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생태문화] 하늘 아래 첫 동네 푸노, 지상에서 가장 높은 티티카카호

남미생태문화 탐방,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19
라펜트l박미옥 교수l기사입력2017-04-07
Human Nature & Culture 남미생태문화 탐방기
세상에 없는 경험,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 19

하늘 아래 첫 동네 푸노(Puno),

지상에서 가장 높은 티티카카호(Titicaca)




글·사진_박미옥 오피니언리더

나사렛대학교 교수



해발 3,996m. 하늘아래 첫 동네 푸노와 지상에서 가장 높은 티티카카호.

훌리야카에서 씨유스타니 유적지와 푸른 호수를 지나 잉카의 전설이 숨어 있는 티티카카호를 향했다. 티티카카호는 배를 탈 수가 있어 보다 가까이 잉카문명의 시작을 느낄 수 있다. 호수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호수 중에서는 지상에서 가장 높은,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훌리야카에서 씨유스타니 유적지를 거쳐 우리 일행은 하늘아래 첫 동네 푸노에 이르렀다. 그리고 공포의 고산병으로 시달리며 힘겨운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티티카카호 물살을 가로지르며



푸노 (Puno)


푸노와 티티카카호 위치


푸노는 페루 남부 푸노주의 주청사 소재지로서 티티카카호반 최대의 도시이다. 1688년 스페인 정복 이후 페드로 안토니오 페르난데스 데카스트로 부왕에 의해 파우카콜라 지방 주도로 세워졌다. 첫 이름은 ‘산 후안 바우트스타 데 푸노’라는 도시이며, 이후 스페인 왕 카를로스 2세를 기념하기 위해 ‘산 카를로스 푸노’로 변경되었다.


다른 여타 도시와 마찬가지로 유럽식 도시이다. 시의 중심부에 아르마스 광장과 대성당이 배치되었으며, 잉카의 성스러운 동물 콘돌, 퓨마, 뱀 등의 동상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푸노 시가지. 해발고도 3996m를 넘는다.


푸노와 티티카카호


안데스 지역에서 가장 힘든 것은 고산병이다. 약 3500m 이상 올라가면 독감증세에 호흡이 곤란해져 숨이 가쁘고,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멀미나 배앓이 등 고산병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산병을 논할 정도로 높은 고산지대가 없고, 남북한 통틀어 백두산을 꼽아도 2750m로서 고산병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그 심각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비아그라’ 계열의 약에 대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일이 있다. 그때 해명한 부분의 하나가 바로 해외순방 시 고산병 예방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일행도 그랬다. 미리 이 일대를 다녀갔던 일행 중 한명이 비아그라를 잔뜩 준비해 온 것이다. 일일이 의사의 처방을 받아 구입했다니 그 준비성과 정성에 새삼 감탄한다. 그런 준비성 덕분에 우리 일행은 약간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릴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고산증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일행 중 한두 명은 고산증을 넘어 고산병으로 발전해 호텔에서 산소마스크를 쓰고 침대에 누워야 할 정도로 심한 증세에 시달려야만 했으니 고산병이 무섭긴 한가 보다.


산소마스크



푸노시내에서 바라 본 티티카카



티티카카호를 끼고 발달한 푸노 시가지

매년 2월 페루의 푸노에서는 ‘칸델라리아 성모 축제(Festivity of Virgen de la Candelaria)’가 개최된다. 가톨릭 전통과 안데스 세계관의 상징적인 요소들이 강조된 종교적·축제적·문화적 성격을 지닌 활동이다. 우리 일행이 푸노를 방문한 것은 여름인 7월이므로 아쉽게도 칸델라리아 축제를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여기 관련 자료를 참고해서 간단히 소개해본다.


‘칸델라리아 성모 축제’는 2월의 첫 2주 동안 개최되는데, 2월 2일이 가장 중요한 날이다. 그러고 보니 2월 2일은 ‘세계습지의 날’이기도 하다. 축제는 지극히 종교적인 의식인 동시에 문화적인 성격으로서 가톨릭 복음화의 과정과 히스패닉 이전 시대로부터 기원한 종교적인 신앙을 결합하여 축제 요소를 발굴하고 서로 어우러진다. 2월 2일이 되기 전 9일의 준비 기간 동안 수차례 미사가 열린다. 2월 1일 동틀 무렵에 새벽 미사가 열리고, 오후에 회합, 운반, 정화의 의식인 ‘덤불 태우기(qhapos)’ 등으로 이루어진 유서 깊은 수태고지 의식이 개최된다.


성모마리아상을 전통적인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푸노 시내로 옮기는 퍼레이드 행사로 시작되며 페루 전역에서 수많은 춤꾼과 음악가들이 모여든다. 전통 축제는 케추아(Quechua)족과 아이마라(Aymara)족의 전통행사로서 고대의 전통문화의식을 이어오고 있다.



푸노로 가는 길



푸노의 새벽



티티카카호(Lake Titicaca)

하늘아래 첫 호수...

