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생태문화] 아르헨티나 이구아수국립공원
남미생태문화 탐방,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8라펜트l박미옥 교수l기사입력2017-01-05
Human Nature & Culture 남미생태문화 탐방기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8
아르헨티나 이구아수국립공원
글·사진_박미옥 오피니언리더
나사렛대학교 교수

이구아수국립공원 입구
아르헨티나 이구아수국립공원(Iguazu National Park; Parque Nacional Iguazú)
악마의 목구멍을 비롯한 upper circuit 및 lower circuit을 따라 분포하고 있는 크고 작은 폭포들은 이구아수국립공원 안에 위치한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브라질 이구아수국립공원과 더불어 이구아수폭포를 중심으로 주변의 열대우림 지역에 걸쳐 분포한다. 193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8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으며, 자매 공원이라 할 수 있는 브라질 쪽 국립공원은 1986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

아르헨티나 이구아수국립공원 안내도
이구아수국립공원은 고온다습한 열대 및 아열대우림지역으로서 풍부한 강수량과 더불어 이구아수폭포는 물론 이구아수강에서 뿜어져 나오는 극도로 습한 기후로 인해 종다양도가 매우 높고, 특히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더구나 이 지역은 심하게 위협받고 있는 대서양 연안의 산림생태계의 마지막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생태적 가치가 중요하고 수자원 보존량과 종다양도 등 생태계서비스 가치가 매우 높다. 2,000여종 이상의 식물, 400여종 이상의 조류, 80여종 이상의 포유류 등이 있으며, 지난 브라질 이구아수국립공원 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카이만, 재규어, 하피이글 등을 비롯한 희귀종들이 많아 생태적 중요성이 높다.

이구아수국립공원 기념품과 토산품 판매

이구아수국립공원 비지터센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비교
나이아가라폭포를 경험한 사람들은 미국 쪽 폭포에 비해 캐나다 쪽 폭포가 더 웅장하고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캐나다에서는 나이아가라폭포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고 한편으로 바로 눈앞에서 대홍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웅장한 물줄기를 경험할 수 있는 반면, 미국 쪽에서는 멀리서 그것도 정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운 느낌을 갖곤 한다. 이구아수폭포에서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쪽 폭포를 모두 경험하면서 느낌을 정리해보았다.

악마의 목구멍에 이르는 데크와 이구아수강
폭포를 포함한 국립공원 전체를 생각하면 브라질 쪽은 이구아수국립공원 면적이 아르헨티나에 비해 훨씬 크지만, 이구아수폭포에만 국한하면 브라질 쪽 폭포는 약 20% 내외로, 폭포 자체의 멋은 아르헨티나 쪽이 양적으로도 많다. 악마의 목구멍과 같은 드라마틱한 멋과 아울러 크고 작은 다양한 멋진(!) 폭포들의 색다른 모습들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브라질 쪽에서는 아르헨티나 쪽 폭포를 비롯한 전체적인 폭포 전경을 파노라마처럼 즐길 수 있고, 비교적 평탄한 동선을 따라 폭포에 접근하여 쏟아지는 폭포수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또 다른 멋이 있다.
또 하나, 브라질 쪽 국립공원과 폭포는 인공화된 모습을 더 많이 지니고 있기에 비교적 짧은 시간에 편하게 이동하거나 감상할 수 있지만, 아르헨티나 쪽은 이동거리도 길고 좀 더 자연 속을 다녀야 하며 시간도 브라질에 비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다소 불편한 점은 있다. 그래도 자연의 웅장함과 일체감을 온 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멋진 체험을 제공한다.
정글과 폭포 체험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지난 글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브라질에서 4륜구동차를 타고 정글투어와 스피드보트를 타고 폭포에 접근하여 쏟아지는 물벼락을 경험하는 마꾸꼬사파리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에도 이와 유사한 정글어드벤처가 있다.
이구아수, 보전과 훼손

이구아수국립공원의 IUCN 보전전망(자료 : IUCN)
이구아수국립공원의 가치는 압도적인 폭포와 아열대 정글 외에도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가치 있는 생태자원에 있다. 그러나 IUCN은 이구아수국립공원의 보전전망(Conservation Outlook)을 심각한 관심 수준인 SC(Significant Concern)으로 분류하고 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기능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와 지속적인 보전 노력이 수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으로서의 이구아수 생태계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이렇게 이구아수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자연환경의 질적 저하와 더불어, 사냥, 생물학적 격리, 상류 댐으로부터의 유입량의 변화, 인근 댐건설, 기후변화에 의한 잠재적 생태계 변화 등을 들고 있다.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자연생태계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사냥 등을 저감할 수 있다. 그런 반면에 생물학적인 고립, 광범위한 서식지 파괴, 상류부 댐의 영향,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이동 및 훼손 등과 같이 국립공원 외부로부터 위협받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저감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와 같이 이구아수폭포가 지니는 자연그대로의 멋은 불규칙한 강 수위변화, 관광 및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인프라구축, 지속적인 탐방활동 등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구아수국립공원 생물다양성 안내판
CIES (Centro de Investigaciones Ecologicas Subtropicales)
아르헨티나 이구아수국립공원에는 아열대 생태계 연구센터인 CIES가 위치한다. 이구아수국립공원이 위치한 지역은 아열대 원생림인 ‘selva paranaense’ 생태권역 지역으로서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수많은 고유종들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보호구역인데 자연적 인위적 원인으로 심각하게 훼손되어 점차 축소되고 있다. CIES에서는 이러한 ‘selva paranaense’ 생태권역을 보전하고 복원하기 위한 연구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구아수국립공원 아열대 생태연구센터
대항해시대(Age of Discovery)와 토르데시야스 조약
지난 글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이구아수폭포 및 국립공원 일대는 원주민 과라니족의 삶의 터전이었으나 대항해시대 유럽인과 남미의 패권전쟁의 하나인 3국 동맹전쟁 등에 의해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3국 동맹전쟁에 대해서는 지난 글에서 자세히 소개한 바 있으며, 이 글에서는 15-18세기 대항해시대(대발견시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땅 나누기의 산물인 토르데시야스 조약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소개한 바와 같이 이구아수폭포는 영화 미션의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이구아수폭포 및 주변 밀림을 근거로 살아가는 원주민 과라니족은 그들을 조상대대로 살아온 터전으로부터 몰아내려는 새로운 지배자 포르투갈 군대와 맞서 싸운다. 그리고 그 선두에 예수회 소속 신부 가브리엘과 노예사냥꾼으로 살다가 살인을 저지르고 복역 중에 회개하여 신부가 된 멘도사 등이 앞장서 원주민과 함께 싸우다가 순교한다. 미션의 무대는 인근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이다. 이 일대는 대항해시대 남미의 대부분을 장악했던 스페인의 지배아래 예수회 신부들이 선교마을인 신정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으나, 토르데시야스 조약 등으로 포르투갈의 지배체제로 편입되면서 과라니족을 몰아내려는 유럽 지배자들에 반발한 신부들이 원주민과 함께 맞서 투쟁하다 순교하는 것이 영화 미션의 기본 골격을 이룬다. 참고로 예수회는 1534년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에 의해 창설되었으며, 원주민이 비록 이교도일지라도 창조의 일부분으로 존중해야 하며 이를 선교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사상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교황칙령 및 토르데시야스조약과 사라고사조약 경계(자료: Cross the Vatican line)

