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together)하는 ‘공모’, 생각(thinking)하는 ″공모″ -1

경공환장: 다시 보는 일상, 느껴 보는 도시
라펜트l안명준l기사입력2016-08-26

"경공환장: 다시 보는 일상, 느껴 보는 도시" 

 Part 2: 06 공모(Competition) Ⅰ



함께(together)하는 ‘공모’, 생각(thinking)하는 “공모”...

 



_안명준 오피니언리더

조경시공연구소 느티 대표│조경비평가




공모Ⅰ:  급진적 정원문화의 시대, 경쟁문화와 정원 공모...

근래에 정원과 관련한 공모전이 점차 경쟁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문화로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은 공모를 통해 작가와 작품을 모집하는 유행까지 형성하고 있다. 나아가 몇몇 시에서는 독자적 정원박람회로 이러한 문화에 동참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정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변화의 단면을 살펴보자.



우리시대의 “정원디자이너”!

우선 정원을 설계하고 시공할 수 있는 사람을 ‘정원디자이너, 정원작가’(이하 때에 따라 ‘작가’)라고 해보자. 특히 여기서는 공모 형식을 취하는 전시회나 박람회에 정원 설계안(작품안)을 제출하고 정원을 시공하여 전시하는 사람을 정원작가라고 해보자.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정원을 ‘정원작품’이라고도 해보자.


최근 정원 전시를 위한 공모가 많아졌다. 전문분야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공모는 정원디자인을 선발하고 전시하며 새로운 정원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다가 행사의 성격이긴 하지만 생활공간과 가까운 곳에서 이루어지므로 새로운 형식으로서 주목할 만 하다. 그 양상은 여러 가지로 살펴볼 수 있는데, 작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이를 위해 전국 단위 공모이고, 작가부가 따로 있으며, 전문가 심사를 거쳐 조성으로 이어지고, 최근 주목받고 이슈가 되고 있는 공모라는 점에서 경기정원문화박람회(총 4회), 한평정원 공모전(총 3회), 코리아가든쇼(총 3회), 서울정원박람회(총 2회) 등 4 가지의 공모전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이 4 가지 공모전은 우리나라에서 정원문화를 대중적으로 선보이는데 대표적인 위상을 가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정원공모전(7년) 1차 선정 작가 빈도(상위만)>

선정횟수

선정율(%) 

공모전, 연도

작가

5

41.7 

a, 2015 / b, 2014 / b, 2015 / c, 2015 / c, 2016

A

4

33.3

d, 2015 / d, 2016 / a, 2015 / b, 2014

B

d, 2016 / a, 2016 / b, 2016 / c, 2016

C

3

25.0

a, 2016 / b, 2014 / b, 2015

D

b, 2014 / b, 2015 / b, 2016

E

d, 2016 / a, 2015 / a, 2016

F

a, 2016 / b, 2015 / c, 2015

G

d, 2016 / a, 2016 / b, 2016

H

d, 2016 / a, 2015 / b, 2016

I

d, 2012 / a, 2015 / c, 2016

J

b, 2014 / c, 2014 / c, 2015

K



총 12회에 걸쳐 진행된 공모전에서 그 선정 작가만 살펴보면, 종합 결과 1차 선발 작가 수는 총 102명(중복 제외, 총 148작품 선정)이고, 전체 공모전 수(12회) 중 1회만 선정된 작가는 71명(69.6%), 2회 이상은 31명(30.4%)이었다. 3회 이상은 11명(10.8%)이었다. 이 중 최고로 많이 선정된 작가는 총 5회로 1명이 있었으며, 4회가 2명, 3회가 8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2회 이상 출품자 중 2등상 이상을 수상한 작가는 7명, 8회였다. 전체를 놓고 보면 작가 중복률은 31.1% 정도이다.

같은 방식으로 작가부 공모가 안정된 방법론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는 최근 2년으로 한정하여 보면 그 양상이 조금 달라진다. 작가 수는 총 79명이고, 전체 공모전 수(8회, 106작품 선정) 중 1회만 선정된 작가는 59명(74.7%), 2회 이상은 20명(25.3%)이었다. 3회 이상은 7명(8.9%)이다. 최고로 많이 선정된 작가는 총 4회로 2명이 있었으며, 3회가 5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2회 이상 출품자 중 2등상 이상을 수상한 작가는 4명, 4회였다. 역시 전체를 놓고 보면 작가 중복률은 25.5% 정도이다.

<최근 정원공모전(2년) 1차 선정 작가 빈도(상위만)>

선정횟수

선정률(%)

공모전, 연도

작가 

4

50.0

 a, 2015 / b, 2015 / c, 2015 / c, 2016

A

 d, 2016 / a, 2016 / b, 2016 / c, 2016

B

3

37.5

 d, 2016 / a, 2016 / b, 2016

C

 d, 2016 / a, 2015 / b, 2016

D

 d, 2016 / a, 2015 / a, 2016

E

 a, 2016 / b, 2015 / c, 2015

F

 d, 2015 / d, 2016 / a, 2015

G



이것을 다시 최근 1년으로 한정하여 보면, 전체 공모전 수(4회) 중 1차 선발 작가 수는 총 38명(중복 제외, 총 47작품 선정)이고, 4회 1명, 3회 1명, 2회 4명 등으로 2회 이상이 6명이었다. 전체를 놓고 보면 작가 중복률은 19.1% 정도이다.

