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생태문화] 타킬레 섬 Knitting Men

남미생태문화 탐방,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21
라펜트l박미옥 교수l기사입력2017-04-21
Human Nature & Culture 남미생태문화 탐방기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21

타킬레 섬 Knitting Men



글·사진_박미옥 오피니언리더

나사렛대학교 교수




맑고 투명한 푸른 하늘과 검푸른 바다 같은 호수, 티티카카호는 한 폭의 풍경화나 그림엽서처럼 언제 어디서든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준다. 가히 하늘 위 바다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티티카카호 위로 토토라 다발로 만든 바루사(Barusa)라는 배를 타고 생활하는 고대 잉카인의 숨소리를 그대로 전해오고 있다. 티티카카는 현실이지만, 잉카 이전의 까마득한 고대의 전승을 지금까지도 전해오는 전설이기도 하다. 1862년 증기선이 첫 항해를 시작하였으며 지금도 항해가 가능한 호수로는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타킬레 섬 ( Taquile Island )


뜨개질하는 남자

어렸을 적에 집에서 뜨개질을 배운 적이 있다. 학교에서 수업으로 배우는 기법과는 또 다른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서툰 뜨개질로 가족들의 옷과 집안 장식을 하고는 스스로 자랑스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티티카카의 원주민들이 제각각 고유한 특징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곳 타킬레에는 다른 원주민들과는 다른 또 다른 전통이 있다. 타킬레섬은 직물공예로 유명하며 남녀노소 모두 일상생활을 통해 그들만의 전통적 방법으로 직물을 짜고 옷을 만들어 입는데,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어 지난 2005년 유네스코에 의해 ‘Taquile and Its Textile Art’라는 이름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특히 타칼레 섬의 남자들은 8세가 되면 뜨개질을 시작한다고 한다. 뜨개질 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들이 쓸 모자를 뜨개질하는데, 그들의 모자는 무늬와 색깔 하나에도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총각은 빨간 색깔에 흰색 바탕의 모자를 쓰고 유부남은 전체가 빨간 색깔 모자를 쓴다고 한다. 타킬레 남자들은 결혼할 때가 되면 자신이 빨간색 모자를 손수 뜨개질해서 준비한다고 한다.

또한 여성들은 울(wool)을 짜고 채소와 미네랄을 이용해서 울을 염색하여 지역사회에서 사용할 두 있도록 한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새겨진 넓은 허리띠라든가 기타 다양한 일상생활을 위한 문화적 유산을 지켜오고 있다.

타킬레 사람들은 잉카의 도덕적 규범이라 할 수 있는 ‘ama sua, ama llulla, ama qhilla(도둑질 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게으르지 말라)’를 지켜오고 있다. 타킬레 사람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혁신적 사고를 지니며, 대체로 70년대 무렵부터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지속가능한 생태문화관광의 모델로서 홈스테이, 전통 수송수단, 전통숙소와 문화행사, 지역 가이드 등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농작물 연작을 위해 6개 구역으로 나누며, 송어를 비롯한 어로행위와 계단식 농경지에서 감자 등의 원예작물을 재배하고 매년 4만여 명에 이르는 관광객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다.

타킬레섬은 스페인 식민지시대부터 20세기까지 교도소로 사용되다가 1970년에 무렵부터 타킬레 족의 영토가 되었고, 현재 인구는 약 2,200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섬 정상부에서는 잉카시대 유적이 발견되어 고대부터 섬을 기지나 마을이 위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우로스, 따낄레, 아만따니섬 위치


타킬레 사람들... 투명한 하늘과 짙푸른 티티카카호가 만드는 수평선은 하나의 작품이다.


타킬레 관문 부두


뜨개질하는 타킬레 할배와 어린이


짙푸른 티티카카와 하늘로 빛나는 타킬레


전통 레스토랑


타킬레섬의 이모저모. 왼쪽 위 : 경사지를 이용한 계단식 농경지. 오른쪽 : 중앙 광장 입구


따낄레섬 입구 및 입장권


타킬레 마을 입구 종탑과 중앙광장


전통 직물을 입은 원주민


타킬레의 전통마을


타킬레 고유의 조형물로 축조된 마을 입구 및 광장 입구


타킬레 가는 길... 멀리 마을 앞으로 검은 연기가... 쥐불놀이?