이구아수국립공원 주변 예수회 신정공동체 분포
이러한 비극의 이면에는 대항해시대 지배권에 대한 유럽 국가들만의 나눠먹기가 있었다. 남미는 크게 스페인 언어권과 포르투갈 언어권으로 나눌 수 있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 외의 국가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데 이렇게 된 배경에는 15~18세기 대항해시대(대발견시대; Age of Discovery)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쟁에서 비롯된다. 이 시기는 동양에서도 15세기 초반 정화의 대항해(1405-1433) 등 해상무역이 절정에 이르던 시기로서 정화의 해상루트는 중국에서 베트남과 보르네오, 자바, 말레이, 수마트라 등을 거쳐 스리랑카와 인도 남부, 아라비아반도에서 홍해를 지나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 이르기까지 인도양 대부분과 남태평양 서부 일대를 아우르는, 당시로서는 최대의 항로를 개척하였다.
유럽 국가들의 적극적인 대항해가 시작된 이후 포르투갈의 엔히크로부터 콜럼버스, 바르톨로메우디아스, 바스쿠 다가마, 카브랄, 발보아, 마젤란 등 탐험가들이 지구를 누비며 (유럽인들의 시각에서) 새로운 땅을 개척하였고, 아즈텍을 멸망시킨 코르테스나 잉카를 정복한 피사로와 같이 잔인한 정복자들도 이들을 거들게 된다.
대항해시대 초기 1418년부터 포르투갈의 항해왕자로 불리는 엔리케(엔히크)의 후원아래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지속적으로 탐험을 지속했던 포르투갈은 1479년 알카소바스 조약(the Treaty of Alcaçovas)을 통해 카나리아제도와 보자도르곶 남쪽에서 새로 발견되는 땅을 그들의 소유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1492년 스페인 이사벨여왕의 후원을 받은 콜럼버스가 아프리카를 돌아 동쪽으로 가지 않고 대서양을 건너 서쪽으로 가면 더 쉽게 인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마침내 서인도제도를 발견하였다. 문제는 당시 발견했던 쿠바, 바하마, 아이티 등 서인도제도가 보자도르곶 남쪽에 위치하다보니 포르투갈 주앙2세가 소유권을 주장하였고 이에 많은 후원을 했던 스페인이 반발하면서 분쟁이 발행하였고 새로운 협약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1493년 교황 알렉산더6세 칙령(Inter Caetera)에 의해 카보베르데 군도 서쪽 100리그(550km) 지점인 서경38도를 기준선(the Pope's line)으로 서쪽은 스페인 동쪽은 포르투갈이 각각 소유권을 인정한 바, 포르투갈의 재합의 요구에 따라 1494년 토르데시야스 조약(The Treaty of Tordesillas)에 의해 서경43도37분(카보베르테 군도 서쪽 370리그)을 기준선으로 설정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브라질 지역이 포르투갈에 속하게 되었다. 이후 1529년에는 사라고사 조약(The Treaty of Saragossa)에 의해 태평양 지역의 동경144도30분을 기준으로 경계선을 설정하게 되었다. 이들 조약에 의해 포르투갈은 동방을 향해 중국(명), 인도, 말레이시아 등으로 진출하였으며, 중국에 마카오를 건설하였고, 우리나라(조선)와 일본도 포르투갈의 영역에 속한다. 이때 마카오에 진출했던 포르투갈 흑인 용병이 ‘해귀’라는 별명으로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대와 함께 참전했던 기록이 있다. 토르데시야스 조약 문서는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런 이유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구아수국립공원의 아열대생물권

이구아수국립공원의 식물상

이구아수국립공원의 식물상

이구아수국립공원 식물

국립공원 내 목재 안내판

국립공원 내 Green Trail

아르헨티나 이구아수국립공원 답사를 마치면서...

국립공원 레스토랑

국립공원 내 시설물
- 글 _ 박미옥 교수 · 나사렛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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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flower@kor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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