수치가 많지만 몇 가지 쉽게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몇몇 작가가 여러 차례 눈에 띤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의 중복 선정률이 대략 3분의 1 정도가 된다는 점이다. 또한 여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여러 차례 선정되었다고 꼭 순위권의 수상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점차 정원작가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쉽게 확인되고 거칠게나마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정원작가군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원에서 작품이란? 작품성이란?

이제 정원작품에 대해 살펴보자. 여기서는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의 심사평이나 작품 자체를 살펴보기 보다는 우리에게 정원작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그것은 앞서 12회에 걸쳐 선보인 우리시대 대표적인 정원작품을 들여다보기 위한 기준, 또는 관점이 아직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정원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작품이란 말을 사용하는 다른 장르의 경우를 보면, ‘문예작품’과 같은 말은 “문학예술로 표현되는 시, 소설, 희곡 따위”를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슷한 말로 ‘문학작품’이란 말도 “시, 소설, 희곡, 평론 따위의 문학에 속하는 예술 작품”이라 설명한 것을 볼 수 있다. 작품이 기본적으로 예술의 하나로 먼저 이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작품’하면 우선 “예술 창작의 결과물”로 여겨진다. 나아가 잘 만들어졌거나 훌륭하다고 여겨질 때 비유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근현대 이후 흔하게 쓰이는 또다른 뜻으로 그저 “만든 물건” 정도로 가볍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정원을 작품으로서 부르고자 할 때는 아무래도 첫 번째의 의미를 두고 이르는 것일 테다.

역사적으로도 작품은 특별한 작품성과 연관될 때 가능한 것이었다. 예술적 가치가 이야기 될 때 그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작품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작품성을 쉽게 보기 시작한 것은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우리에게 작품은 특별한 지위를 가진 어휘였다. 작품(work, piece, production, product...)이 일반적인 제품(product)과 구분되지 않고 널리 쓰이게 된 것은 21세기가 시작되면서였다. 보편적으로 정원이 이러한 작품의 계열에, 즉 작품군에 포함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아직 해답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그림이라고 모두 예술작품이 아닌 것처럼, 망가지기 쉽고 일시적일 수 있지만 정원은 분명히 작품”이라는 태도만큼은 공유하게 되었다. 작품성을 이야기할 방법론이나 비평적 시각을 갖추거나 공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원은 우리에게 작품이 먼저 되어 있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정원작품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직설적인 질문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정원작가를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느냐에 대한 고민도 현실적인 질문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정원이 이렇게 문화적으로 확산되면서 정원에 대한 작품성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을 모집하려는 다양해진 공모전의 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는 일정 부분 모두 함께 고민하는 장으로서 공모전이 잔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지적에 대한 답은 쉽게 내려지지 않았는데, 이는 그대로 정원에 대한 정체성 문제와도 연관된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우리에게 정원이란 무엇인가란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은 정원과 관련한 문화에서 주인공인 ‘우리’를 찾고 우리를 되묻는 일이기도 하다. 새롭게 시작되는 정원문화는 그렇게 일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정원 공모란?

정원작품, 정원작가, 정원의 작품성 등 정원과 관련된 개념들은 아직도 진화중이다. 특히 생활기반으로서 정원의 네 번째 원형이 중요해진 오늘날 그와 관련한 개념의 개편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온갖 통합과 융합이 유행인 시대에 정원은 모든 것이 섞이기 쉬운 우리 도시의 ‘모든 것들의 장’으로 변신하고 있기도 하다. 잘 보면 정원에는 우리시대, 지난시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지속가능성의 모든 측면이 녹아 있다. 이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정원과 관련한 공모는 따라서 우리시대 정원이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묻는 작업이다. 그리고 적어도 작가부의 경우, 그 결과(작품)는 제시된 주제가 무엇이든 우리시대 정원의 진화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정원 잔치의 중심이어야 한다. 

공모전은 기본적으로 모두의 축제이자 잔치이다. 모두가 즐기고 흥에 겨운 잔치이더라도 누군가는 깨어 있어야 한다. 예술은 언제나 그래왔음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예술이 제일 먼저 앞서가고, 다음으로 사회가 앞서가고, 이어서 철학이 뒤따른다”고. 정원이 예술이라면,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예술로서 모두가 즐기기 위한 마당으로서 공모는, 그리고 작가는 ‘모두의 앞’에 놓인 정원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공모전 참여 작가 현황은 공개된 이름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사정에 따라 작가가 교체되었거나 하는 등의 세부적 사항은 반영되지 않은 개략적 결과임. 이 글은 그런 수치를 통해 객관적 기준이나 방법론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님.

_ 안명준  ·  조경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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