겪은 경험을 『My Two Polish Grandfathers』에서 보여주었다. 특히 멕시코, 나이지리아, 인도, 필리핀, 중국 등지에서 저예산 주택에 대한 실험을 현실로 옮겼다. 애틀란틱, 뉴요커, 뉴욕리뷰오브북스, 뉴욕타임즈 등에 자주 글을 발표하였으며, 새터데이 나이트, 위그왜그, 슬레이트 등의 매체에서 건축비평가로 활동하였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국 국립예술위원회의 멤버로 임명되었다. 옴스테드 전기로 앤소니 루카스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 워싱턴 빌딩 뮤지엄으로부터 빈센트 스컬리상을 수상하였다.

 


뉴욕 첼시마켓. 과거를 인정하고, 과거의 유물을 새롭게 보는 도시설계는 20세기 도시계획사가 주는 교훈이다. ©최이규

공동글 _ 박명권 대표  ·  그룹한어소시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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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park@grouphan.com
공동글 _ 최이규 지소장  ·  그룹한어소시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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