티티카카의 다른 섬들...
◈ 아만타니 (La Isla Amantani)

페루 쪽에 속한 티티카카에는 지난 글에서 소개한 우로스와 타킬레 그리고 아만타니 등 3섬이 중심이 되고 있어 티티카카 3총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타킬레섬 북쪽에 위치하는 작은 섬, 아만타니는 잉카 이전의 유적이 남아있는 섬으로서 약 15㎢의 원형 섬에서 약 4,000명의 케추아어를 하는 주민들이 10개의 지역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민박을 하는 경우 각 마을 주민들이 일종의 짝짓기를 통해 몇 명씩 안내한다. 원주민들은 공동생산, 공동분배의 사회 원칙을 바탕으로 의식주의 100%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2개의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비탈면 계단식 농경지에서 기계나 가축이 아닌 인력에 의한 전통적 농사법으로 밀이나 감자 그리고 채소를 경작한다.

아만타니에서는 안데스 사회의 번영과 현대 사회가 조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1월 20일에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농경사회 고유의 ‘빠차타타’ 축제가 열린다. 또한 아만타니 섬은 아마탄이라 불리는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고 있는 섬으로, 두 개의 아주 훌륭하고 강한 아푸스 - ‘태양의 신’ 빠차따따(아버지 땅) 아푸와 ‘대지의 여신’ 빠차마마(어머니 땅) 아푸 유적이 있는데, 이들 유적은 종교적으로 매우 신성시되어 일 년에 한 번 있는 축제일을 제외하고는 들어갈 수 없다. 

자수와 아름다운 천으로 민족의상을 잘 보존하고 있어, 여성들은 천과 이불 폰초스와 추스파스(가방) 리즐라스를 짜고 남성들은 출로스(모자)를 만들고 농사에 종사한다. 농사지을 때 소는 없이 두 명의 남성이나 두 명의 여성이 땅을 쟁기를 이용한다. 아만타니 사람들은 대부분 카니후아(수수)이나 퀴노아 보리 같은 자연 음식을 먹는다.

◈ 태양의 섬 (Isla Del Sol)


태양의 섬 안내판

우리 단군신화에서는 하늘을 다스리는 환인의 아들 환웅이 거울, 칼, 구슬 천부인(天符印)을 들고 태백산 신단수로 내려와 세상을 열었다고 한다.

태양의 섬은 잉카의 창조 신화가 전해 내려오는 신성한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 세상의 첫 번째 태양빛이 티티카카에 내려왔는데, 대지의 어머니인 빠차마마의 땅에 태양의 아들이자 잉카문명의 창시자인 망꼬까빠끄(Mingco Capak)가 그의 누이이자 아내인 마마 오끄료(Mama Okuryo)와 함께 호수에 내려와 태양의 섬에 강림하여 잉카제국을 건설했다고 한다. 까빠끄는 신성한 황금지팡이를 들고 북쪽으로 향해 살만한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지팡이가 저절로 꽂히는 곳에 도읍지를 건설하였다. 그곳이 다음 글에서 소개할 잉카제국의 400년 도읍지인 쿠스코다. 망꼬까빠끄는 쿠스코로 가면서 안데스 사람들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가르쳐 잉카문명을 일구게 했다고 한다.

태양의 섬은 볼리비아 측 티티카카에 위치해 있으며, 땅은 바위가 많고, 언덕진 섬이며, 척박하다. 차량이나 포장도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섬에 거주하고 있는 약 800 가구의 주요 경제 활동은 농경과 어로 관광업이다.

◈ 달의 섬 (Isla De La Luna)

달의 섬은 태양의 섬에서 동쪽으로 위치하고 있다. 이 두 섬은 모두 볼리비아 라파스 주에 속해 있다. 잉카 신화의 전설에 따르면, 달의 섬은 비라코차가 달이 떠오르라고 명령했던 곳에 위치하고 있다. 잉카의 수도원으로 추측되는 유적이 동쪽 해안에 위치해 있다.

그들이 세계의 지붕이라고 믿었던 안데스, 그중에서도 이이마니(6,452m)는 산중의 산이라고 불리며 날씨를 관장하는 기상의 신 투나푸가 사는 성지로 전해온다.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상의 신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보니 투나푸가 사는 이이마니에서 잘 보이는 곳에 땅의 신을 모시는 달의 신전을 세웠다. 그곳이 바로 달의 섬이다.

달의 신전은 물의 신전을 겸하여 출산과 생산을 관장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곳 달의 섬 돌계단 위 달의 신전은 여인들이 자식을 낳기 위해 정성스럽게 기도하는 성지이기도 하다.



글·사진 _ 박미옥 교수  ·  나사렛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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