푸노 시가지를 끼고 바다처럼 퍼져있는 티티카카호는 해발고도 3,812m 알티플라노 고원산지에 있으며,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을 이루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고 하여 하늘아래 첫 호수라 불린다. 물론 더 높은 곳에도 호수들이 있지만 배가 다니고 일상생활을 통해 인류와 함께 하는 호수로는 티티카카호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푸노에서 본 티티카카호


현재까지 알려진 자료에 의하면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 안데스에 위치한 오호스델살라도호(Nevado Ojos del Salado)가 해발 6,390m로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며 수심 10m, 직경 약 100m에 이른다. 그 외에도 6,000m급으로 히말라야 티벳에 위치한 롱북호(East Rongbuk), 라그바호(Lhagba), 창체호(Changtse), 5,000m급으로 티벳의 리동라보호(Ridonglabo), 칠레의 아카마라치호(Acamarachi), 아구아스 칼리엔테스호(Aguas Calientes), 이란의 다마반드호(Damavand), 칠레와 볼리비아 국경의 리칸카부르호(Licancabur)와 포퀴엔티카호(Poquentica) 등이 있다.


티티카카는 페루의 푸노, 볼리비아의 라파스에 인접한다. 티키나해협에 의해 북쪽의 크고 깊은 그란데(큰 호수)와 남쪽의 작고 얕은 우이냐이마르카 또는 페께뇨(작은 호수) 등 두 부분으로 나뉜다. 티티카카의 물은 안데스 산지의 빙하가 녹은 물과 강우에 의해 흐르는 라미스강, 코아타강, 야베강, 우안카네강, 수체스강 등의 5대 하천과 20여개의 작은 하천으로부터 담수가 유입되고 있으며 전체 담수량의 약 5% 정도가 남쪽 데사과데로강으로 흘러나가고 대부분 증발된다. 수심은 평균 130m로서 최대수심은 280m 내외, 면적 8,000㎡를 약간 넘는다.



티티카카호는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을 이룬다. 가운데 붉은선이 국경.



티티카카호를 가르는 크루즈


티티카카는 생태적, 역사적 의미로 가치가 있어 람사르습지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티티카카에만 서식한다는 희귀종 물고기를 비롯한 조류와 어류의 서식처로서 생태적 가치가 높다.


아울러 티티카카호는 잉카의 전설을 포함한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태초에 첫 번째 햇빛이 티티카카로 비쳤고 대지의 어머니인 빠차마마의 땅에 태양의 아들인 망꼬까빠끄가 내려와 잉카제국을 건설하였다. 그가 내려온 땅이 태양의 섬이며, 그의 누이이며 부인인 마마 오끄요와 함께 첫 문명을 시작하였다고 전해온다. 또한 호수 주변에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퓨마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예부터 잉카인들은 퓨마를 신처럼 숭배하였다고 하는데, 특이하게도 티티카카의 모습이 퓨마와도 닮았다고 하여 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호수 바닥에는 포장된 도로와 건물벽 등 문명의 흔적이 발견되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 고고학계를 중심으로 조사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스페인군에 붙잡힌 잉카제국의 황제 아타왈바의 석방조건으로 전국의 황금을 모으던 중, 황제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아 그 많던 황금을 모두 호수에 감췄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아직도 많은 탐험가들이 황금을 찾아 행운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얘기로는 비행접시가 호수 속으로 사라졌다고 하는 소문이 떠돌고 있기도 하다.


호수 안에는 4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분포한다. 그중에서도 태양의 섬, 달의 섬, 티티카카섬, 우로스섬, 타킬레섬, 아만타니섬 등이 유명하다. 이들은 대부분 서로 다른 원주민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으며, 육지에 전혀 오르지 않고 호수에서 평생을 지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로스섬과 타킬레섬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티티카카의 어류와 조류



하늘아래 가장 높은 곳 푸노와 티티카카 호수를 향하여 이른 새벽 여명을 밝힘



티티카카호 방문객센터


티티카카호는 전설을 안고 있다


티티카카호수로 진입하는 푸노 부둣가에 언뜻 지나치기 쉬운 낡은 건물이 외롭게 서 있다. 바로 티티카카의 생태와 문화적 가치를 소개하고 있는 방문객센터이다. 찾는 이가 없어서인지 문이 굳게 잠긴 채 반쯤 허물어져 있고 벽과 주변의 빛바랜 전시물들은 힘겹게 매달려 있다.


그 옆 부둣가 광장에서는 탐방객을 맞는 원주민 연예단들이 춤과 노래로 떠들썩하게 환영한다. 원주민 고유의 문화가 녹아있는 독특한 춤사위와 율동을 곁들인 노래가 신선하다. 멋진 전통의상으로 한껏 치장한 그들은 잉카시대 이전부터 티티카카를 지켜온 인어의 후예들이 아닌가 싶다.


다음 글에서는 티티카카를 지켜온 진정한 티티카카의 주인인 우로스섬과 타킬라섬 원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티티카카에서 본 푸노 시가지와 호수



티티카카의 물새는 날아오르고...



티티카카호의 토토라는 뿌리가 서로 얽혀 물 위에 떠다니며 그 위로 마을이 형성




티티카카호



비지터센터 전시물



찾는 이가 없는 티티카카 보호구역 비지터센터



티티카카의 하늘과 구름



티티카카의 미녀 인어들이 춤과 노래로 환영해준다




티티카카호를 누비던 옛 선박의 돛대를 상징한 조형물

글·사진 _ 박미옥 교수  ·  나사렛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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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flower@kor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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