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_피엣 우돌프

시간을 다루는 가든 디자이너
라펜트l기사입력2013-12-01

뉴욕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인 하이라인은 흔히 세계적인 조경가 제임스 코너(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라인은 맨해튼 서쪽 20번가, 갱스부르에서 시작하여 10번가까지 길게 이어지는 도심지 내의 폐철도선을 녹지공간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지난 2009 6월에 1단계 구간이 완공되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당시 많은 조경가와 건축가들이 관심을 가졌던 현상공모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Keep it Simple, Keep it Wild, Keep it Quiet, Keep it Slow’라는 명쾌한 컨셉을 제시한 제임스 코너의 Field Operation Diller Scofidio + Renfro의 공동 작업이 당선되었다.

 


하이라인 18가에서 20가 사이 식재 모습
ⓒ최이규

 

뉴욕이라는 특수성, 오래된 철도부지의 재생, 도심지의 공공공간 창출, 기존 도심공간과의 연계 등의 개념들은 조경, 도시 분야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총괄 디자이너가 제임스 코너인 것은 분명하지만 하이라인이 현상공모 당시의 중요한 설계 개념이었던 ‘Keep it Wild’의 자연스러운 식생구조 재현 컨셉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었던 데는 네덜란드 출신의 정원 디자이너 피엣 우돌프(Piet Oudolf)의 역할을 빼 놓을 수 없다.

 

피엣 우돌프는 ‘뉴피레니얼 운동(New Perennial Movement), 다년생 식물 위주로 정원을 조성하자는 운동’과 ‘새로운 식재 운동(New Wave Planting)’을 전개하며 기존의 정원 식재 양식에서 탈피하여 대평원의 야생화 초원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구성으로 일년생보다는 야생화 위주의 식물군을 사용하여 선명하고 화려한 원색의 조합으로, 마치 화가의 캔버스 그림을 연상시키는 배식 기법을 연출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네덜란드의 가든 디자이너로서 시카고의 루리가든(Lurie Garden)을 시작으로, 뉴욕 배터리파크, 하이라인 등의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프레리 양식(Prairie Style)의 선구자 피엣 우돌프를 소개하고자 한다.

 

피엣 우돌프 Piet Oudolf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가든 디자이너

 


 

어떤 장소를 자연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습니다. 야생이면서, 그와 동시에 정돈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니까요.

- 피엣 우돌프

 

시간을 다루는 가든 디자이너

피엣 우돌프는 공공 공간에 대규모의 다년생식물 정원을 조성하는데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는데, 특히 자연스런 야생 초지의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기존 정원과는 달리 분산된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증명해왔다는 특징이 있다.

 

자연 초지의 특징은 한두 개의 우점종이 절대적인 면적을 차지하고 많은 종류의 다른 식물들은 매우 적은 양으로 군데군데 흩어져 생장한다는데 있다. 흔히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은, 배경이 되는 키 큰 풀이 아니라, 점적으로 흩어져있는 강렬한 색의 화초나 키 작은 관목들이다.

 

피엣 우돌프의 정원은, 이러한 초지의 복잡한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되 감각적인 혼란을 방지하는 장치들을 동시에 탑재하고 있는데 그 묘미가 있다. 수백, 수천 종의 식물 개체가 각각으로 흩어져 존재하는 자연적 초지형 서식처에서, 인간의 시각적 판단력으로는 그 복잡함과 스케일을 해석해낼 수가 없다. 피엣 우돌프는, 단위 면적 당 식물종의 수를 제한하고 그룹으로 묶어서 식재하는 한편, 사이 공간은 멀칭을 하거나 자갈 등을 사용하여 보이는 지표면에 뚜렷한 경계를 설정해놓고, 각 식물들이 고유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도록 디자인해 놓았다. 이를 통해 우리의 눈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휴먼스케일로 초지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했다는데 그 요체가 있다.

 


뉴욕의 배터리파크
ⓒ최이규

 

식물의 반복적인 등장이나 관목의 적절한 크기 유지를 위한 관리 등은 야생 서식처에서 일어나는 패턴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다. 에키네시아를 키 큰 풀 사이에 띄엄띄엄 배치하는가 하면, 관목을 정기적으로 잘라줌으로써 수고를 제한해 다른 초지 식물과의 균형을 유지하고, 분주를 촉진해 흥미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도 인위적인 정원기술을 이용해 자연적 느낌을 고취시키는 수단이다. 가을이나 겨울에 특히 돋보이는 것은 부드럽고, 가냘프며, 흐릿한 컬러의 키 큰 풀 사이로 짙은 컬러와 강렬한 형태, 딱딱한 질감의 다년생초를 섞어서 배치하는 방법인데, 이 또한 자연 초지에서 일어나는 패턴을 휴먼스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트레이싱지를 이용해 식재 플랜 상에서 레이어 를 주는 것도 다른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단일한 잔디 종의 매트릭스와 그 사이사이에 그룹핑된 다른 키 큰 풀이 배치되는 것이 하나의 겹이며, 다년생 초화류가 매우 성긴 군식 형태를 보이는 것이 그 위에 겹쳐지는 레이어가 되는 경우이다. 하이라인의 남쪽 입구부에는 자작나무 아래로 사초류가 심겨 있는데, 이것 또한 자연에서 관찰한 것을 토대로 한 레이어링 방식이다.

 

그의 정원에 식재된 식물들의 다양한 감각요소들, 질감과 향기, 컬러 등은 비단 꽃 뿐 만 아니라 줄기와 잎, 씨앗주머니 등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피엣 우돌프와 함께 찾은 9월 말의 하이라인에는 키 큰 풀에서 발산하는 향기가 진동하고 있었다. 계절적 변화성과 시간에 따른 변화의 모습은 그의 정원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이다. 내음성을 가진 식물들의 독특한 잎 모양과 컬러가 야릇하고도 이국적인 풍취를 자아내기도 한다.

 

한편 2002년부터는 뉴욕 배터리파크의 가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데 참여하였다.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는 맨해튼 최남단에 위치한 ‘기억의 정원’과 양버즘나무 아래의 숲에 다년생식물 화원을 조성했고, ‘배터리 자전거길 정원’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계획 중에 있다.

 

최근에는 웨스트스트리트변의 골드만삭스 본사 건물의 정원을 완공하였으며, 현재 뉴욕에서 다양한 개인 정원 및 공원의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저서로는, 노엘 킹스버리와 공저한 『Designing with Plants, Planting Design, Landscapes in Landscapes, 그리고 최근에 출간된 Planting: A New Perspective』가 있고, 마이클 킹Michael King과 공저로 『gardening with GRASSES, 헹크 게릿슨Henk Gerritsen과 공저로 『Dream Plants for the Natural Garden, Planting the Natural Garden』이 있다.
공동글 _ 박명권 대표  ·  그룹한어소시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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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park@grouphan.com
공동글 _ 최이규 뉴욕지소장  ·  그룹한어소시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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