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Ⅰ_ 일상 공원의 재설정, ‘생활형 공원’

[경공환장] “다시 보는 일상, 느껴 보는 도시” Part 2: 02 공원
라펜트l안명준 조경비평가l기사입력2014-05-23

"경공환장: 다시 보는 일상, 느껴 보는 도시" Part 2: 02 공원

[ 02 공원(public park) ] 장소가 되는 공원, 성격있는 “공원”

 

안명준 조경비평가

 

공원Ⅰ_ 일상 공원의 재설정, ‘생활형 공원’


 ‘근대적 발명’으로서 공원(public park)이 시작된 이래 도시에 기생하는 공원이라는 굴레를 떠안기는 하였지만, 어느덧 우리에게 공원은 없어서는 안 될 도시의 중요 시설로 일상에 자리잡았다. 공원이 일상인 도시 삶터이지만 사실 공원에서는 일상적인 일들이 쉽게 허락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 그 굳건할 것 같던 시설로서의 공원이 변화를 보인다. 여기 그 주인공들이 있다.


공원의 이용객(利用客)에서 이용가(利用家)로


우리가 흔히 잊고 있지만, 우리에게 공원은 도시계획시설 중 하나이다. 공공이 사용하는 시설이다보니 아무나 아무렇게 이용할 수는 없고 국가가 정한 규제의 틀 속에서 일상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도시의 빈 공간(open space)이 되었다. 미조성률이 반을 넘길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공원이지만, 그래도 일상으로 다가온 공원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21세기를 기점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조성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이용의 차원에서였는데 이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우범지대의 이미지가 컸던 지난 시대의 공원이 이제 도시 녹화와 일상 지원의 첨병으로 각광받는 것에는 성장한 사회와 향상된 삶의 질 욕구 때문일 것이다. 도심에서 공원을 즐기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것이 되었는데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공원의 이용을 지원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몇몇 모임들은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공원의 이용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주었다.

 
우리시대 일상 가꾸기 참여는 삶터 가드닝의 일환이다.


언뜻 공원관련 모임과 단체를 살펴보면, 길동자연생태공원 길동지기, 노을공원시민모임(2004), 서울숲사랑모임(2005), 양재천지킴이, 옥구공원사랑모임(2013), 부산시민공원을 사랑하는 모임(2013)등이 떠오르며, 공원에 따라 만들어진 자원봉사자 모임들도 떠오른다. 지자체 단위의 모임만이 아니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1993), 생태보존시민모임, 무등산국립공원 자원봉사자 모임, 생명의숲 등도 공원과 관련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나아가 서울, 부산, 수원에는 각각 그린트러스트 단체가 만들어져 우리 도시의 녹색 미래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에선 공원과 관련한 이해당사자 모임들도 있어 공원과 관련한 시민들의 요란한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버려진 공간 활용 사례, 창의적 공간 이용가 되기


이러한 여러 모임과 단체들이 우리의 공원 이용을 확장하고 진화시키며 일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포함한 창의적 이용자들을 우리는 새로운 이용을 개척하고 창조한다는 측면에서 이용가라 따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한 적이 있다. 익숙한 이용자, 이용객이라는 말과는 달리 ‘이용가’는 어색하다. 그러나 달리 보면 그 어색함이 색다르다. 그리고 ‘거기’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어색한 새로움이 늘 시작된다.


생활공원’의 꿈


정부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바람에 적절한 해답을 내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어색’하고 다소 불편한 개념이지만 공원을 새롭게 바꾸고자 하는 방향을 ‘생활공원’이라 정하여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국토’라는 큰 틀의 국토 정책 변화를 반영한 개념이기도 하지만, 일상 공원의 입장에서 보자면 미조성된 공원을 줄이고 이용과 만족이 낮았던 공원을 새롭게 변신시키는 전략이기도 하다. 


생활공원은 공급자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지만 그 태도는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 우선 지자체 관할이었던 공원 업무에 중앙정부가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간 공원 조성률이 매우 낮았던데에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는 지자체 살림의 문제가 컸던 만큼 그 해결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시민의 일상을 직접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공원의 안전 문제라든지, 산책로와 벤치 같은 이용자 편의 시설이라든지, 적절한 녹시율 확보라든지 하는 등의 공원 이용 측면의 고려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은 작은 규모에서 시작하기는 하지만 적절한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공원서비스의 확충에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하다.



[생활공원의 역할과 기능]


생활공원(생활형 공원)이라는 주제에 대한 합의와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공원서비스의 새로운 측면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효하고, 시기적으로 적절한 문제제기가 아닐 수 없다. 생활공원은 법정 도시공원이든, 비법정 도시공원이든 기존 도시공원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을 대상으로 유형을 구분해 볼 수 있다. 미조성인채 방치된 공원의 조성, 기존 공원의 재단장, 그리고 미조성된 유휴부지의 도시공원화 등이 그것이다. 모두 도시공원이라는 시설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서비스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접근한다는데 특징이 있다.




[생활공원의 잠재적 유형 구분]


여기서 다시 중요한 점은 생활공원이라는 주제가 공원 이용의 양상 변화에 반응하는 공원 공급자의 태도 변화라는 점이다. 거시적 차원이 아니라 미시적 차원에서 일상의 차원에까지 공원서비스를 돌아보기 시작하였다는 점은 주목할만 한 사건이기도 하다. 또 공원서비스라는 개념을 구체화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로써 관련 지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 개발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시대가 요청하는 공원은?


공원은 시민참여의 장이자 대상으로 확대, 변모하고 있다. 도시계획 시설이라는 한계를 스스로 벗어나고 있음에 우리는 주목할 수 있다. 그리고‘이용자의 적극성, 공급자의 대응’이 요즈음 공원을 주제로 벌어지는 변화의 양상임도 주목된다. 그러나, 애써 공원 이용을 활성화하고, 이용자의 만족을 높이며, 더 나은 공원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복병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결국 ‘예산’이라는 것이다. 공원서비스 향상을 위한 방안들이 노력하여 찾아진다고 한들 실행이 불가하다면 난관은 여전한 것이고 어쩌면 지금껏 공원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한 것도 여기에 기인한 면이 크지 않겠는가 싶다.


어쨌든 이에 대한 대책들도 고민되고 있으니 향후 공원에 거는 기대가 작지만은 않다. 이러한 변화와 진화의 과정에서 중요한 방향성만은 잊지 않고 견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원은 일상적인 시설이고, 시민을 위한 서비스 대상이므로 도시의 녹화 전략과 함께 큰 틀의 변화도 고민할 때가 되었다.


[이용 중심 공원서비스 변화의 두 축]
 

그것을 ‘21세기 공원서비스 패러다임’이라 크게 이름불러 보았다. 여기에는 국가적 접근과 지자체/시민적 접근이 그것을 구성하는 주요 인자로서 등장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광역의 녹색인프라 정책과 지역의 생활공원 정책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추진된다면 공원서비스는 머지 않아 눈에 띄게 향상되지 않을까 한다. 녹색도시와 지속가능한 삶터를 위한 이러한 생각을 지원해줄 모두의 염원이 정책으로 실현되길 바란다.


-사진 및 그림: 2013 국토부 생활공원 보고서(도시공원 확충을 위한 「생활공원정비 5개년 계획」수립 연구)와 안명준


경공환장 Part. 1 다시보기 '공원 편'

[공유하는 일상: 우리 도시의 진화하는 공원(上)]

[공유하는 일상: 우리 도시의 진화하는 공원(下)]

연재필자 _ 안명준 조경비평가  ·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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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lusg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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